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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으로 판 바뀔 3대 업종

블록체인으로 판 바뀔 3대 업종

해외 송금 결제, 스트리밍 음악, 클라우드 저장 서비스의 수수료 수입에 의존하는 업체들이 설 땅 잃게 될 듯
은행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개척할 수 있는 전 세계 은행 비이용자층의 총 시장기회는 약 38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사진은 스마트폰에 뜬 암호화폐 시세. / 사진:KYODO NEWS-AP-NEWSIS
지난 1년 사이 블록체인 기술이 세계적으로 거래 체결 방식에 일대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파한 저명 사업가가 한둘이 아니다. 투자유치 리얼리티 쇼 샤크 탱크(Shark Tank)의 심사위원이자 연쇄 벤처 창업가(serial entrepreneur) 마크 큐반은 블록체인을 가리켜 “가치가 매우 크다”고 평하며 장차 대다수 거래의 “핵심”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은 한 발 더 나아가 블록체인 기술이 신흥경제에 “경제혁명”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IBM의 지니 로메티 CEO는 연례 회장 서한에서 ‘인터넷이 정보혁명을 불러왔듯이 블록체인도 거래의 신뢰도에 혁명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왜 그렇게 모두가 난리법석을 떨까? 블록체인 기술이 정말로 앞으로 우리의 금융거래 방식을 바꿔놓을 수 있을까?
 블록체인의 작동 원리
블록체인의 개념을 더 잘 이해하려면 디지털(digitally), 분산형(distributed), 분권적(decentralized) 등 3D를 기억하면 도움이 된다. 예컨대 블록체인은 디지털화하고 분산되고 분권적인 원장(a blockchain is a digitally distributed, decentralized ledger)이라고 이해하자. 가장 기본적인 구성 요소인 블록은 데이터의 집합에 불과하다. 블록이 채워지면 시간 순서대로 체인의 끝에 추가되고 새 블록이 형성된다. 대다수 암호화폐의 경우 체결된 거래 관련 정보가 데이터에 담긴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이론상 어떤 유형의 데이터도 저장할 수 있다

중앙집중형 데이터베이스에 비해 분권적 원장의 일차적인 이점은 어느 한 개체가 데이터를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또한 해킹하려면 전 세계의 수많은 컴퓨터를 거의 동시에 침범해야 하기 때문에 누군가가 정보를 훔쳐내 데이터를 조작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블록체인 기술은 일차적으로 암호화폐에 이용되지만 세계 최대의 그리고 첨단기술 전문업체들이 그 밖에 다양한 용도로 테스트한다. 물론 여느 혁명적인 신기술과 마찬가지로 특정 분야에선 블록체인의 도입이 기존 산업의 붕괴를 초래할 수도 있다. 미래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 다음은 블록체인 기술로 붕괴될 수 있는 3대 산업이다.



1. 송금 결제송금은 외국인 근로자가 자신의 본국으로 돈을 보내는 행위다. 웨스턴 유니언과 머니그램 인터내셔널 같은 기업은 이런 근로자 또는 그들의 가족이 전통적인 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을 때도 해외로 송금할 수 있게 한다. 불행히도 해외송금을 처리하려면 은행 네트워크가 필요하고 다수의 규제 장벽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종종 송금액의 상당 비율을 수수료로 물어야 한다.

2014년 세계은행의 추산에 따르면 세계 성인인구 중 은행 계좌가 없는 성인 비율이 약 38%, 대략 20억 명에 달했다. 2011년에 비해서는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엄청나게 많은 숫자다. 분명 블록체인 기술의 가장 흥미로운 가능성 중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세계의 은행계좌 없는 사람들이 종종 모바일 기기 한 대만으로 싸고 안전하게 전통 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세계은행은 은행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개척할 수 있는 전 세계 은행 비이용자층의 총 시장기회를 약 3800억 달러로 추산한다. 이런 기회는 상당 부분 송금산업에서 비롯된다. 세계은행은 업계판도를 바꿔놓을 만한 여러 가지 블록체인 기반 변화들을 조명했다.

● 암호화폐 리플은 이용자가 리플 지갑만 보유하면 세계 어느 곳으로든 쉽게 송금하고 어떤 통화로든 환전하기 쉽게 한다.

● 월드리밋(WorldRemit)은 이용자가 온라인에 연결된 어떤 단말기로든 해외 송금할 수 있게 하는 온라인 서비스다.

● 리걸리(Regalii)는 근로자가 문자 서비스를 이용해 세계 어디서든 가족에게 청구되는 대금을 지불할 수 있게 하는 모바일 서비스다.

모두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이런 서비스들이 본 궤도에 오르면 웨스턴 유니언과 머니그램 인터내셔널 등 송금결제에서 떼어가는 수수료로 수입의 상당부분을 올리는 회사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2. 스트리밍 음악블록체인 기술로 기존 판도가 뒤바뀔 수 있는 또 다른 분야는 음악 스트리밍이다. 판도라 미디어와 최근 상장한 스포티파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중간에 있는 중개인을 모두 건너뛰어 음악 애호가가 뮤지션으로부터 좋아하는 음악을 직접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이렇게 하면 이론상 소비자의 비용 부담이 줄고 음악 소유권자인 뮤지션에게 돌아가는 몫이 늘어날 수 있다. 뮤지코인(Musicoin)도 상당부분 그런 논리를 토대로 한다. 스마트계약(smart contracts, 계약이 자동 이행되도록 전자화하는 기술)을 이용해 음악 한 곡이 스트리밍될 때마다 미리 지정된 금액의 뮤지코인이 청취자 계좌에서 뮤지션의 계좌로 이체 되도록 하는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다.



3. 클라우드 저장 서비스클라우드 저장 서비스는 종종 중앙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이용자의 데이터를 지킨다. 이런 구조가 해킹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파일코인(Filecoin)은 바로 그런 이론을 바탕으로 한다. 자기 컴퓨터의 파일 저장 공간을 제공하는 사람들에게 그 암호화폐를 지급할 계획이다. ‘파일 저장 서비스의 에어비앤비(빈방 공유 서비스)’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은 분명 많다.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공개(ICO)를 실시해 2억5700만 달러를 조달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방식이 실제로 자리 잡으면 아마존닷컴의 AWS나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같은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가 설 땅을 잃을 수도 있다.
 섣부른 판단은 금물
현재로선 블록체인으로 인해 판갈이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유 만으로 이들 업종 기업들에 대해 어떤 투자 결정을 내리지는 않는 편이 좋다. 자신의 포트폴리오 종목에 대한 잠재적인 위협은 항상 예의 주시하며 모니터해야 하지만 그런 위협이 실제로 투자종목의 사업 전망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지 않는 한 행동을 취할 필요는 없다. 언급된 기업 중 일부는 분명 다른 와해성 혁신 변수들로 인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지만 현재로서는 위에 언급한 블록체인 기반 솔루션들은 아직 그 정도 수준에 이르지는 않았다고 본다.

블록체인 기술의 확장성과 자생력에 관해서도 여러 가지 의문이 남아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하지만 다양한 산업에 걸쳐 여러 기업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문제 해결에 갈수록 눈을 돌린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앞으로 수년 내에 여러 기업의 기존 서비스와 제품이 이 신기술의 영향으로 와해된다고 해도 그리 놀랍지 않을 것이다.

- 매튜 코크레인 모틀리 풀 기자



※ [이 기사는 온라인 금융정보 사이트 모틀리 풀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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