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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성적 70%는 부모 유전자가 결정

자녀의 성적 70%는 부모 유전자가 결정

초등부터 고교까지 학업성취의 개인 차이 중 약 3분의 2가 DNA의 차이로 설명될 수 있어
최근 연구에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개인의 학업성취에 유전자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 공부를 잘할지는 대부분 DNA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텍사스대학(오스틴 캠퍼스) 인구 연구센터와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과학자들은 학업성취에 유전자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난 9월 4일 학술지 ‘학습과학’에 발표된 이 연구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유전자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텍사스대학 인구연구센터의 심리학 박사 후 과정 연구원인 마게리타 말란치니는 “학교 성적의 개인 차이 중 약 3분의 2는 DNA의 차이로 설명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유전자 요인이 개인의 지속적인 학업성취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학교 성적에 유전자가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쌍둥이 6000쌍을 대상으로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 졸업까지 그들의 성적을 분석했다. 이 쌍둥이들은 유전자와 환경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조사한 영국의 ‘쌍둥이 초기발달 연구(TEDS)’에 참여한 아이들이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학업성취 수준이 일관성을 보였다. 초등학교에서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대부분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계속 성적이 좋았다. 이란성 쌍둥이보다 일란성 쌍둥이가 이런 경향이 더 일관되게 나왔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학업성취의 약 70%는 유전학으로, 약 25%는 가정환경 등 쌍둥이들이 성장하며 공유한 환경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나머지 5%는 친구나 선생님처럼 쌍둥이가 서로 공유하지 않는 환경으로 설명이 가능했다. 연구팀이 쌍둥이들의 지능 수준을 배제한 상태에서도 유전자가 아이의 학업성취 중 60% 정도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어날 때부터 머리가 좋다는 것이 반드시 학업 성취에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라는 뜻이다.

말란치니 연구원은 “학업성취는 다양한 인지적·비인지적 특성에 의해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이전의 여러 연구를 통해 성격, 행동 문제, 동기 유발, 건강 등 부분적으로 유전될 수 있는 요인이 학업성취와 상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 대상이 된 아이가 중간에 성적이 떨어진 경우는 대부분 고유한 환경적 요인에 의해 설명이 가능했다. 다시 말해 부모와 교육 전문가는 아이의 성적이 떨어지기 전에 개입이 필요한지 판단하고 그들의 삶에서 무슨 문제가 그런 변화를 일으키는지 찾아내는 데 초점을 맞출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부모나 교사가 개입하지 않으면 그런 문제가 학창 시절 내내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발표된 한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교육에서 만이 아니라 경력이나 경제적 성공에서도 유전자 검사로 아이의 성공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2018년 9월 17일자 58쪽 참조). 아울러 아이의 성공엔 아이 자신의 유전자보다 어머니의 유전자가 더 큰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 애비 인터랜티 뉴스위크 기자

※ [뉴스위크 한국판 2018년 9월 24일/10월1일자 추석 합본호에 실린 기사를 전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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