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주요 구성원으로 집안의 모기 같은 해충 없애주고 위험하지도 않아

설득하기 어렵겠지만 한번 시도해보겠다. 앞으로 집안에서 거미를 발견하거든 절대 죽이지 마라. 왜냐고? 거미는 자연과 집안 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원이며 나름대로 인간의 동료가 될 수 있는 생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사는 집이 외부 세계와 격리돼 안전하다고 믿고 싶어 한다. 그러나 집안에서 많은 종류의 거미가 발견될 수 있다. 우연히 들어왔다가 갇히는 경우도 있고 잠시 들렀다가 나가는 거미도 있다. 어떤 종은 집안에서 지내기를 즐겨 평생 실내에서 살며 번식한다. 일반적으로 거미는 눈에 띄지 않고 은밀하게 행동하며, 우리가 만나는 거의 모든 종은 공격적이지도 않고 위험하지도 않다. 모기 같은 해충을 먹어치워 우리를 돕기도 하고 일부는 다른 거미도 잡아먹는다.

나는 동료와 함께 사람이 사는 집안에 어떤 거미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50가구를 육안으로 조사했다. 우리가 방문한 모든 집에서 거미가 발견됐다. 가장 흔한 종은 꼬마거미와 유령거미였다. 둘 다 거미줄을 쳐놓고 그 속에 숨어 먹이가 걸리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유령거미는 때론 거미줄을 떠나 자신의 영역에 들어오는 다른 거미를 사냥하기도 한다. 그때는 자신이 먹이인 체 가장하면서 표적 거미를 잡아먹는다.

거미는 포식자로 잡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주로 모기처럼 우리를 성가시게 하고 심지어 질병까지 옮기는 해충을 잡아먹는다. 아프리카의 가정에서 사람의 피를 빨아 통통해진 모기를 먹이로 선호하는 깡충거미도 있다. 따라서 거미를 죽이면 거미만이 아니라 집안에서 해충을 없애주는 중요한 포식자를 제거하는 것이다.

거미를 보고 섬뜩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리가 많이 달려 징그럽고 거의 전부 독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대부분은 독이 너무 약해 그들의 송곳니가 사람의 피부를 뚫을 수 있다고 해도 문제되지 않는다). 곤충학자도 거미를 두려워할 수 있다. 내가 아는 몇몇 거미 연구자들은 이 멋진 생물을 관찰하고 함께 일하면서 그런 두려움을 극복했다. 그들이 그럴 수 있다면 누구든 가능할 것이다.

거미는 사람을 해치려 하지 않으며 가능하면 피하려고 한다. 거미가 사람에게보다 사람이 거미에게 훨씬 더 위험한 존재다. 거미가 사람을 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과부거미나 은둔거미같이 독이 강해 의학적으로 중요한 종이 일부 있지만 그런 거미가 사람을 문 사례는 거의 없으며 실제로 문다고 해도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경우가 드물다.

집안이나 사무실, 차고에 거미가 있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면 때려잡지 말고 잡아서 다른 곳에 정착할 수 있도록 바깥에 풀어주라. 그러면 당신도 좋고 거미도 좋다. 하지만 견딜 수 있다면 거미와 함께 사는 것이 좋다. 그게 정상이다. 솔직히 말해 집안에서 거미가 눈에 띄지 않는다고 해도 단지 보이지 않을 뿐 어디엔가 반드시 있다. 따라서 다음에 거미를 보거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라.

- 매트 버톤



※ [필자는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 곤충학 연구원이다. 이 글은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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