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비만이 12가지 암 일으킨다

비만이 12가지 암 일으킨다

세계암연구기금 발표 … “암 예방하려면 정크푸드 피하고 많이 움직여 살 빼라”
세계암연구기금(WCRF)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비만이 12가지 암 발병의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세계암연구기금(WCRF)은 최근 발표된 보고서에서 수십 년 동안 축적된 증거를 분석한 결과 비만과 12가지 암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간암, 난소암, 위암, 구강·인후암, 장암, 담낭암, 신장암, 식도암, 췌장암, 자궁암, 전립선암, 그리고 폐경 후의 유방암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건강 전문가들은 비만과 관련된 그 12가지 암을 예방하기 위해선 금주와 가공육 소비 제한 등 10가지 생활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24일 오스트리아 빈의 유럽비만학회에서 발표된 ‘세계적 관점에서 살펴본 식단과 영양, 신체활동, 그리고 암(Diet, Nutrition, Physical Activity and Cancer: a Global Perspective)’이란 제목의 WCRF 보고서는 암 예방을 위한 최신 권고 사항을 담은 ‘암 퇴치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아울러 암 예방을 위한 개인 맞춤형 권고안을 제공하는 ‘암 건강 점검 도구’도 제공한다.

권고 사항엔 건강한 체중 유지, 신체활동(운동), 곡물·채소·과일·콩 섭취, 고열량 식품 제한, 붉은 육류와 가공육 줄이기, 설탕 함유 음료와 술 제한이 포함됐다. WCRF는 또 암 예방을 위한 식품보조제 의존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아기에게 먹이는 모유의 혜택을 강조했다.

설탕을 첨가한 음료를 자주 마시면 암에 걸릴 위험이 커지는 것은 체중 증가와 비만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반면 신체활동을 많이 하면 장암, 자궁암, 폐경 후 유방암 등의 위험을 크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5년 보고서에서 가공육과 붉은 육류의 섭취가 장암 등의 질병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WCRF 보고서도 통곡물, 채소, 과일, 콩으로 구성된 식단을 장려했다. 특히 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선 붉은 육류를 일주일에 350~500g(요리된 상태)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술은 6가지 암(유방암·간암·구강암·장암·인후암·식도암·위암)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밝혀졌다. WCRF는 아직 흡연이 암의 가장 큰 원인이지만 20∼30년 안으로 영국과 같은 국가들에서 암의 주 원인으로 비만이 흡연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WCRF는 암의 40%는 예방할 수 있다면서 건강한 식사를 하고, 매일 좀 더 활동적으로 움직이고,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금연 다음으로 암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갈수록 많은 국가가 앉아서 생활하고 비만을 일으키는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서양식 생활방식을 채택하면서 암 발병률은 2035년까지 58%가 증가해 암에 의한 사망이 연간 2400만 건에 이를 것으로 연구자들은 예상했다. 그러나 암 예방의 부담은 개인에게만 주어지는 게 아니라며 정부가 암 예방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그들은 촉구했다.

WCRF의 과학 프로그램 책임자인 수재너 브라운은 “이 보고서는 식단과 체중, 신체활동이 암 발병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또 암 위험을 줄이는 데 건강한 생활방식 채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명백히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녀는 이 보고서의 목표가 사람들을 걱정시키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어떤 음식을 먹고, 체중이 얼마나 나가며, 신체적 활동을 얼마나 하는지가 자신의 암 발병 위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올바로 알도록 하는 것이 우리 목표다. 우리 보고서는 어떤 식단과 활동이 암 발병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지에 관한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한다.”모든 것이 암을 일으키기 때문에 구태여 생활습관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사람들이 믿을 위험이 있는지 묻자 브라운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보고서는 30년에 걸쳐 5000만 명 이상의 데이터에서 수집한 과학적 증거를 분석한 결과다. 따라서 아주 폭넓은 종합적인 검토다. 우리 보고서는 암 위험을 줄이기 위해 사람들이 취할 수 있는 긍정적인 조치가 무엇인지(실제로 그런 조치가 있다는 것이 ‘좋은 소식’이다) 알려준다. 또 대부분의 경우 중요한 것은 단일 음식이나 영양소가 아니라 평생을 통해 무엇을 먹고 마시며 어떻게 체중을 유지하고 활동을 얼마나 많이 하느냐는 것이다. 즉각적으로 효과가 나타나는 마법의 탄환은 없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 건강한 생활방식을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 특별한 조치를 취하기 위한 시간을 내기가 너무 어렵다. 따라서 우리가 제시한 권고 사항을 따름으로써 건강을 유지하기가 더 쉽도록 정부가 나서서 여건을 조성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선단체, 의과대학, 운동단체 등 40여 곳을 아우르는 영국 비만협회의 캐롤라인 체르니 대표는 과체중이 암 위험을 높일 뿐 아니라 2형 당뇨, 심장·간 질병, 정신 질환의 위험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끊임 없는 광고와 선전, 제안으로 우리를 불건전한 선택으로 유인하기보다 건전한 선택을 장려하고 지원하는 환경이 절실하다.”

영국 음주건강협회를 이끄는 이안 길모어 회장은 음주에 대한 WCRF의 경고를 환영했다. “보고서에 나와 있는 증거를 보면 음주는 다른 건강상의 이유로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하다. 예를 들면 가벼운 음주가 심장병 예방에 좋다고 하지만 그런 혜택보다는 위험이 더 크다.”

영국 암연구협회의 에마 실즈는 “암 예방에 관해 끊임없이 새로운 메시지가 나오는 듯하지만 WCRF 보고서의 권고 사항은 놀라울 정도로 일관성이 있다”고 말했다. “흡연을 삼가고,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고, 신체적 활동을 늘리고, 건강에 좋은 섭식을 행하는 등 건강한 생활방식이 암의 위험성을 줄이는 열쇠라는 사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다. 그렇다고 항상 완벽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가끔씩 베이컨 샌드위치를 먹고 와인 한 잔을 즐기는 것은 걱정할 만한 일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생활방식과 습관이다.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생활방식과 습관의 작은 변화가 하나씩 모이면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 캐슈미라 갠더 뉴스위크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 日기시다 "북일 간 성과를 내는 관계 실현은 쌍방 이익에 합치"

2삼성 반도체 매출 세계 1→3위로 추락…인텔·엔비디아 선두로

3“먹는거 아닙니다, 귀에 양보하세요”…품절대란 ‘초코송이’ 이어폰 뭐길래

4마침내 ‘8만전자’ 회복…코스피, 2800선 돌파 기대감 ‘솔솔’

5최태원 SK 회장 둘째딸 최민정, 美서 헬스케어 스타트업 차렸다

6 이재명 인천 유세현장서 흉기 2개 품고 있던 20대 검거

7영천 최무선과학관, 새단장하고 오는 30일부터 운영 재개

8조각 투자 플랫폼 피스, ‘소비자 추천 글로벌 지속가능 브랜드 50′ 선정

9어서와 울진의 봄! "산과 바다 온천을 한번에 즐긴다"

실시간 뉴스

1 日기시다 "북일 간 성과를 내는 관계 실현은 쌍방 이익에 합치"

2삼성 반도체 매출 세계 1→3위로 추락…인텔·엔비디아 선두로

3“먹는거 아닙니다, 귀에 양보하세요”…품절대란 ‘초코송이’ 이어폰 뭐길래

4마침내 ‘8만전자’ 회복…코스피, 2800선 돌파 기대감 ‘솔솔’

5최태원 SK 회장 둘째딸 최민정, 美서 헬스케어 스타트업 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