올해 초부터 세계 최초로 남녀 동일임금 인증제 의무 시행에 들어가같은 일을 하는 남성에게 여성보다 많은 임금을 지불하는 행위를 불법화하는 법이 세계 최초로 아이슬란드에서 발효됐다. 인구 약 32만3000명인 아이슬란드가 이 법을 통과시킬 수 있었던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의원의 거의 절반이 여성이라는 사실이었다.

이 법에 따라 25명 이상을 고용하는 아이슬란드 기업과 정부기관은 올해부터 성별이나 인종 등과 관계없이 동일한 노동을 한 직원에게 동등한 임금을 지급하고 회계 감사를 통해 정부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인증을 못 받을 경우 벌금이 부과된다.

스위스나 미국의 미네소타 주 같은 곳에도 비슷한 규정이 있지만 아이슬란드는 그 원칙을 의무화한 세계 최초의 국가다. 이 법은 임금의 성별 격차를 2022년까지 근절하겠다는 아이슬란드의 이전 발표에 따른 후속 조치다. 아이슬란드는 지난 9년간 세계경제포럼(WEF)으로부터 가장 성평등이 잘 실현된 국가로 평가받았다.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슬란드는 2006년 이후 성 격차를 10% 이상 줄였다. 전 세계에서 개선 속도가 가장 빠른 수준이다. 그 다음이 이웃 북유럽 국가인 노르웨이·핀란드·스웨덴 순이었다.

지난해 3월 이 조치가 발표됐을 때 아이슬란드의 토르스테인 비글룬드손 사회평등 장관은 “평등한 권리는 인권”이라고 말했다. “남성과 여성이 일터에서 동등한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다. 불행하게도 성별에 따른 임금격차는 아이슬란드 노동시장에서 하나의 사실이다. 급진적인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린 그런 격차를 없앨 지식과 능력을 갖고 있다.”

관광산업과 수산업의 호황이 아이슬란드 경제를 이끄는 상황에서 이 법의 통과에 반대는 거의 없었다. 이미 아이슬란드에선 민간기업 이사회의 최소 40%가 여성이라야 한다는 법을 시행 중이다. 아울러 아이슬란드는 육아 휴가도 남녀에게 똑같이 제공한다.

아이슬란드의 모든 정당이 이 법에 찬성했다. 아이슬란드 여권 협회의 다그니 오스크 아라도티르 핀트 이사는 “이 법은 독립 기관이 기업과 정부의 모든 직무를 평가한 뒤 남성과 여성에게 동등하게 임금을 지불하는지 확인한 다음 인증서를 발급하는 시스템”이라고 알자지라 방송에 설명했다. “이 법은 한마디로 남녀가 똑같은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구조화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남녀가 동일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법을 갖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임금 격차가 있었다.”

그러나 아이슬란드가 아무리 성평등 1위 국가라고 해도 이곳 여성이 완전히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보장 받는 건 아니다. 여성이 피해를 입는 성폭력 발생률이 상당히 높다. 유럽연합(EU) 통계당국인 유로스태트의 자료에 따르면 아이슬란드는 신고된 성폭행 사건이 일인당 기준으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다.

- 바수데반 스리다란 아이비타임즈 기자

[뉴스위크 한국판 2018년 1월 22일자에 실린 기사를 전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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