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세계 금융중심지는 런던 아닌 ‘뉴욕’

세계 금융중심지는 런던 아닌 ‘뉴욕’

영국의 브렉시트 둘러싼 불확실성 틈타 어부지리로 금융중심지 지수 조사에서 1위로 올라서
브렉시트를 둘러싼 영국의 혼란으로 인해 미국이 세계 금융 중심지 지수 선두를 차지했다. 사진은 맨해튼 금융가. / 사진:GETTY IMAGES BANK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은 전통적으로 세계의 금융수도 자리를 두고 호각지세를 이뤄왔다. 하지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둘러싸고 소용돌이치는 불확실성 덕분에 뉴욕이 새로 우위를 차지하는 듯하다.

영국계 리서치 업체 Z/옌 그룹이 발표한 글로벌 금융중심지 지수에서 런던의 점수가 6개월 전에 비해 8포인트 하락해 2위로 밀려났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에 따라 미국 금융 중심지 뉴욕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지수는 고급 인력과 인프라 자원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을 토대로 금융 중심지 톱 100를 선정한다. 톱5의 나머지 세 자리는 홍콩·싱가포르·상하이로 채워졌다. 미국 2위의 금융 중심지인 보스턴은 전체 13위에 올랐다. 서울은 668점으로 전년 대비 6계단 떨어진 33위에 랭크됐다.

영국의 EU 탈퇴까지 198일 남은 시점에서 영국의 세계 최대 경제 블럭 이탈 과정에 예상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어떤 계획도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자신의 ‘소프트 브렉시트’ 방안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려 필사적인 노력을 벌이고 있다. ‘소프트 브렉시트’는 영국이 EU 규정의 상당 부분과 보조를 유지하도록 하는 방안이지만 소속 보수당 의원들이 총리 불신임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브렉시트 이후의 영국이 어떻게 바뀔지 총리 또는 EU조차 모른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런던 사업에 대한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위협으로부터 벗어나려 노심초사하는 기업들에 도피처 역할을 하겠다며 전 세계 금융 중심지들이 줄을 서고 있다. 지수의 공동 개발자 마크 옌들은 “탈퇴일이 가까워지는데 런던이 유럽의 다른 모든 금융 중심지와 거래할 수 있게 될지 우리는 아직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다른 중심지에 사업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로 점수가 약간 하락하면서 사람들이 런던의 경쟁력을 걱정한다.”

지난 3월 발표된 로이터 통신의 한 조사에선 영국이 EU를 떠나는 내년 3월까지 약 5000개 금융업계 일자리가 런던에서 EU로 넘어가리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수치는 런던시 금융특구 청장의 예측에 비하면 보수적인 편이다. 찰스 보우먼 청장은 지난 7월 5000~1만3000개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간다고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예측했다.

그런 불확실성으로 유럽의 다른 도시들이 어부지리를 보고 있다. 지난 6개월 사이 독일 프랑크푸르트는 20위에서 10위로 껑충 뛰었으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50위에서 35위, 스위스 취리히는 16위에서 9위로 도약했다. 프랑스 파리와 아일랜드 더블린에도 브렉시트 혼란으로 기회가 생겼으며 양국 지도자들은 금융기업들에 적극적으로 구애의 손길을 뻗쳐 자국의 파이를 키우려 애쓴다.

- 데이비드 브레넌 뉴스위크 기자

※ [뉴스위크 한국판 2018년 10월 8일자에 실린 기사를 전재합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G20 일부 회원국 “억만장자 3000명에 부유세 걷어 불평등 해소하자”

2이재명-조국 “수시로 대화하자…공동법안·정책 추진”

3 미국 1분기 GDP 경제성장률 1.6%…예상치 하회

4연세대·고려대 의대 교수들, 5월 말까지 주 1회 휴진한다

5경찰, ‘이선균 수사정보 유출’ 관련 인천지검 압수수색

6독일 Z세대 3명 중 1명 “유대인에 역사적 책임 동의 못한다”

7미국, 마이크론에 반도체 보조금 8.4조원…삼성전자와 규모 비슷

8이재명, 조국에 “정국상황 교감할 게 있어” 러브콜…오늘 비공개 만찬

9크라우드웍스, AI 언어 모델 사업 ‘본격화’…웍스원 개발

실시간 뉴스

1G20 일부 회원국 “억만장자 3000명에 부유세 걷어 불평등 해소하자”

2이재명-조국 “수시로 대화하자…공동법안·정책 추진”

3 미국 1분기 GDP 경제성장률 1.6%…예상치 하회

4연세대·고려대 의대 교수들, 5월 말까지 주 1회 휴진한다

5경찰, ‘이선균 수사정보 유출’ 관련 인천지검 압수수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