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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 꿰뚫어보는 레이저 눈

안개 속 꿰뚫어보는 레이저 눈

고성능 카메라에서 짧은 레이저 펄스 발사해 센서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물체와의 거리 알아낸다
차량에 이 시스템을 통합할 경우 충분히 먼 거리에서 안개에 싸인 물체를 식별해 충돌을 피할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 사진:GETTY IMAGES BANK
동절기 안개 짙은 환경에서의 운전은 대형 사고의 원인이다. 운전자가 몇m 앞도 내다 보지 못해 안개에 가려진 사람이나 또 다른 차량을 치기 쉽다. 센서 기반 데이터와 라이브 화상·동영상 데이터를 결합하는 자율주행차도 마찬가지로 많은 경우 앞에 놓여 있는 물체를 식별하지 못한다.

그러나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이 그 문제의 해결책을 찾은 듯하다. 일반 차량이든 자율주행차든 그 시급한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레이저 기반 이미징 기술이다. 이 시스템은 고성능 카메라에서 짧은 레이저 펄스를 발사해 센서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한다. 이 같은 방법으로 물체와의 거리가 실제로 얼마나 되는지 알아낸다. 아주 간단한 듯하지만 안에서는 상당히 많은 프로세싱 작업이 이뤄진다.

레이저에서 발사된 광파는 특이한 움직임을 보인다. 맑은 날에는 정확히 반사되지만 안개가 짙게 깔려 있을 때는 광파의 이동이 대기 중 떨어지는 물방울의 방해를 받는다. 결과적으로 빛이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도착 시간이 달라져 거리 측정에 영향을 미친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연구원 중 한 명인 가이 사타트는 “우리가 연구하는 안개는 짙고 역동적이고 이질적”이라며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하며 밀도도 위치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안개가 아무리 짙더라도 빛이 돌아올 때 항상 복잡하면서도 아주 특정한 분산 패턴을 따른다는 것을 곧 알아냈다. 이 같은 발견을 바탕으로 반사돼 돌아오는 광입자의 이미지(1조 분의 1초까지 포착)를 분산 패턴과 결합하는 프로세싱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 기법은 평균치에서 벗어난 데이터를 걸러내고 곧바로 감춰진 물체를 보여준다.

사타트 연구원은 “아주 간단하다는 점이 이 기술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계산과 방식이 놀랍게도 복잡하지 않다. 안개와 밀도에 관한 어떤 사전 지식도 필요하지 않아 다양한 안개 조건에 적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짙은 인공 안개를 가득 채운 1m 길이의 방 안에서 실험했을 때 이 시스템은 사람 눈으로는 보지 못하는 물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사람 눈은 36㎝가 넘으면 물체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신기술은 57㎝ 거리의 물체 이미지도 그려냈다.

흥미롭게도 실생활에선 안개가 그렇게까지 짙어지지 않으며 도로상에서 30~50m 정도의 가시거리는 제공한다. 이는 일반 또는 자율주행 차량에 이 시스템을 통합할 경우 충분히 먼 거리에서 안개에 싸인 물체를 금방 식별해 운전자가 충돌을 피할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새로운 시스템을 설명한 논문이 오는 5월 ‘국제 컴퓨터활용 사진기술’ 컨퍼런스에서 발표된다.

- 슈밤 샤르마 아이비타임즈 기자

※ [뉴스위크 한국판 2018년 4월 16일자에 실린 기사를 전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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