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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스스로 말한다”

“작품은 스스로 말한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우주의 전사 쉬라’의 총괄 프로듀서 노엘 스티븐슨, CGI가 판치는 세상에서 손으로 그린 애니메이션의 정감을 논하다
노엘 스티븐슨은 이 작품이 여자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용감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 사진:DREAMWORKS
드림워크스의 신작 애니메이션 ‘우주의 전사 쉬라(She-Ra and the Princesses of Power)’가 지난 11월 13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1980년대 필메이션에서 제작한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우주의 여왕 쉬라(She-Ra: Princess of Power)’의 리부트 작품이다. 리부트 작품이 으레 그렇듯이 ‘우주의 전사 쉬라’도 원작 팬들로부터 이런저런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총괄 프로듀서인 노엘 스티븐슨은 이 시리즈가 원작 팬들의 마음을 얻고 새로운 팬도 끌어들일 수 있으리라고 확신했다. 그녀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를 통해 어디서 이 시리즈의 영감을 얻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이 시점에 쉬라를 다시 불러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는지 이야기했다.

스티븐슨은 이 판타지의 세계가 현재의 정치·사회적 문제로부터 잠시 벗어나는 도피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쉬라의 세계가 여자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용감해지고 어려운 일을 해낼 수 있는지, 실패한 뒤에 어떻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 방법이 된다고 믿었다. “난 이 작품에서 사람들이 이런 교훈을 얻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스티븐슨은 말했다. “또 이 작품이 그들을 자신의 삶과 지역사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더욱 능동적이 되도록 만들었으면 좋겠다. 난 이것이 이 작품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이 애니메이션의 이미지와 분위기는 다양한 곳에서 영향을 받았다. 스티븐슨은 이 시리즈에 경이로운 느낌을 불어넣고 싶었다. 어린 아이가 거대한 위성과 뾰족한 탑, 우주선들이 있는 그림을 봤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뫼비우스(프랑스 만화가 장 지로의 필명) 같은 만화가들의 작품과 공상과학에서 영감을 얻은 로저 딘(영국 화가)의 풍경화를 시각적으로 많이 참고했다. “난 그런 그림들 속의 장소에 가보고 싶다”고 스티븐슨은 말했다. “거긴 어떤 곳일까? 그런 분위기를 이 세계에 담고 싶었다.” 이 작품에선 또 아니메(일본 만화영화)의 영향과 만화책 작가 출신이라는 스티븐슨의 배경도 엿보인다.‘우주의 전사 쉬라’에는 원작 시리즈에서 영향을 받은 요소도 꽤 많다. 어깨에 패드를 댄 의상과 부풀린 머리 스타일, 밝은 색상의 무지개, 반짝거리는 배경과 소품 등등. “우리는 1980년대에 이상적인 미래를 상상해 만든 작품에서 느껴지는 흥분과 재미, 과장됨을 포착하고 싶었다”고 스티븐슨은 말했다. 이런 것들이 원작을 매우 흥미진진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녀는 이번 시리즈도 요즘 어린이들이 좋아할 거라고 믿는다.

이 시리즈에 나오는 신비한 풍경은 공상과학 미술가 뫼비우스와 로저 딘의 영향을 받았다. / 사진:DREAMWORKS
스티븐슨은 CGI가 범람하는 요즘의 애니메이션 환경에서 2D 애니메이션에 충실한 작품을 만들었다는데 자부심을 느낀다. “2D 애니메이션은 영화에 생동감을 준다”고 스티븐슨은 말했다. 이 시리즈는 캐릭터 간의 상호작용과 몸 개그가 풍부한 작품이다. “손으로 그린 애니메이션은 사람의 감정을 건드리는 데가 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스티븐슨은 이 시리즈의 작업을 시작할 때쯤 ‘던전 앤 드래곤(D&D)’이라는 롤 플레잉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녀는 이 작품이 알게 모르게 그 게임을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주요 캐릭터들을 D&D의 특정 계층에 쉽게 대입시킬 수 있다. “아도라는 전사나 팔라딘, 글리머는 마법사, 보우는 음유시인이나 경비대원에 해당한다”고 스티븐슨은 말했다.

스티븐슨은 이 캐릭터들이 막 성인기에 접어들려는 10대 청소년과 흡사하다고 말했다. “그들은 D&D 게임에서 그렇듯 실수를 통해 배워나간다. 그들은 그러면서 자기 나름대로 세상과 교류한다고 느낀다. 무엇인가 되고자 노력하지만 아직 되진 못했고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인기 원작의 리부트 작품이 나와도 끝내 거기에 마음을 내주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난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얻으려고 노력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스티븐슨은 말했다. 그녀는 작품의 내용이 저절로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그들이 그 속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뭔가를 발견하게 되기를 희망한다. “작품의 성공을 위해 특정 부류의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으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고 그녀는 말했다. “작품마다 나름의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사랑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몰아보기 하면서 ‘그레이스 컬의 영광을 위하여(For the honor of Grayskull)!’(주인공이 변신할 때 외치는 주문)을 외칠 준비를 해두자.

- 로코 매론겔리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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