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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 게임 팬이라면 오늘부터 ‘입덕’

격투 게임 팬이라면 오늘부터 ‘입덕’

새 게임 ‘데드 오어 얼라이브6’, 싱글 플레이어 콘텐트 많고 튜토리얼 모드 풍부해 재미있지만 전작의 줄거리와 캐릭터 특성 모르면 맥락 알기 어려워
코에이 테크모는 DOA6가 아마추어 플레이어나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단순한 격투 시스템을 가졌다고 자랑한다. / 사진:KOEI TECMO
최근 격투 게임 ‘데드 오어 얼라이브(Dead or Alive·DOA)’ 시리즈의 제6편이 발매됐다. 사실 DOA 시리즈는 언제나 특정 틈새 팬들만 즐겼다. 나도 자라면서 이 시리즈의 첫 두 게임을 즐긴 기억이 난다. 오락실에서 또는 세가 드림캐스트로 DOA 게임을 했다. 하지만 ‘스트리트 파이터’ ‘모탈 컴뱃’ ‘철권’ 같은 격투 게임 대작들에 비해 특별히 돋보이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 DOA는 게임플레이의 강점보다는 지나치게 관능적인 여성 캐릭터 모델의 육감적인 몸매와 코스튬을 통해 명성을 쌓았다. 그러나 격투 게임 장르가 진화하고 있어 나는 코에이 테크모(배급사)와 팀 닌자(제작사)가 합작한 최신작 DOA6가 ‘스매시 얼티밋’ ‘소울칼리버6’ ‘드래곤볼 파이터즈’ 같은 최근의 인기 타이틀에 비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아보고 싶어 체험 플레이를 했다.

플레이스테이션(PS)4와 엑스박스원 용으로 우선 발매된 DOA6를 장시간 즐기면서 나처럼 이 시리즈를 한동안 외면했던 게이머에게도 게임플레이가 상당히 매력 있고 재미있다는 사실에 뜻밖의 발견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싱글 플레이어 모드가 많다는 것도 장점이다. 또 성적인 면을 강조하는 눈요기 요소가 여전하지만 그래도 이번엔 상당히 억제된 분위기다.

스토리는 ‘소울칼리버6’의 ‘소울 크로니클’과 비슷하게 연대표처럼 펼쳐진다. 그러나 구성이 다소 엉성한 면도 있다. 특정 캐릭터에 한정된 스토리는 흥미롭지만 연대표에 들어맞도록 서로 엮기가 어렵다. 연대표를 수직형이 아니라 수평으로 펼쳤더라면 그런 문제를 피할 수 있었을 듯하다.

그러나 이런 스토리텔링 방법으로 플레이어는 주된 줄거리를 따라가면서 곁가지로 떨어져 나와 새로운 캐릭터를 삽입하고 그들이 토너먼트에 참가하게 된 동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방식은 DOA 팬들에게 디에고와 니코 같은 새로운 캐릭터를 만날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익숙한 캐릭터들이 전편 이후 무엇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DOA 시리즈의 스토리를 추적하지 않은 나 같은 플레이어는 캐릭터들의 배경과 특성을 모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캐릭터에 관한 공부를 좀 하는 게 좋다. 스토리는 DOA5에 나왔던 수수께끼의 파이터 호노카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도아테크 코포레이션은 그녀를 뒤쫓는다. 호노카는 과거의 악당과 연결됐으며 닌자 클랜와 다른 코포레이션이 그녀를 구해야 한다.
사진:KOEI TECMO
플롯의 대부분이 시리즈의 전편들과 연계돼 있어 이 작품을 처음 접하면 게임을 하면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잘 모를 수 있다. 스토리 자체는 단순하다. 토너먼트는 이 캐릭터들을 한자리로 불러모으는 핑계일 뿐이다. 큰 문제는 없지만 맥락이 더 잘 설명되면 훨씬 재미를 느낄 수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판단할 때 DOA6를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싱글 플레이어 콘텐트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DOA 퀘스트 모드는 플레이어가 시간을 투자한 만큼 보상해준다. 이 모드는 세 가지 서로 다른 목표를 통과해야 하는 미션을 제시한다. 그 보상으로 각 파이터의 코스튬 각 부분이 제공된다. 게임의 기초 동작을 익히는 도구로서도 효과적이다. 선택할 수 있는 미션이 아주 많다. 하나씩 완수해 갈수록 목표 달성이 더 어려워진다.

또 아케이드 모드, 타임 어태크, 서바이벌 모드도 있다. 가상 대결로 기술을 테스트하면서 인공지능에 맞서는 연습을 많이 할 수 있는 수단이다. 서바이벌 모드가 특히 재미있다. 적들을 하나씩 제거하다보면 에너지가 ‘0’으로 바닥난다. 아쉬운 점은 다른 캐릭터가 격투장에 뛰어들면 프레임 속도가 떨어진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실제 플레이어를 상대로 싸울 때 격투 시스템의 깊이가 잘 드러난다. 인공지능은 가끔씩 벅찬 상대이기도 하지만 기술은 상당히 기본적이다. 공격과 반격 동작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콤보 기술을 익힌 다른 플레이어를 보면서 나도 좀 더 노력해 기술을 익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도 DOA6는 이 장르 중에서 가장 풍부한 튜토리얼(훈련) 모드를 제공한다. 정지된 인공지능과 자유플레이 훈련을 하거나 콤보 챌린지를 통해 좀 더 복잡한 기술을 익힐 수 있다. 각 챌린지는 캐릭터마다 다르며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필살기를 하나씩 보여준다. 인내심을 시험하듯이 지루한 면도 있지만 이런 튜토리얼 모드를 통해 기술을 익히고 나면 어쩐지 뿌듯하다.

이번 시리즈의 격투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페이탈 러시다. 스페셜 버튼을 눌러 손쉽게 콤보를 이어갈 수 있는 기술이다. 인공지능을 상대로 할 때는 공격적인 접근법이 최고다. 그러나 실제 플레이어와 온라인으로 대결할 때는 사정이 다르다. 방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코에이 테크모는 DOA가 아마추어 플레이어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단순한 격투 시스템을 가졌다고 자랑한다. 실제로 그렇다. 버튼을 신속히 두드릴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발차기와 펀치의 콤보를 잇따라 날리기 쉽다. 이 게임의 다른 격투 시스템도 새롭게 발전했다. 슬로모션 카메라, 무대 전환, 배경 상호작용도 사용이 가능하다. 주차된 차 안에 상대를 밀어넣고 ‘페이털 러시’를 사용해 만화 장면처럼 멋지게 공격을 퍼붓는 것이 아주 재미있다.

DOA 골수팬이라면 이번 6편을 매우 좋아할 것이다. 이전 작품에 새로운 캐릭터와 스토리가 추가됐고, 영화 같은 격투 기술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어서 더욱 흥미를 자극한다. 아마추어 플레이어도 공격 기술은 쉽게 익힐 수 있다. 그러나 온라인으로 다른 플레이어와 겨룰 때는 좀 더 방어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방어 기술을 익히려면 상당한 연습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DOA6는 격투 게임에서 내가 본 것 중 가장 풍부한 튜토리얼 모드를 제공한다. 아울러 싱글 플레이어 콘텐트도 아주 많다. 그러나 게임의 스토리 요소는 이 시리즈를 처음 경험하는 플레이어에게 상당히 불친절하다. 게임하면서 이야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완벽하게 파악하려면 과거의 게임과 캐릭터를 공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격투 게임 팬이라면 DOA6를 시도해도 후회하진 않을 것이다. 특히 이 시리즈의 팬이라면 이 게임은 필수다.

- 필립 마티네스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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