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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높아지는 세계의 불행 지수

갈수록 높아지는 세계의 불행 지수

갤럽 글로벌 정서 보고서 “지구촌은 지금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와 걱정, 슬픔, 고통에 시달린다”우울하고 괴로운가? 당신만 그런 게 아니다. 세계적인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불행 수준이 아주 높게 나타났다. 10여년 전 갤럽이 전 세계인의 정서 상태를 처음 조사한 이래 최악을 기록했다.

얼마 전 발표된 갤럽의 연례 ‘글로벌 정서 보고서(Global Emotions Report)’는 145개국 이상에서 15만4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2017년이 이전의 어느 해보다 더 불행한 시기였다고 결론지었다.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슬픔과 스트레스, 걱정과 분노, 신체적 고통을 어느 때보다 더 자주, 더 많이 느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2005년 갤럽이 글로벌 정서 조사를 시작한 이래 세계인의 정서가 지금 가장 부정적이라는 뜻이다. 이번 조사 이전까진 2015년과 2016년이 똑같은 수준으로 가장 불행한 해로 기록됐다. 하지만 지난해에 발생했거나 악화된 전쟁과 정치적 분열, 인도주의 위기로 지구촌 사람들이 이전보다 더 큰 고통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조사에서 응답자의 거의 40%는 스트레스나 걱정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또 20%는 분노, 24%는 슬픔, 31%는 신체적 고통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전체적으로 2017년의 부정적인 경험 지수(불행 점수)는 30점을 기록했다. 2015년과 2016년은 28점이었다.

갤럽의 모하메드 유니스 편집부장은 “전체적으로 볼 때 세계는 지금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와 걱정, 슬픔, 고통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한 나라의 긍정적 경험 지수가 더 높은지 아니면 부정적 경험 지수가 더 높은지, 또 특정한 긍정적 또는 부정적 경험 측면에서 어느 나라가 어떤 수준에 있는지와 상관없이 모든 국가의 지도자는 국민의 ‘정서적 온도’를 정확히 파악해 적절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세계에서 부정적인 정서가 가장 높이 나타난 나라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었다(이전엔 이라크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선 근년 들어 내전과 폭력 사태로 60만 명 이상이 집을 떠나 임시 난민촌으로 피신했다. 갤럽에 따르면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은 도를 넘는 폭력 사태로 일부 지역에선 설문조사가 아예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61점이라는 최악의 불행 점수를 기록했다.

그 외에 특히 낮은 점수를 받은 국가는 남수단·차드·시에라리온·이집트였다.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이 일반적으로 불행 점수가 이전보다 더 높아졌다. 그러나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은 그와 정반대로 행복의 혜택을 톡톡히 누린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이 지역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지난해도 행복 점수가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특히 파라과이가 긍정적 경험 지수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설문조사에 응하기 바로 전 날 미소를 지었거나 웃었는지, 기쁨을 느꼈는지, 관심 있고 흥미로운 일을 했는지, 잘 쉬고 존중 받았는지를 평가하는 지수다. 콜롬비아·엘살바도르·과테말라·캐나다가 파라과이의 뒤를 이었다. 유럽에선 아이슬란드만이 가장 행복한 국가 톱12에 들었다. 아시아에선 인도네시아와 우즈베키스탄이 그 대열에 들었다.

유니스 부장은 이 조사가 인간의 정서적 경험에 관한 중요한 관점을 제공하지만 여기에 나타난 점수는 장기적인 맥락에서 고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랜 기간에 걸친 조사 경험에서 얻은 교훈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경험하는지 관한 추적이 단일 연도에 한 나라의 전반적인 점수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국가적인, 또는 세계적인 차원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뉴스를 뒤덮지만 개인의 차원에서 희망이나 절망의 추세를 포착하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 데이비드 브레넌 뉴스위크 기자

※ [뉴스위크 한국판 2018년 10월 8일자에 실린 기사를 전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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