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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콘텐트 제작, 약일까 독일까

넷플릭스의 콘텐트 제작, 약일까 독일까

회원증가 둔화의 원인이라는 분석 많았지만 3분기 신규 가입자 수 목표치 넘어 700만 명 가까이 증가해
2023년에는 넷플릭스의 회원 기반이 2배로 불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지난 7월 발표된 2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의 가입자 증가율이 기대에 못 미쳤을 때 모두 그 회사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궁금해 했다. 투자자들 사이에 넷플릭스의 전략과 미래에 관해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다음날 주가가 5% 내려앉았다.

그러나 지난 10월 16일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이 발표된 뒤 그런 우려는 완전히 씻겨나간 듯하다. 넷플릭스가 다시 성장궤도에 올라섰다. 3분기 실적발표 이후 넷플릭스의 주가가 급증했다. 그 뒤 IT 업종의 전반적인 침체로 다시 하락했지만 가입자 증가율, 콘텐트 중시와 관련된 우려는 가라앉았다.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보자.
 양 또는 질
넷플릭스의 2분기 문제는 1차적으로 가입자 수 증가와 관련됐다. 가입자 수가 515만 명 증가했지만 자체 예상치에는 못 미쳤다. 자체제작 콘텐트를 크게 늘리려는 넷플릭스의 전략이 가입자 수 증가 둔화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분석이 많았다.

자체제작 콘텐트에 주력하는 전략은 장기적으로 라이선스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어 기본적으로 좋은 아이디어다. 그러나 별 볼 일 없는 프로그램과 영화에도 막대한 제작예산이 투입되는 듯했다. 회원이 넷플릭스 홈스크린에 들어가면 사이트 밖에서는 거의 홍보되지 않는 알려지지 않은 쇼와 영화 예고편이 다수 뜬다. 이런 질 낮은 콘텐트의 범람이 넷플릭스의 경쟁 우위를 잠식한다고 일부 관측통은 결론지었다.

넷플릭스가 쏟아내는 2류 자체제작 콘텐트가 회사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은 타당하다. 그러나 최신 실적 보고서는 그것을 가입자 증가세 둔화와 연결 지으려는 분석가들의 시도가 잘못됐음을 시사한다. 콘텐트 카탈로그의 성격은 변함이 없지만 최근 분기 스트리밍 회원이 700만 명 늘어나 증가 전망치를 또다시 달성했다. 일류 프로그램과 영화 제작에 더 주력하는 전략과 가입자 증가 간의 관계가 일각에서 상상하는 만큼 직접적이지 않은 게 분명하다.
 전략·이익 그리고 성장
넷플릭스 입장에서 자체제작 콘텐트 개발의 핵심적인 이유는 장기적인 비용의 절감이다. 물론 넷플릭스는 가입자를 쫓아내려 하지 않으며 새 인기 프로그램이 가입자를 더 많이 끌어들인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근본적인 사실은 콘텐트 자체제작에 착수하기 전부터 현재와 미래까지 급성장한다는 점이다. 그 모든 자체 보유 프로그램과 영화 덕분에 비용이 줄고 이용료 수입은 늘면서 수익성이 더 높아지게 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자체제작 콘텐트)의 단기 예산은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버라이어티 잡지의 지난 5월 보도에 따르면 신규 지출의 85%가 자체제작에 들어가게 된다. 오리지널은 처음부터 다시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라이선스 콘텐트보다 초기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 올해 콘텐트 예산이 80억 달러에 달할 수 있어 대단히 큰 규모의 투자다.

그러나 자체제작 콘텐트에의 단기 지출은 콘텐트 비용의 장기적인 절감을 의미한다. 가격에 거품이 낀 듯한 라이선스 콘텐트를 사양하고(넷플릭스에 퇴짜를 맞아 약 1억6000만 달러에 훌루로 넘어간 ‘사인필드’가 대표적) 인기 오리지널로 갭을 메울 수 있다면 라이선스 콘텐트 예산을 늘릴 필요가 없으며 나아가 삭감할 수도 있다.

자체 스튜디오를 이용해 콘텐트를 제작하면 비용을 더 많이 절약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외부 스튜디오를 이용할 때는 콘텐트 제작비가 30~50% 상승한다고 말한다. 넷플릭스가 자신들의 오리지널 시리즈와 영화를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지나친 단순화일 것이다. 그들의 콘텐트를 아무도 보지 않는다면 회원 유치나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가 신규 가입자 면에서 얼마나 많은 수입을 올릴지보다 오리지널 콘텐트에서 돈을 얼마나 절약할 수 있을지에 더 많이 신경 쓰는 것은 사실이다.
 가입자가 얼마나 많이 빨리 증가할까
최신 분기 실적이 보여주듯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관련 전략이 어쨌든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다면 다음 의문은 넷플릭스에서 얼마나 많은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느냐다. 넷플릭스는 2분기 가입자 증가 둔화의 원인을 미래 추정의 오류에서 찾았다. 다시 말해 그것은 성장둔화라기보다 부정확하게 높게 잡은 목표의 문제라는 설명이다. 당시에는 모두 그 말을 믿은 건 아니지만 지금은 3분기 목표치를 초과해 신규 가입자가 700만 명 가까이 늘어났으니 필시 믿는 사람이 늘었을 것이다.

이번 실적발표로 넷플릭스의 추정치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되살아났다. 넷플릭스는 4분기 가입자가 940만 명 더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을 새로 내놓았다. 전년 동기보다 13% 증가한 수치다. 요즘 넷플릭스의 성장 잠재력이 엄청난 듯하다. 회원 기반이 2023년에는 2배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넷플릭스의 밝은 미래
안 되는 회사가 드물게 반짝하는 분기가 있듯이 잘 나가는 회사라도 한 분기 실적이 부진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호실적은 넷플릭스로선 타이밍이 좋았으며 상당히 오랫동안 지배적이었던 성장 패턴과도 잘 맞는다. 투자자가 예의 주시해야 하는 문제들이 아직 있으며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트 전략도 미세 조정이 필요할지 모른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성공적인 전략이었으며 회사의 성장이 계속되리라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 스티븐 러블리 모틀리 풀 기자



※ [이 기사는 금융정보 사이트 모틀리 풀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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