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녹차가 건강에 좋은 5가지 이유

녹차가 건강에 좋은 5가지 이유

체중 감량부터 기억력 향상, 암 예방까지 다양한 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많아
차의 미덕이 과장된 면도 있지만 녹차를 꾸준히 마시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갈수록 늘어난다. / 사진:WIKIMEDIA COMMONS
녹차가 우리 건강에 가져다 줄 수 있는 혜택이 많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널리 알려졌다. 일본의 다조(茶祖)로 불리는 선불교 승려 에이사이는 1211년께 쓴 저서 ‘끽다양생기(喫茶養生記)’에서 녹차를 두고 ‘양생의 선약, 연령의 묘술’이라고 했다. 심장에 이로우며 장수를 가능케 해주는 묘약이라는 뜻이다.

수 세기 뒤인 지금도 우리가 녹차를 마시는 데는 여전히 의학적인 가치도 작용한다. 그러나 방랑하는 승려 대신 지금은 건강 전문 잡지가 녹차를 체중감량부터 암 치료까지 모든 것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슈퍼드링크’라고 선전한다. 장수를 보장하는 묘약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무튼 건강에 좋다는 뜻이다.

녹차는 그보다 더 잘 알려진 홍차와 똑같이 차나무 카멜리아 시넨시스(Camellia sinensis)에서 생산된다. 녹차는 더 어린 잎으로 만든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녹차와 홍차는 발효(산화) 방법에 따라 구분된다. 녹차는 발효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이며, 반쯤 발효시킨 것은 우롱차, 완전히 발효시키면 홍차가 된다. 녹차는 찻잎을 따서 바로 솥에 넣거나 증기로 쪄서 만든다. 반면 홍차는 찻잎을 먼저 햇볕이나 그늘에서 시들게 말린 후 천천히 발효시킨 차다. 녹차가 녹색을 유지하는 반면 홍차가 붉은 색을 띠는 것도 그런 발효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미국 차협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미국에서 소비된 모든 차 중 13%가 녹차였다.

쓰고 떫은 맛 때문에 녹차를 평생 입에 대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맛은 차를 어떻게 우려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녹차의 맛이 쓰다면 잎을 너무 뜨거운 물에 담궜거나 너무 오래 물에 담궈뒀기 때문이다. 녹차는 82도℃ 정도의 물에 2~3분 담궜다가 마시면 가장 좋다. 달짝지근하고 흙맛이 난다.

그렇다면 녹차는 얼마 정도를 마셔야 할까? 영양 전문 사이트 네이키드 뉴트리셔니스트의 대니얼 오셔너시 대표는 몇 가지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많은 연구에서 하루 4~5잔을 권장하지만 사람에 따라 다르다. 카페인에 예민한 사람에겐 그 정도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선택하는 차의 형태와 품질도 문제가 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가격이 낮을수록 불소 화합물이 더 많을 수 있기 때문에 괜찮은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말차는 그늘에서 재배된 차나무 잎에서 줄기와 잎맥을 제거한 뒤 곱게 빻아 만든다. 오셔너시 대표는 “말차는 농축 녹차로 항산화제가 더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산 유기농 말차를 추천한다. 그러나 차 보조제(건강기능식품)는 조심해야 한다. 심각한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으로 구매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

녹차의 혜택과 관련된 일화성 증거는 많다. 그러나 과학적인 증거는 있을까? 차의 미덕이 과장된 점은 있지만 녹차를 꾸준히 마시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갈수록 늘어난다.
 녹차는 심혈관계 질병을 막아준다
녹차가 심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확인하려면 장기적인 임상시험이 필요하지만 예비연구 결과는 상당히 유망하게 나타났다. 11건의 임상시험을 분석한 연구에서 녹차와 홍차가 혈중지질 수치와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다.

최근 발표된 하버드대학 의과대학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녹차에 함유된 화학물질인 플라보노이드가 염증을 가라앉혀 동맥 내부의 플라크 축적을 줄여줄 수 있다. 연구팀은 녹차를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혈관계 건강이 더 좋은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효과가 녹차에서 직접 비롯되는 것인지 환경적·행동적 요인에 기인하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녹차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오셔너시 대표는 “녹차가 혈액의 항산화 능력을 강화함으로써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지단백(LDL) 경로의 산화를 막아 심장 발작의 위험을 줄여준다”고 설명했다.
 녹차는 낮은 암 발생 위험과 연관 있다
녹차에는 폴리페닐 화합물이 많이 들어 있다. 조직의 세포 기능을 개선함으로써 만성 질병을 줄여주는 항산화 물질의 일종이다. 그러나 폴리페닐 화합물은 대부분의 과일과 채소에도 함유됐다. 따라서 이 혜택을 얻기 위해 반드시 녹차를 마실 필요는 없다.

그러나 차에서 특히 높은 수치를 보이는 한 가지 폴리페닐 화합물이 있다. 특히 녹차에 많이 들었다. 오셔너시 대표는 “녹차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에피갈로 카테킨 갈레이트(EGCG)라는 카테킨 성분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EGCG는 조직을 손상하고 세포를 파괴하는 활성산소를 줄여 세포를 보호할 수 있는 자연 항산화 물질이다.” EGCG가 우리 몸에 이롭지만 암에 걸릴 위험을 줄여주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51건의 연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녹차는 폐암·췌장암·대장암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녹차는 입안을 깨끗하게 유지해준다
녹차에 함유된 폴리페놀 화합물은 항균·탈취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페놀은 구취를 일으키는 휘발성 황화합물(입 안의 박테리아가 단백질을 분해하면서 생긴다)을 중화시킬 수 있고 박테리아와 균류, 바이러스의 증식도 억제한다. 녹차의 항바이러스 효과는 구체적으로 입증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녹차 추출물로 만든 연고를 곤지름(음부 사마귀) 치료제로 승인했다.
 녹차는 뇌에 도움이 된다
오셔너시 대표는 “녹차엔 잘 알려진 각성제인 카페인만이 아니라 L-테아닌(아미노산 성분)도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L-테아닌은 중추신경계의 중요한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감마아미노부티르산(GABA) 분비를 촉진해 진정효과가 있다.” L-테아닌은 주의를 집중하고 수면을 취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이 아미노산 성분은 불안증을 완화할 뿐 아니라 기억, 주의집중 등 일반적인 뇌 기능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녹차는 체중감량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녹차를 기적의 다이어트 식품으로 오해해선 안 된다. 열량을 더 빨리 소모시키는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설탕을 탄 커피 대신 깔끔한 녹차를 마신다면 결과는 사뭇 달라진다. 다만 녹차에 시럽이나 설탕을 넣지 않고 마셔야 한다.

- 이브 웨틀링 뉴스위크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 "전국 18곳 사전투표소 등지서 '몰카' 의심 장치 발견"

2토스뱅크, 2개 분기 연속 흑자 달성…‘1000만 고객’ 목전

3전동화 시대에도 인정받는 볼보...EX30, ‘세계 올해의 도심형 자동차’ 선정

4‘따뜻한 자본주의’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14년 연속 배당금 전액 기부

5‘바람의나라’부터 ‘데이브’까지 30주년 맞은 넥슨…그간 기록들 살펴보니

6미국투자이민, 미국 유학생들에게 기회 되나∙∙∙국민이주, 13일 미국영주권 설명회

7KT, 파트너사와 소통·협업으로 AICT 기업 도약 나선다

8금리 인하 기대감에 리츠 시장도 봄바람 기대↑

9삼성家 둘째딸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영입

실시간 뉴스

1 "전국 18곳 사전투표소 등지서 '몰카' 의심 장치 발견"

2토스뱅크, 2개 분기 연속 흑자 달성…‘1000만 고객’ 목전

3전동화 시대에도 인정받는 볼보...EX30, ‘세계 올해의 도심형 자동차’ 선정

4‘따뜻한 자본주의’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14년 연속 배당금 전액 기부

5‘바람의나라’부터 ‘데이브’까지 30주년 맞은 넥슨…그간 기록들 살펴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