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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자영업 지형도] 애완용품·커피점 늘고 문구점·술집 줄어

[통계로 보는 자영업 지형도] 애완용품·커피점 늘고 문구점·술집 줄어

지난 1년 사이 생활밀접 업종 분석…평균 수익 10년 전보다 증가한 업종 8개뿐
8월 2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부근 상가 모습. 점포 곳곳에 임차인 모집 광고가 붙어 있다. / 사진:연합뉴스
경기 불황에도 커피전문점 숫자는 1년 사이 1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식료품가게는 6.9% 감소했다. 지난 5월 말 기준 세금 신고를 한 사업자의 납세자료에서 50대 생활밀접 업종 사업자 수를 분석한 결과다. 생활밀접 업종은 PC방이나 식당, 학원, 미용실, 부동산중개업, 제과점, 주유소, 휴대폰 판매점 등 국민 경제활동과 밀접한 업종이다. 국세청이 2016년 말 제시한 40개 업종을 토대로, 분류 기준 세분화와 경제환경 변화에 맞춰 본지가 일부 업종을 추가·제외했다. 이에 따른 전체 생활밀접업종 사업자는 약 166만 명이다. 전년 동월 대비 3.8% 증가한 숫자다.
 한식 음식점, 주요 자영업의 22%
생활밀접 업종 사업자 가운데 수가 가장 많은 것은 한식 전문점이다. 전국에 약 37만6000명의 사업자가 있다. 전체의 약 22%에 해당된다. 이어 부동산중개업이 12만 명으로 두 번째로 많은 업종으로 꼽혔다. 이 밖에 미용실(약 9만7000명)·옷가게(약 8만8000명)·교습학원(약 5만5000명) 등에 자영업자가 많다. 약 30만 명의 자영업자가 몰려 있는 서울에서는 특히 강남3구의 자영업 사업자 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서초·송파구가 각각 2만7914명, 1만7267명, 1만8940명이다. 한편, 장난감가게(2059명)·목욕탕(5716명)·헬스클럽(6770명)은 전국에서 사업자 수가 가장 적었다.

업종과 지역별 특성에 따라 사업자의 분포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전국에서 한식 음식점이 가장 많은 곳은 제주시(5587개)다. 최근까지 1위 자리를 지키던 서울 강남구(4358개)는 5위로 떨어졌다. 그 사이 경기 화성시(4785개), 경기 부천시(4617개), 경남 김해시(4418개)가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커피전문점의 경우 여전히 서울 강남구(989개)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 지역 커피전문점 수는 광주시(995개), 제주도 전체(881개)보다 많다. 부동산중개업체의 수는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하다. 서울 강남3구의 부동산중개업체 수는 강남·서초·송파구가 각각 3779개, 2208개, 2149개다. 전국 부동산중개업의 14.8%에 해당한다. 서초·송파구보다 중개업소가 많은 곳은 동탄 신도시가 들어선 경기 화성시(2532개)뿐이다.

50개 업종 중 전년 동월 대비 사업자 수가 증가한 업종은 33개로 펜션·게스트하우스(28.3%), 애완용품점(17.7%), 커피 음료점(16.7%) 순이었다. 같은 기간 피부관리업도 16.2% 늘어 증가세가 가파른 업종으로 꼽혔다. 음식점 중에서는 일식 전문점이 전년 대비 10.3%로 크게 늘었다. 광역 지자체별 업종을 보면 충청북도의 펜션·게스트하우스(59.5%), 세종시의 예술학원(51.4%), 제주도 펜션·게스트하우스(43.6%)의 증가세가 눈에 띈다. 지역별로 업체수 100개 이상으로 증가세가 유의미한 업종을 기준으로 했을 때다. 이 밖에 세종시에서는 피부관리업(43.2%)이, 광주시에선 커피음료점(43%)이 많이 늘었다.

뜨는 업종이 있다면, 지는 업종도 있다. 같은 기간 식료품가게(-5.9%)·호프전문점(-5.2%)·문구점(-5%) 등 17개 업종은 사업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소매종말의 직격탄을 맞은 신발가게(-3.9%)·철물점(-2.6%)·옷가게(-2.1%)의 수도 줄었다. 스마트폰 대중화의 영향으로 수요가 감소한 PC방도 전년 동월 대비 2.7% 감소했다. PC방은 특히 전라남도와 부산에서 10곳 중 한 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충북의 간이주점(-10.3%), 광주시 문구점(-9.9%)의 감소폭이 컸다. 서울에서는 문구점(-9.2%), 경기도는 신발가게(-4.8%) 수가 크게 줄었다.

지역별 사업자 수 증감폭은 업종에 따른 차이보다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모수가 적은 세종시를 제외한 모든 광역자치단체에서 1~4% 수준으로 증가했다. 서울 자치구 중에서는 기존의 중심상가 지역보다는 새로운 개발지역의 사업자 수가 증가했다. 강서구(6.6%)·구로구(4.8%)·성동구(4.7%)·마포구(4.1%)의 증가율이 큰 편이었다. 강남3구는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종로구는 2.3% 증가했고, 중구는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명 사업자 수의 증감은 시장의 트렌드와 업종의 흥망성쇠를 반영한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사업자 증가 추세에 있는 일부 업종은 자영업자 간 과당 경쟁 우려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2배 성장했는데 사업자가 4배 늘었다면 업체당 벌어들이는 수익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생활밀접 업종의 실제 수익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통계청의 2016년 서비스업조사 자료를 토대로 같은 생활밀접 업종을 분석했다. 표본조사이기 때문에 다소간 오차가 있을 수 있지만 해당 업종의 사업체 수와 이들의 매출, 영업비용 등을 파악할 수 있고, 시계열을 넓혀 약 10년 간의 변화도 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2006년부터 10년 동안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은 편의점이다. 전국에 9800여개에 불과하던 편의점은 10년새 3만5000개로 불었다. 2.6배로 증가한 수치다. 커피숍을 포함한 일반음료점, 피부관리업, 펜션·게스트하우스도 같은 기간 2배 넘게 늘었다. 이어 일식 전문점, 애완용품점, 화장품가게, 제과점, 휴대폰 판매점 순으로 사업자 수가 증가했다. 반면 문구점, PC방, 이발소, 목욕탕, 분식점, 철물점, 서점, 여관, 세탁소, 장난감가게, 과일가게, 시계·귀금속 가게, 가구점, 일반주점, 노래방 수는 줄었다.
 10년 새 2.6배로 증가한 편의점, 수익은 반토박
이들의 매출은 어떻게 변했을까. 10년 사이 가게 하나당 올린 매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건 오히려 사업자 수가 11% 줄어든 장난감가게다. 2006년 약 7200만원이던 연매출이 2016년 2억4700만원으로 늘었다. 이어 부동산중개업, 정육점, 화장품가게, 문구점, 애완용품점, 과일가게, 생선가게 순으로 평균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부동산중개업, 화장품가게, 애완용품점은 그 수가 늘었고 문구점과 과일가게는 수가 크게 감소한 업종이다. 한편 이발소(-13%), 일반주점(-9%), 피부관리업(-6%)는 매출이 10년 전에 비해 줄어들었다.

매출이 늘었다고 유망한 업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물가 등과 함께 오른 영업비용 증감폭도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부동산중개업은 평균 매출이 2배 넘게 늘었지만, 평균 영업비용은 3.3배 증가하면서 실제 남는 돈은 오히려 10년 전에 비해 11% 감소했다. 이런 점을 반영했을 때, 매출에서 영업비용을 뺀 평균 수익이 10년 전보다 증가한 업종은 8개에 불과하다. 장난감가게(44%)를 비롯해 수퍼마켓, 화장품가게, 중식전문점, 여관, 정육점, 신발가게, 일식 전문점 등이다. 펜션·게스트하우스(-108%), PC방(-64%), 편의점(-54%) 등 업종은 평균 수익이 크게 감소했다. 커피숍 등 음료점(-44%), 옷가게(-41%) 등의 감소폭도 컸다.

한편, 2016년 기준으로 업체당 평균 수익이 가장 많은 업종은 수퍼마켓, 주유소, 목욕탕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식 전문점, 여관, 일식 전문점, 휴대폰 판매점의 순위도 높았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수퍼마켓과 주유소의 평균 수익이 상위를 차지한 가운데 울산시의 정육점, 세종·서울시 화장품가게, 제주도 한식 전문점, 경기도 여관·모텔, 광주시 일식 전문점 등도 비교적 높은 수익을 냈다.

반면 순위가 낮은 세탁소, 애완용품점, 이발소, 커피 등 음료점의 연평균 수익은 약 1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경남 지역에서는 부동산중개업의 평균 수익이 오히려 줄어들었고 인천시 헬스클럽, 대구시 세탁소, 충남의 서양음식점, 경기도 애완용품점의 수익도 저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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