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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눈에 완벽한 것은 없다”

“신의 눈에 완벽한 것은 없다”

섹스 피스톨즈와 PiL의 리더 존 라이든, 미디어에 대한 생각과 음악 철학을 말하다
사진:ILLUSTRATION BY BRITT SPENCER
영국의 전설적인 펑크 록 밴드 섹스 피스톨즈의 리더였던 존 라이든(62)은 현존하는 인물 중 누구보다도 ‘펑크 대폭발’에 많은 기여를 했다. 하지만 그는 공식적인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는다. “난 음악을 그렇게 장르 별로 나눠서 보지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다른 누군가 만들어 놓은 용어나 카테고리 안에 자신이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섹스 피스톨즈를 이끌던 당시 ‘조니 로튼’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그는 영국 여왕을 조롱하고 TV 생방송에서 욕설을 늘어놓고 콘서트 현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라이든은 포스트 펑크 그룹 퍼블릭 이미지 리미티드(PiL)의 리더로서 훨씬 더 흥미롭고 반상업적인 음악을 만들었다. 귀에 거슬리고 난해한 2집 앨범 ‘Metal Box’(1979)부터 아파르트헤이트(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에서 영감을 얻은 의외의 히트곡 ‘Rise’(1986)까지.

PiL 리더로서 라이든의 오랜 활동을 기록한 새 다큐멘터리 ‘더 퍼블릭 이미지 이즈 로튼(The Public Image Is Rotten)’에서는 플리부터 서스턴 무어까지 많은 뮤지션이 이 밴드의 영향력에 찬사를 보낸다. 이 다큐멘터리가 사실이냐는 뉴스위크의 질문에 라이든은 “내가 지금까지 보거나 들은 모든 것 중에 최고”라고 답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1981년 청중이 폭동을 일으킨 PiL의 뉴욕시 콘서트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잘 보여주는데.


신문에선 그걸 ‘폭동’이라고 부른다. 미디어는 어떤 사건을 왜곡해 유해한 것으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유해한 상황이 발생하면(이런 일은 쌔고 쌨다) 모른 체한다.



당신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한 말도 미디어가 왜곡했다고 생각하나?


그렇다. 정말 이상한 일이다. 내가 갑자기 트럼프 지지자로 둔갑했다. 난 그것과는 거리가 먼데 말이다. 그렇다고 그를 증오하지도 않는다. 요즘은 다음에 어떤 농담이 나올지 예측할 수 없는 TV 코미디를 보는 기분이다.



2009년 당신은 컨트리 라이프 버터 광고에 출연해 번 돈으로 PiL을 개혁했다. 현재 PiL은 11번째 앨범을 준비 중인데.


내 평생 가장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어떻게 나를 버터 광고 모델로 쓸 생각을 했을까? 그 회사의 담당자들을 만나 보니 마음이 정말 열려 있었다. 기업체 관계자들과 나눈 대화 중 가장 정이 넘쳤다. 그리고 그 광고 계약은 내가 음반사에 진 빚을 깨끗이 해결해 줬다. 난 그들의 제안을 아주 쉽게 받아들였다. ‘난 이 버터를 즐겨 먹는 데다 광고를 찍으면 그렇게 많은 돈을 준다니 잘 된 일 아닌가!’ 우리는 완벽한 음반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그런 게 존재하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난 터키 카펫 제작자들의 철학을 좋아한다. 그들은 카펫을 만들 때 잘못된 스티치를 꼭 하나씩 남긴다. 신의 눈으로 볼 때 완벽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철학이다.



만약 섹스 피스톨의 시드 비셔스가 살아 있다면 무엇을 했을 것 같은가?


모르겠다. 그냥 그가 그리울 뿐이다.



데이비드 보위의 죽음은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


정말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보위는 아주 위엄 있게 세상을 떠났다고 생각한다. 매우 용감하고 조용하게 죽음을 맞이했고 작품으로 하여금 말하도록 한 것이 인상 깊다.

- 잭 숀펠드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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