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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기업인 보수 살펴 보니] 재벌 총수 ‘연봉킹’은 조양호 회장

[올 상반기 기업인 보수 살펴 보니] 재벌 총수 ‘연봉킹’은 조양호 회장

김승연 회장-이재용 부회장은 보수 받지 않아…박신정 더블유게임즈 부사장은 스톡옵션으로 대박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 등 비리 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6월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조 회장은 스톡옵션을 제외하고 올 상반기에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 사진:연합뉴스
올해 상반기에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상장사 임직원은 스톡옵션으로 ‘대박’을 터뜨린 박신정 더블유게임즈 부사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상반기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상장사 임직원 현황을 집계한 결과 박 부사장은 상반기 보수총액으로 230억9000만원을 받았다. 박 부사장은 급여로 1억7500만원, 상여로 3억5000만원을 받은 데다 지난 4월 자사주식 37만3347주에 대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이익으로 225억6000만원을 챙겼다. 신라젠의 지성권 전 이사와 박철 전 사외이사도 스톡옵션 행사 덕에 올 상반기 고액 보수 상위 명단에 각각 2위와 3위로 이름을 올렸다. 지성권 전 이사의 상반기 보수총액은 103억3000만원, 박 전 이사는 98억6000만원이었다. 대부분 스톡옵션 행사 이익이었다. 이어 김형진 더블유게임즈 이사는 80억7000만원을 받아 상반기 고액 보수 상위 4위에 올랐다. 역시 스톡옵션 행사 이익(76억9000만원) 덕이 컸다. 신라젠에서는 배진섭 부장(49억9000만원)과 박진홍 과장(49억6000만원) 등 중간 간부들도 스톡옵션 행사 덕에 50억원에 가까운 보수를 챙겼다. 스톡옵션은 일정 기간 자사주를 사전에 약정된 가격(행사가)으로 살 권리를 주는 인센티브 제도다. 8월 14일 마감된 기업 반기 보고서에서는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미등기 임원인 오너의 보수도 처음 공개됐다.
 미등기 임원인 오너의 보수도 첫 공개
스톡옵션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다. 상속세 탈루 등 비리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조 회장은 대한항공(20억8000만원)과 한진칼(16억3000만원), 한국공항(14억5000만원), 한진(6억7000만원) 등 4개 계열사에서 약 58억3000만원을 받았다. 한동안 재계의 ‘연봉킹’ 자리를 지켜온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상반기에는 보수총액이 51억7100만원에 그쳤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49억6000만원), 안민수 삼성화재 전 대표(49억6000만원), 이형근 전 기아차 부회장(44억2900만원), 이용백 전 한세실업 대표이사(41억7200만원), 최태원 SK그룹 회장(40억원) 등도 올해 상반기에 40억원이 넘는 고액 보수를 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우 올해 상반기 보수로 ㈜SK와 SK하이닉스로부터 각각 20억원을 받았다.

신세계 총수 일가는 올해 상반기 총 71억78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상반기 신세계에서 5억 1000만원, 이마트에서 14억8000만원 등 총 19억9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 회장의 남편인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도 두 회사에서 동일한 금액을 받아 총 19억9000만원을 수령했다. 이들의 자녀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마트에서 17억3700만원을 받았고,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은 신세계에서 14억6100만원을 보수로 챙겼다.

이재현 CJ 회장은 상반기 23억5000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은 상반기 CJ그룹에서 11억5000만원, CJ제일제당에서 12억원의 보수를 각각 지급받았다. 미등기 임원인 이 회장의 보수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으나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손경식 CJ 회장은 제일제당에서 16억2400만원을 지급받았으며, 김철하 CJ제일제당 부회장은 8억8200만원을 받았다.
 신동빈 회장은 구속 이후 보수 받지 않아
1. 미등기 임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보수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으나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 2. 금융 부문에서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가 현직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상반기에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 총수 가운데 급여를 받지 않은 사람도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상반기에 급여를 받지 않았다. 지난 2월 초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후 사실상 경영에는 복귀했지만, 여전히 재판이 진행 중인 점 등을 감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역시 별도의 보수를 받진 않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 회장은 면세점 관련 뇌물 혐의로 지난 2월 구속 수감된 후 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주요 계열사에서 받아오던 급여를 3월부터 받지 않고 있다. 신 회장은 2월까지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 호텔롯데에서 모두 20억83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금융 부문에서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가 현직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상반기에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처음 공시된 고액 연봉 임직원 중에서 같은 회사의 김연추 차장이 유 대표보다 더 많이 받아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금융지주회장 중에서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연봉킹’에 올랐고, 은행권 CEO 중에서는 박진회 씨티은행장이 1위에 올랐다. 카드업권에서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보험업권에서는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이 보수가 높았다. 은행과 카드 등에서는 상반기 고액의 보수를 받은 임직원 대부분이 퇴직자들이었다. 명예퇴직하면서 거액의 퇴직금을 받은 덕에 공시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금융권의 전직 CEO도 거액의 퇴직금을 챙겨 상반기 보수총액이 수십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유상호 대표는 올 상반기에 20억2800만원을 받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유 대표의 뒤를 이어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이 15억1900만원을,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부회장이 13억7400만원,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가 10억9000만원을 받았다. 주요 금융지주사 회장 가운데 올해 상반기 연봉킹은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었다. 김 회장은 올 상반기에 총 13억5100만원을 받았다. 그 다음으로는 7억4800만원을 받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많았다. 매번 연봉킹 자리에 올랐던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이번에는 보수 총액이 5억원을 밑돌아 공시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 윤 회장은 지난해 1∼11월에 해당하는 단기 성과급을 12월에 받았고, 이번에는 성과급이 반영되지 않아 보수총액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은행을 포함한 주요 시중은행장 가운데서는 박진회 씨티은행장이 15억9100만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8억7500만원을 받은 허인 KB국민은행장이었다. 허 행장의 보수총액에는 부행장 재임 시절 지급된 성과급 5억3200만원이 합산됐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7억4500만원,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7억2500만원,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6억8900만원,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5억1900만원을 받으며 그 뒤를 이었다.
 금융권 보수 1위는 유상호 대표
카드사 가운데서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가장 많은 14억 8200만원을,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13억9300만원을 받았다. 보험사 CEO 중에서는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15억7800만원)이 첫 손에 꼽혔다. 정문국 ING생명 대표가 11억7200만원,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이 11억100만원을 받아 10억대 보수를 기록했다. 전직까지 합치면 김창수 전 삼성생명 사장이 올 상반기에 56억5600만원을 받아 전체 금융권에서 보수가 가장 많았다. 김창수 전 사장은 급여 3억6000만원과 상여 8억2000만원에 퇴직금 44억7000만원을 받았다. 안민수 전 삼성화재 사장도 49억5900만원을 받았고, 윤용암 전 삼성증권 사장은 총 35억7100만원의 보수를 받는 등 삼성 금융계열사 전직 CEO들이 막대한 퇴직금을 받아 상위권에 포진했다.
 [박스기사] 미 고액 연봉 직종은 | 25개 직종 중 13개가 기술직
미국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직종 25개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개가 기술직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직종에는 엔지니어, 개발자, 데이터 분석가·과학자 등이 포함된다. 미 경제 매거진 포브스와 일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미 직업조사기관 ‘글래스도어’가 평균 연봉 10만 달러(약 1억1300만원) 이상이거나 10만 달러에 육박하는 미국 내 상위 25개 고소득 직종을 조사한 결과, 의사가 19만5842달러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약국 관리자, 약사가 12만∼14만 달러대 연봉으로 뒤를 이었다. 기업 자문역도 11만 달러 이상을 벌었다. 이어 연봉 10만 달러대를 버는 직업으로는 여러 계통의 엔지니어가 대세를 이뤘다. 소프트웨어 개발 매니저가 10만8879달러로 높은 편이었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매니저, 소프트웨어 설계사, 애플리케이션 개발 매니저, IT 프로그램 매니저, 솔루션 설계사, 데이터 설계사, 시스템 설계사 등이 모두 10만 달러 이상의 평균 연봉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는 25개 직종 중 11개가 기술직이었는데 올해는 2개 늘어 13개가 됐다. 클라우드 엔지니어, 데이터 과학자 등이 새롭게 상위 25위권에 진입했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 경영진은 제외됐고 프로 스포츠선수나 영화배우 같은 특수 직종도 배제했다.

글래스도어의 경제조사분석가 어맨다 스탠셀은 USA투데이에 “기술직종이 고액 연봉 리스트를 지배해온 것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런 추세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면서 “고용주들은 유능한 기술직 종사자들에게 더 많은 돈을 지불하려 한다”고 말했다. 산업계에서 숙련된 고액 연봉 기술직에 대한 수요는 항상 공급보다 많아 높은 임금 수준을 지탱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스탠셀은 분석했다. 특히 전자상거래의 확산으로 전통적인 소매 유통업종에서도 빅데이터 분석 등을 위해 엔지니어들을 많이 요구하고 있으며, 이제는 고액 연봉 기술직이 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뉴욕 등 대도시에 국한되지 않고 미 전역으로 확대되는 추세라고 글래스도어는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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