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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로 피자 “좋다 vs 나쁘다”

아침식사로 피자 “좋다 vs 나쁘다”

대부분의 시리얼보다 지방 많고 설탕 적으며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져 더 건강식이라는 주장 나와
영국의 영양사 첼시 에이머는 피자 한 조각이 아침식사로 시리얼 한 사발보다 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어쩌면 이제 아침식사가 좀 더 즐거워질 듯하다. 적어도 건강 전문가 한 명이 피자를 아침식사로 먹어도 좋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영국 영양사협회에 등록된 공인 영양사 첼시 에이머는 음식 전문 웹사이트 데일리밀(The Daily Meal)과 가진 인터뷰에서 피자 한 조각이 시리얼 한 사발보다 아침식사로 더 현명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면 놀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우유를 곁들인 시리얼 한 사발의 열량(칼로리)은 평균적인 크기의 피자 한 조각과 거의 같다. 게다가 피자는 단백질이 훨씬 더 많다. 따라서 아침식사로 먹은 피자 한 조각이 오전 내내 포만감을 줄 수 있다.”

피자는 지방이 많다는 단점이 있지만 설탕은 시중에 나와 있는 대다수의 시리얼보다 적게 들어간다. 설탕은 전반적인 건강에 좋지 않을 뿐더러 공복감 해소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침부터 시리얼을 먹으면 혈당과 인슐린 수치가 급증했다가 곧바로 다시 떨어진다. 에이머는 혈당이 떨어지면 사람들은 다른 탄수화물이나 간식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자 한 조각은 대부분의 시리얼보다 지방은 많고 설탕이 훨씬 적다. 따라서 ‘슈가 크래시(sugar crash)’가 잘 오지 않는다. 또 시리얼보다는 피자가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진다.” ‘슈가 크래시’란 당분이 많이 든 간식이나 음료수를 먹으면 혈당이 갑자기 치솟았다가 곧바로 뚝 떨어지면서 심한 무력감과 함께 불안, 우울 증상이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물론 양자를 비교할 때는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시리얼이나 피자의 형태가 그 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시리얼 중 에이머가 말하는 설탕이 많이 든 제품에 해당할 수 있는 시나몬 토스트 크런치의 경우 1인분에 열량 130㎉, 지방 3g, 설탕 9g을 함유한다고 그 제품의 제조사 제너럴 밀스 측은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비영리단체 소비자협회가 발간하는소비재 전문 월간지 컨슈머 리포트에 따르면 시리얼 1인분으로 만족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컨슈머 리포트는 자체 조사를 통해 사람들이 아침식사로 먹는 시리얼의 양을 측정했다. 그 결과 대다수 사람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양의 시리얼을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약하자면 조사 참가자 124명 중 92%가 1인분 이상을 먹었다. 게다가 큰 용기를 사용할수록 먹는 양이 더 많았다. 예를 들어 355㏄짜리 사발을 사용한 사람은 1인분보다 24~92%를, 532㏄짜리 사발을 사용한 사람은 43~114%를 더 많이 먹었다. 특히 가장 큰 사발인 828㏄짜리를 사용한 사람은 치리오스 시리얼의 경우 1인분보다 132%를, 그래놀라 시리얼의 경우 1인분보다 282%를 더 많이 먹었다.

그렇다면 계산이 쉽게 나온다. 예를 들어 시나몬 토스트 크런치 시리얼 2인분에다 무지방 우유 1인분을 아침식사로 먹는다면 열량 350㎉, 지방 6g, 설탕 23g, 단백질 5.37g, 식이섬유 4g을 섭취하게 된다. 반면 피자헛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자사의 대형 수제 크러스트 치즈 피자 한 조각엔 열량 290㎉, 지방 11g, 단백질 13g, 식이섬유 3g이 함유돼 있다.

이처럼 에이머는 설탕이 많은 시리얼에 비하면 피자가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미국 뉴욕 몬테피오르 메디컬센터의 비만 전문 식이요법사 멜리사 리프킨은 피자가 결코 현명한 선택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열량과 설탕 측면에선 피자가 더 건강한 아침식사라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나트륨과 탄수화물, 지방을 이른 아침에 많이 섭취하면 하루 내내 다이어트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또 피자에 들어 있는 정제 탄수화물(밀가루 등)과 포화지방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리프킨은 말했다. 게다가 대부분의 피자가 반드시 설탕이 적게 들어가는 것도 아니라고 그녀는 지적했다. “피자헛의 경우 마리나라 소스 1인분에 설탕 8g, 나트륨 490㎎이 들어간다.”

리프킨에 따르면 냉동 파이도 별로 권장할 만한 선택이 아니다. 그녀는 미국 시중에 나와 있는 5개 브랜드의 냉동 파이를 조사한 결과 지방과 칼로리가 많을 뿐 아니라 의심스러운 성분도 잔뜩 들어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고 과당 시럽을 포함한 아주 긴 성분 목록에 충격 받았다.” 과당을 과잉 섭취하면 기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신경전달 물질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물론 치즈를 적게 넣고, 통밀 크러스트를 사용하고, 채소를 많이 얹어 보다 더 건강한 피자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피자는 특별한 경우의 보상으로 남겨두고 보통 날은 별로 재미는 없지만 좀 더 합리적인 아침식사로 시작하는 게 더 현명하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리프킨이 추천하는 아침식사는 어떤 것일까? 좀 색다른 것을 좋아한다면 스크램블드 에그와 통밀 소프트 타코, 채소와 아보카도가 괜찮다고 그녀는 권한다. 아니면 일반 시리얼보다 설탕은 적고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더 많은 유기농 시리얼 ‘카시 고 린(Kashi Go Lean)’도 좋다고 덧붙였다. 에이머도 “다른 건강한 음식도 많기 때문에 아침식사로 굳이 피자를 먹으라고 권하는 것은 아니다”며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균형 잡힌’ 식단의 중요성”이라고 설명했다.

- 멜리사 매튜스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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