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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경의 ‘IF’ㅣ부자를 꿈꾸는 당신에게(14) 꿈이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다면] 아이의 눈으로 보는 눈부신 창의성

[조원경의 ‘IF’ㅣ부자를 꿈꾸는 당신에게(14) 꿈이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다면] 아이의 눈으로 보는 눈부신 창의성

스티븐 스필버그 “내가 아이이기 때문에 꿈이 있는 영화 만든다”
사진 : © gettyimagesbank
1962년 스커트의 단이 올라갔다. 1964년 미니스커트의 정의가 내려졌다. 활기찬 60년대에 길거리 패션 변화를 주도한 인물은 영국 패션 디자이너 메리 퀀트(Mary Quant). 호황으로 완전고용과 정기급여를 받는 젊은이가 늘어 활기찬 1960년대(swing sixties)가 열렸다. 젊음의 열정은 패션·보브컷(단발머리)을 넘어 음악을 비롯한 각종 문화에 영향을 미쳤다. 역동적인 청춘의 메아리를 젊음(youth)과 지진(earthquake)의 합성어인 ‘유스퀘이크(Youthquake, 젊은이의 반란)’로 표현했다. 그로부터 반백년이 지났다. 영국의 옥스퍼드 사전은 2017년 올해의 단어로 ‘유스퀘이크(Youthquake)’를 선정했다. 영국에서 젊은이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고 프랑스와 뉴질랜드에서 30대 지도자가 선출되자 이를 표현하는 말로 재등장한 것이다. 1980년에서 2000년까지 태어난 젊은 밀레니얼 세대의 사회에 대한 열망으로 이 말이 다시 부상했다. 5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와 많은 국가에서 젊은이들에게서 느껴지는 정서는 1960년대와는 사뭇 다르다. 미래가 더 나아지리라는 희망보다는 현실의 답답함을 토로하는 젊은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말이 돌 듯, 오래된 생각도 귀환한다. 물론 모든 아이디어가 이전에 존재했던 것이라고 말한다면 그건 무리이리라. 다만 외견상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도 과거의 요소를 많이 내포하있다면고 있다. 그래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본다.

“지금 우리가 믿는 진실이 후대에는 의아하게 여겨지지 않을까요. 숨겨진 진실이 오랜 연구를 통해 빛을 본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오래된 생각은 오래된 아이디어가 아니라 신선한 충격으로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들이 역사를 배우고 선인들의 지혜를 생각하지만, 역사는 재해석되게 마련입니다. 때로는 삐딱한 시각으로 봐도 좋지 않을까요? 답습하는 교육보다 다시 생각해 보는 교육을 하면 어떨까요?”
 라마르크의 이론을 완성한 다윈
찰스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자연선택이란 핵심 기제를 선택해 라마르크의 이론을 완성했다.
그런 교육을 생각하며, 스티븐 풀이 지은 [리씽크: 오래된 생각의 귀환]의 한 대목을 읽어 본다. 어느 서늘한 봄날 오후, 국립자연사박물관이 자리 잡은 파리 식물원의 후문으로 들어서면 동상으로 영원히 남은 18세기와 19세기의 프랑스 과학자를 만날 수 있다. 좌대 위에서 사색에 잠긴 얼굴로 먼 곳을 응시하는 사람은 식물학자이자 동물학자 장 바티스트 라마르크다. 그의 동상 앞에는 프랑스어로 ‘진화론의 창시자’라고 적혀 있다. 찰스 다윈이 그런 칭호를 들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방문자들에게는 혼란스러운 내용이다. 그러나 뒤로 돌아가면 한 젊은 여성이 슬픈 표정으로 의자에 주저앉아 슬픈 표정의 늙은 라마르크에게 손을 뻗어서 위로하는 청동 부조가 있다. 이 여성은 “후세 사람들은 아버지를 존경할 거예요. 후세 사람들이 아버지의 한을 풀어줄 거예요”라며 그를 달랜다. 그런데 계몽시대의 위대한 과학자가 무슨 연유로 한을 풀어야 했을까?

“다윈에 앞서 진화론을 담은 라마르크의 책은 전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라마르크는 학계의 인정을 받지 못한 채 시력까지 잃어 1829년 파리에서 사망했습니다. 가족들은 너무 가난해서 갖고 있던 책들을 팔았습니다. 그로부터 30년 후, 찰스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자연선택이란 핵심 기제를 선택해 라마르크의 이론을 완성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어떻게 만들어 히트메이커로 세상에 내놓을까를 고민한다.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인간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입장이 한 자리를 장식한다. 반면 ‘이전에 전혀 없었던 새로운 창조나 혁신이 가능하다’는 입장도 다른 한 자리를 차지한다. 둘 사이의 긴장과 갈등 속에서 이런 타협이 가능하다.

“삶을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생각 자체를 재점검하고, 재발견하는 태도입니다. 과거를 부활시키고 과거에서 빠진 퍼즐 조각을 채워 현재와 현명하게 결합하는 혁신적인 태도가 가능한 것입니다.”

스티븐 풀의 생각을 마음에 담아 고개를 끄덕이며, 애덤 그랜트의 테드(TED) 강연을 들으면서 미래를 향해 발걸음을 옮겨보자.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소수만이 가지는 능력이 아닙니다.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말해 보겠습니다. 우선 접해오던 익숙한 것을 바라보는 시각을 뒤집어 보세요. 차별화된 아이디어는 전혀 연관 없는 영상물·책·트렌드 등의 다양한 분야를 아울러서 보고, 고민할 때 불현듯 찾아옵니다.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 날 느림의 미학을 즐겨보세요. 모레 해도 되는데 굳이 내일까지 항상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일을 미룬다기보다는 다른 일을 하면서 여러 생각을 이리저리 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의심하는 사람이 결국 성공합니다. ‘나는 안 돼’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나는 할 수 있어’라고 생각을 해야겠죠. ‘처음에는 별로지만 그래도 계속 하다 보면 나아질 거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결국 이기는 것입니다. 다만 자신의 아이디어를 높이 평가하는 경향을 극복하기 위해서 동료들의 객관적인 평가로 끊임없이 자신의 발견을 다듬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천재 한 명의 발명이 어마어마한 사람에게 즐거움을 줄 수도 있지만, 세상의 작은 발명가들이 삶을 번영하게도 한다. 그래서 어마어마한 혁신으로 부를 움켜 쥔 자 못지 않게 작은 혁신으로 세상의 등불이 되는 것도 멋지게 보인다. 해결 가능성을 고민하며 세상에 환희를 주는 사람이 우리를 감동시킨다. 선천성 심장병으로 4살 무렵 시력을 잃은 버클리 음대 김치국 교수는 보이는 것 대신 보이지 않는 것에 의지하고 삶을 살아온 많은 이에게 희망을 주었다. 작곡자이자, 프로듀서로, 자신과 같은 시각장애 학생들을 지도하며 살고 있는 그의 이야기는 많은 반향을 일으켰다.

“16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버클리 음대에서 작곡을, 뉴욕주립대에서 음악제작테크놀로지를 전공했습니다. 보이지 않아도 컴퓨터 프로그램과 복잡한 음악프로그램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보이는 게 다는 아니잖아요. 화면을 보지 않고도 감성에 꼭 맞는 영화음악을 만들어내어 사람들을 훈훈하게 할 수 있다고 믿어요.”
 시각장애 학생에게 희망 안긴 김치국 교수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그는 음악하기를 원하는 시각장애 음악 영재들에게 일반 학생과 같은 수준의 음악교육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29살의 나이에 버클리 음대의 최연소 교수가 됐다.

“장애의 벽이 무너지고 꿈이 이루어지는 광경에 나도 감동을 합니다. 버클리 음대 로저 브라운 총장께서 나를 ‘정글을 혼자 헤치고 나와서 다른 이들을 이끌고 있는 시각장애 음악 영재들의 세르파’라고 부릅니다.”

그의 말처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시각장애인들에게 실용음악 분야의 모든 과정을 가르치는 강의실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변화시키고 장애의 벽을 허무는 기적의 인큐베이터로 불린다. 주변 사람들은 김 교수의 음악적 성취는 깊은 신앙심과 헌신을 다하는 가족,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성품과 도전정신으로 이룬 것이라 말한다.

“나의 부족함과 환경을 탓하기보다는 주어진 것에 감사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잃어버린 빛을 대신해 소리로 세상을 읽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어두움이 밀려오는 시골 툇마루에서 밤하늘의 별을 본다. 그 속에서 천재 화가 고흐의 삶을 생각한다. 문득 다양한 재질을 이용해서 밤하늘을 창의적으로 표현해 볼 수 있을까를 상상한다. 촛불을 켜고 그의 그림을 본다. 옆에는 색연필, 크레파스, 풀, 가위, 여러 종류의 종이가 있다. 가끔은 유명한 사람의 모습을 모방해 보는 것도 창의성을 키우는 데 괜찮은 방법이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보는데 많은 생각이 든다. 그는 진정 밤하늘을 바라보며 그림을 그렸을까? 그 순간 하늘에 그려진 것은 무엇인지 궁금해 그림에 더욱 몰두해 바라본다. 하늘에 그려진 별과 구름의 선 모양을 따라 손을 움직인다. 그는 왜 이런 색을 사용했을까? 그러자 밤하늘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밤하늘에 무엇을 그려 넣을지, 색감과 선은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본다.

“고흐의 작품은 아름다운 밤하늘을 보고 그린 그림이 아닙니다. 정신병원에서 갇혀 있는 고흐가 보았던 밤하늘을 애써 생각해 내며 그린 그림입니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추상적인 것도 있고, 특히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느껴집니다. 그의 마음에 담긴 밤을 창조하는 데 별이 흘러 내려 빛나고 있습니다. 단조롭지 않고 입체적이어서 좋습니다. 눈을 감고 나만의 느낌으로 별이 흐르는 나만의 밤을 그리고 싶어요. 누군가를 생각하며 그리움을 색칠하고 싶은 거죠. 내 기도, 내 노래, 내 사랑 다 담은 그림을 창조하고 싶어요.”

고흐가 입원했던 생레미 정신병원. 그는 과거 보았던 아름다운 밤하늘을 생각한다. 그 속에 자신의 마음을 포개어 붓을 든다. 마음의 우울함 대신 신비스러운 희망을 표현하고 싶다. 별들이 반짝이며 빛의 향연을 벌인다. 노란색의 별들과 달이 물결치듯 움직인다. 별과 달이 하늘을 가리며 물결치듯 움직이는데 왼쪽에서 사이프러스 나무가 불꽃처럼 솟아오른다. 남색 밤하늘에 노란색 별과 달이 강렬하게 빛나며 그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시인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생각하며 초롱초롱 빛나는 별을 보고 있습니다. 머리가 개운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때로는 우리 모두 복잡한 현실을 떠나 다른 세계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요. 별을 보면 어린 시절 그렸던 꿈과 저 언덕 너머 이상향이 떠오릅니다. 사람들은 별자리를 그리면서 아름답고 신비로운 이야기를 만들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음악을 만들기도 합니다. 길 잃은 누군가에게 별은 방향을 읽는 길잡이가 되어 줍니다. 마음이 아프고 상실감이 들 때는 별을 보고 소원을 빌어 봅니다. 별을 보며 상상력과 호기심에 무한 도전하려는 자세로 오늘도 한걸음 더 전진하고자 합니다.”

고흐의 마음이 우울했다고 하더라도 그는 아마 찬란함을 동경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 했을지도 모르겠다. 오리지널스의 작가 애덤 그랜트가 그랬듯이 아이디어는 자기 긍정성에서 올 수 있는데, 그의 마음이 당시 어떠했는지는 각자가 상상해볼 일이다. 여러 창의적인 사람들을 생각하며 아이디어가 넘치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일이 재미없을 수 있지만 즐거운 일을 하면 더 창의적이지 않을까? 그래서 마음이 즐거워진다면, 아이디어도 샘솟을 것 같다. 많은 조합품들을 생각하며, 때로는 생활의 발견은 지우개 달린 연필 같은 모습으로 다가온다.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 오는 많은 것이 그렇게 탄생했다.

김치국 교수가 제시하듯, 아이디어를 내는 일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문제에 답이 있다고 생각하고 계속 풀다 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수학 문제를 여러 방법으로 많이 풀다 보면 자기만의 해답이 나오기도 한다. 우리는 익숙함에서 자유롭지 않다. 타성에 젖어 시간을 보낸다. 틀에서 벗어나 무언가를 새로운 눈으로 볼 때, 그 기록을 종이에 계속 적어 나가는 연습을 할 때, 틀려도 좋다고 생각할 때 아이디어가 생길 수 있다. 물론 자유로움이 때로는 상상력을 제한한다. 때로는 절박함이 필요를 만들고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어쩌면 즐거움과 절박함 간의 조화가 중요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아이디어는 상상, 결합과 친하고 규격이나 익숙함보다 덜 친한 것은 확실해 보인다. 절박함의 다른 말은 집요함이다. 절박해지면 집요해질 수도 있다. 끝까지 문제를 풀어 보겠다는 집념이 어느 날 불쑥 재치로 튀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아이디어 내는 것은 문제 해결하는 일
수많은 영화에서 창의성을 발휘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나는 사실 어린아이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만약 내가 꿈이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나 자신이 아직 어린아이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가수 김건모의 서울의 달을 들어 보며 재즈와 창의성 간의 관계를 상상해 본다. 오늘 밤 바라본 저 달이 너무 처량해. 너도 나처럼 외로운 텅 빈 가슴 안고 사는구나. 텅 빈 방 안에 누워 이 생각 저런 생각에 기나긴 한숨 담배 연기 또 하루가 지나고…. 재즈의 천재인 마일스 데이비스, 듀크 엘링턴, 허비 행콕은 어떻게 멋진 음악을 만들어 갔을까? 신기한 것은 대가들은 본인의 곡뿐만 아니라 즉석에서 관객들과 호흡하며 즉흥적으로 멜로디를 만들어 연주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우리는 즉석에서 즉흥적으로 처음 듣는 멜로디를 연주하는 것이 음악인만의 타고난 재능인가 궁금해진다.

“재즈 연주와 관련해 흥미로운 게 있어요. 재즈 연주가들이 즉흥적으로 곡을 연주할 때 창의성은 극대화합니다. 반면 창의성을 저해하는 뇌 영역의 활성은 최소화합니다. 신기한 일이죠.”

재즈 연주자들이 즉석에서 연주할 때 전형적인 멜로디와 리듬의 규칙에서 벗어난다.

“그들의 특징을 유심히 살펴보세요. 대개 눈을 감고 연주합니다. 실로 경이적인 마음의 상태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전에는 들어본 적도 없으며 연주해본 적도 없는 음악을 완벽하게 자발적으로 쏟아내는 것입니다.”

재즈 연주자들이 즉흥연주를 할 때 뇌의 상태를 보여주는 일련의 실험이 있었다.

“사람들은 재즈 연주자의 즉흥연주를 듣고 누가 연주한 건지 알아요.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즉흥연주를 하기 때문이죠. 만약에 당신만의 스토리를 이야기하려고 한다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저해하는 정신 작용은 확 내려 작동을 멈추게 하세요. 물론 이를 재즈에 국한할 필요는 없죠. 사람들의 대화를 잘 들어 보세요. 지속적으로 즉흥적인 말을 하죠.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도 즉석에서 하는 경우도 많아요. 이런 방식의 창의성이 없다면 인간은 다른 종(種)보다 앞서서 진화하지 못했겠죠. 어느 화가가 그림을 그리면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즉흥성’이라고 말합니다. 그림은 생각나는 대로, 붓 가는 대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 매력적이죠.”

혹자는 집단 즉흥연주에서 협동적 창의성을 엿볼 수 있다고 한다. 여러 악기와 장르를 섞어내는 것만으로도 음악이 새롭게 된다는 것이다. 순서나 구성이 정해져 있지 않아 어떤 연주자가 어떤 형태의 연주에 참여할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즉흥성과 협동성에서 우리는 창의성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연주자들은 무대 위에서 작곡과 연주를 병행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이나 영감을 즉흥적으로 표현하고자 하지요, 서로의 연주에 주의를 기울이고 또 다른 변화를 더하는 장면들을 상상해 보세요. 그들은 즉흥성과 협동성을 생각하며 정교한 새로운 음악을 구성해내는 창의적인 음악을 위해 한 배를 탄 구성원들입니다. 각 연주자들은 자신의 생각을 토해냅니다. 다른 연주자들은 돌발 상황에 맞춰 자신의 소리를 역시 내고자 합니다. 연주자들 간 마음속 대화를 거치면서 연주는 새로움으로 탈바꿈되는 집단적 창조성을 제대로 갖추게 됩니다. 생각지도 못한 결과가 나오게 되지요. 이렇게 해서 연주자들은 협동적인 창의성을 실감하게 됩니다. 관객들도 덤으로 이전에 감히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창조적 행위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렇게 예술이 창조되는 과정이 우리 눈앞에 펼쳐집니다. 창의성은 우리에게 여러 장면으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협동 상황에서 서로 주고받는 유머나 노래하기, 허밍하는 것 등이 창의적 사고를 고양시킨다고 한다. 유연한 환경에서 여러 사람과 감정의 조화나 일치감을 가지려는 행위는 타성을 벗어날 수 있도록 사고를 자극시킨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문득 이런 결론에 도달한다. 사람이 자라면서 우리는 사회화 과정을 겪는다. 익숙함과 타성에 젖은 사람들은 창의성과 다른 규격화에 물든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멀리하고 어렸을 적 가졌던 원시적 창의성의 발로를 차단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재즈를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사람들은 혹시 어린아이의 마음을 가지고 사람들과 열린 마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스스럼없이 표현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아이디어의 빈곤에 시달릴 때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해 봄은 어떨까?

“일상에 지치고 똑같은 것을 반복할 때 단 하루만이라도 좋습니다. 잃어버린 성궤를 찾아가듯 모험심을 갖고 동심으로 돌아가 보세요. 어쩌면 우리는 우리 마음속에 머물렀다 사라진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는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에게 공통점이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그들은 자신의 일에서 ‘재미를 찾을 줄 안다’는 것입니다. 사실 아이디어의 원천은 재미에 있거든요. 이제 눈을 감고 잃어버렸던 원시성을 찾아가는 여행을 생각해 봅시다. 당신의 내면에서 잠자고 있던 ‘아이’를 끌어내 재미를 추구해 보세요. 길들여진 세상이 아니라 순수함이 묻은 본성을 회복해 보세요.”

우리는 자라면서 나와 관련된 분야와 그렇지 않은 분야로 경계를 나누며 고정관념을 형성한다. 그리고 사회화 과정을 통해 사회라는 울타리에 갇힌 사고의 틀 안에 자신을 묶어두고 어린아이의 본성과 대치한다. 마치 사회라는 울타리의 경계선을 넘지 않는 것이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에 창의적이기 어렵다. 어쩌면 창의성은 울타리란 경계를 무너뜨리고 어린아이들이 숨바꼭질 놀이하듯 동화해 되찾을 수 있는 것 아닐까? 수많은 영화를 통해 창의성을 발휘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이렇게 말한다.

“저는 사실 어린아이를 이해하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제가 꿈이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저 자신이 아직 어린아이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이의 마음으로 문제 봐야 창의적 질문 나와
포용과 화합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우리 사회는 편가르기가 심해지고 있다. 내 편과 네 편을 나누어 서로 비난하는 데 몰두하고 경쟁이 지상과제인 상황에서 창의란 단어는 그 범람만큼 고갈하고 있다. 어린아이의 마음은 순수하다. 때 묻은 평가, 경쟁, 보상이 난무하는 어른의 세계에서 사회의 타성에 젖은 우리의 지친 마음에 잠시 어린아이의 여백을 주면 어떨까? 너와 내가 다른 것이 틀리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아이같이 노니는 여유로움을 생각하면 혹시 창의성이 우리 곁에 찾아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아인슈타인은 어린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줄 안다면, 누두든지 물리학을 배울 수 있다고 했다.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문제를 바라본다면, 창의적인 질문이 나온다는 것이다. 바흐·모차르트·고흐·셰익스피어 등은 모두 완벽한 인격체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의 천재성을 차지하고라도 그들은 자신이 다루는 영역에서,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에서, 자기가 발을 디딘 세계에서 스스로를 획일성으로 규정 짓지 않았다. 때로는 어린아이처럼 미소지어 보자. 동심으로 돌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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