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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면 왜 세월이 빨리 갈까

나이 들면 왜 세월이 빨리 갈까

신경회로 커지고 복잡해지면서 정보처리 늦어져 갈수록 적은 이미지 받아들이기 때문
사진:GETTY IMAGES BANK
나이 들수록 시간이 더 빨리 간다고 느끼는가? 당연하다. 누구나 그렇게 느낀다. 최근 한 과학자가 그 현상의 배경 이론을 제시했다. 나이가 들면 우리 몸은 주변에서 받아들이는 정보를 더 늦게 처리한다고 미국 듀크대학의 애드리언 베잔 기계공학 교수가 설명했다. 그에 따라 우리는 어리거나 젊었을 때보다 주변에서 더 적은 이미지를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면서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간다는 느낌이 든다.

베잔 교수에 따르면 어떤 날이 평소보다 더 길다고 느껴지거나 늘 하는 일상적인 일보다 특이한 경험에 마음이 산만해지는 이유도 이 아이디어로 설명될 수 있다. 그는 학술지 유로피언 리뷰에 발표된 논문을 통해 우리 뇌는 객관적으로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과 똑같이 시간을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시계의 시간’과는 다른 ‘마음의 시간’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베잔 교수에 따르면 ‘마음의 시간’은 감각기관의 자극에 의해 입력되는 일련의 이미지(주변 환경의 모습)로 구성된다. 또 세월이 흐르면서 두 지점 사이의 눈 움직임을 얼마나 자주 겪는지도 달라지고 우리 몸의 크기와 몸 속의 정보처리 경로도 바뀐다. 신경과 신경세포망이 더 커지고 복잡해진다. 그에 따라 더 길고 오래된 경로로 신호가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주변의 이미지를 전부 다 인식하기가 더 어렵다.

베잔 교수는 “사람의 마음은 인식하는 이미지가 달라질 때 시간의 변화를 감지한다”고 설명했다. “현재가 과거와 다른 것은 누군가의 시계 때문이 아니라 마음의 인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어릴 때 하루가 더 길게 느껴지는 것은 어린 마음이 나이가 들었을 때보다 하루 동안 더 많은 이미지를 인식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어렸을 때 영원한 듯이 보였던 날들의 일을 많이 기억한다는 사실에 놀라는 경우가 많다. 그건 그들의 경험이 더 강렬했거나 더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당시 그 경험들이 지금보다 신속하게 처리됐기 때문이다.”

이 현상을 탐구한 과학자는 이전에도 있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생물학자 로버트 B. 소던은 45년 동안 하루 다섯 차례씩 자신의 시간 감각을 가늠했다. 심박수와 혈압을 측정하면서 1분의 길이를 추정하는 방식이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그의 일화적 실험은 시간이 흐르면서 1분 길이의 가늠이 점점 더 부정확해졌고 갈수록 시간이 더 빨리 흘러가는 듯했다는 것을 보여줬다.

‘왜곡된 시간: 시간 인식의 수수께끼 풀기’의 저자 클로디아 해먼드는 BBC 웹사이트 기고문에서 “그 이유 중 일부는 나이가 들면 신선한 경험이 적어지고 삶이 단조로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기 위해 새로운 기억의 수를 따진다. 따라서 우리 기억에서 별 일이 없었던 평범한 일주일은 그냥 휙 지나간 것 같아 시간이 줄어든다는 환상을 준다.” 그러면서 해먼드는 상당히 긍정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세월이 허무할 정도로 빨리 지나간다고 느끼지 않는 비결은 새롭고 신나는 경험으로 하루하루를 채우는 것이다.

- 캐슈미라 갠더 뉴스위크 기자

※ [뉴스위크 한국판 2019년 4월 8일자에 실린 기사를 전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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