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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은 절제와 평화의 종교”

“이슬람은 절제와 평화의 종교”

무슬림은 폭력단체가 코란의 해석을 오도하고 왜곡하는 것을 거부해야 한다
ILLUSTRATION BY PAUL NAUGHTON
나는 무슬림세계연맹의 사무총장으로 지난 18개월 동안 종교 간의 이해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했다.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고, 파리의 유대교 회당을 찾았으며, 미국의 홀로코스트 추모 박물관에도 갔다. 또 사우디아라비아를 처음 방문하는 미국의 복음주의 기독교 대표단을 맞기도 했다.

사람들은 내게 그처럼 금기를 깨는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묻는다. 나는 그런 행동이 절제와 평화의 종교인 진정한 이슬람을 적극 알리는 나의 성스러운 의무에서 비롯되며, 이슬람 지도자로서 내가 하는 모든 일에서 책임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겠다는 나의 엄숙한 서약을 반영한다고 답한다.

책임 있는 리더십이란 무엇일까? 나에게 그것은 당연히 이슬람의 순수하고 관용적인 원칙을 전파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 비정부기구 무슬림세계연맹의 책임자로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기독교인이든 유대교인이든 힌두교인이든 불교인이든 다른 어떤 공동체 소속이든 간에 모든 알라의 자녀들과 대화하고 협력하는 중개자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내가 제시하고자 하는 리더십의 근본적인 개념은 사실 그보다 훨씬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책임 있는 리더십은 무엇보다 모두의 이익을 염두에 두고 결정을 내리는 것을 가리킨다. 거기엔 미래 세대도 포함된다. 편의가 아니라 확신을 갖고 행동하는 것을 뜻한다. 아울러 옛것을 파괴하지 않고 새로운 세계를 건설할 수 있도록 건설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

책임 있는 이슬람 지도자로서 하는 행동과 결정은 이슬람을 포함해 모든 종교에 극단주의와 폭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모든 무슬림은 폭력단체가 코란의 해석을 오도하고 왜곡하는 것을 거부해야 한다. 그것이 무슬림의 의무다.

무슬림-유대인 관계를 예로 들어보자. 내가 홀로코스트는 인간성을 뿌리째 뒤흔든 사건이며, 그 공포는 공정한 생각을 가졌거나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결코 부인하거나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을 때 이슬람의 대변자를 자처하는 극단주의 세력은 나를 맹비난했다.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진정한 무슬림은 유대교를 존중한다고. 무슬림은 유대인의 품위 있게 살 권리를 인정한다. 그것은 중동의 모든 국가에 해당하는 원칙이다. 그곳에서 유대인의 존재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그들과의 공존을 장려해야 한다. 그 대안은 이슬람이 예언하는 평화가 아니라 끝없는 전쟁일 뿐이다.

그러나 책임 있는 리더십은 종교 간의 이해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그 정신이 반영돼야 한다. 정치와 비즈니스, 공동체와 가정에서 우리가 하는 행동까지 포함된다. 무슬림세계연맹 사무총장에 임명되기 전 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법무장관을 지냈다. 내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업적 중 하나는 사우디의 첫 여성 변호사 면허증을 부여한 것이다. 또 나는 사우디 사법부를 개혁했다.

그러나 이런 성과는 인류를 위한 원대한 노력의 작은 걸음에 불과하다. 과도하게 정치화된 우리 세계는 극단적인 ‘제로섬’ 게임으로 가득하다. 또 물러설 줄 모르는 분쟁과 메울 수 없는 오해의 깊은 간극이 모든 종류의 공동체를 분열시킨다.

세계를 변화시키려면 모든 차원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기관 ‘책임 있는 리더십 센터(CRL)’의 창설에 힘을 보탰다. CRL의 임무는 우리 세계에 필수적일 뿐 아니라 순수하다. 가장 긴급한 세계 문제의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전 세계의 사상 지도자들을 여기에 불러 모을 것이다.

우리 중 누구도 혼자서 모든 해결책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모두 머리를 맞대면 분명히 찾을 수 있다.

- 무함마드 알이사



※ [필자는 무슬림세계연맹 사무총장이며 CRL 책임 있는 지도자 정상회의 의장이자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 위치한 국제무슬림학자기구의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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