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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철의 탐방 노트(1) 웹케시] 기업 핀테크 시장에서 독보적 영역 구축

[최준철의 탐방 노트(1) 웹케시] 기업 핀테크 시장에서 독보적 영역 구축

‘경리나라’ 성장성 호재에 주가 급등… 베트남·일본 등 해외 진출도 앞둬



주식 투자의 고수들은 늘 장기적인 시각에서 기업의 내재가치와 사업의 경쟁력에 주목하라고 강조한다. 공시자료·재무정보·뉴스 등으러 정보가 제한적인 개인투자자는 이런 점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전문 투자자들은 이처럼 ‘텍스트’로 알 수 없는 대목을 기업 탐방에서 어느 정도 파악한다. 그렇다면 투자의 고수들은 어떤 것을 묻고 확인할까. 기업 측의 답변을 어떻게 해석할까. 이를 조금이나마 엿보기 위해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와 함께 시장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또는 앞으로 관심을 가질 만한 기업을 직접 찾아가보기로 했다.
윤완수 웹케시 대표. / 사진:웹케시
최준철 대표의 첫 탐방 대상 기업은 기업용 핀테크 업체 웹케시다. 지난 2월 말 최준철 대표와 논의해 대상 기업을 선정했고, 3월 초, 기업 탐방을 요청했다. 일정 조율을 거쳐 실제 회사를 방문하기로 한 날은 4월 3일. 그런데 이 한 달 사이 웹케시의 주가는 3만550원(3월 5일)에서 4만9300원(4월 3일)으로 61% 올랐다. 그리고 4월 18일 이 회사 주가는 장중 6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취재 기간 동안 2배 가까이로 오른 셈이다. 애초에 웹케시를 선정한 것은 막 상장한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살펴보려는 의도였지만, 어느새 탐방의 성격이 급등한 주가를 해석하고 검증하는 것에 가까워졌다.
 한 달 사이 주가 2배 수준으로 급등
윤완수 웹케시 대표(오른쪽)의 기업 설명을 듣고 있는 최준철 VIP 투자자문 대표(왼쪽). / 사진:함승민 기자
웹케시는 공기업과 민간기업에 재무·회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업체다. 지난 1월 25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주요 상품은 금융사 시스템에 연결해 각 기업이 금융과 재무 관련 업무를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한 핀테크 서비스다. 보유한 계좌를 통합관리하고 송금, 급여 지급, 입금 확인 등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윤완수 웹케시 대표는 “기업 내부에 온라인 은행 점포를 설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상품은 고객 규모나 유형에 따라 나뉜다. 공공기관 대상의 ‘인하우스뱅크’, 중견·대기업 대상 ‘브랜치’, 중소기업 대상 ‘경리나라’가 있다.



최준철 대표(이하 최준철): 핀테크 관련 사업 역량을 어떻게 키워왔나.



윤완수 대표(이하 윤완수): 1990년대 후반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망이 열리면 온라인 금융에 기회가 있다고 봤다. 먼저 편의점 ATM기로 시작했다. 1999년 국내 최초로 편의점 ATM을 도입했다. 이 역시 근본은 온라인으로 연결된 금융시스템이다. 결국 자연스럽게 인터넷뱅킹, 특히 기업 인터넷뱅킹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지금은 ATM 사업에서는 철수했고 기업 간 거래(B2B) 핀테크에만 집중하고 있다.



최준철:

최대주주인 석창규 회장과의 관계는?




윤완수: 회사 설립 전에 같은 은행에서 일했다. 각각 전산부서(석 회장)와 기획부서(윤 대표)에 있었다. 석 회장이 회사를 만들면서 같이 해보자고 해서 합류했다.



최준철:

은행 등 금융사 망과 연결된 인프라가 회사의 핵심 역량이다. 그런데 은행 입장에서는 꼭 웹케시에게만 망을 열어줄 이유가 없지 않나. 다른 사업자가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은.




윤완수: 웹케시가 기업 인터넷뱅킹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다. 처음엔 고객사가 보유한 계좌의 은행마다 시스템을 따로 구축했다. 그러다 보니 기업에서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이들의 요구에 따라 은행이 문을 열어주고 통합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누군가 갑자기 나온다고 은행에서 쉽게 망을 열어주지는 않는다. 은행 측의 신뢰도 문제고, 기술적으로도 업력 없이 하루아침에 파악하기도 어려운 구조다. 전산적 자원관리(ERP) 업체들이 자사 시스템과 연동하기 위해 관심을 가졌을 수는 있겠지만, 이미 웹케시가 깔려 있는 상황에서 새로 진입하는 데 들이는 공에 비해 기대되는 소득이 적을 것이다.



최준철:

제품의 판매가격은 어떻게 책정하나.




윤완수: 상품 특성상 원가를 산정하기도 어렵고 시장의 가이드라인도 없기 때문에 정해진 기준이나 룰이 없다. 자체적으로 ‘이 정도가 적당하겠다’ 수준에서 가격을 제시한다.



최준철:

물가상승이나 독점권 등을 고려하면 가격 인상도 가능할 텐데.




윤완수: 인하우스뱅크의 경우 오래된 고객사에게 가격 인상을 조금씩 요구하고 있다. 다만, 고객사 입장에선 저항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최근엔 부가기능 설치를 권하는 식으로 접근한다. 글로벌계좌 통합조회 같은 새로운 옵션 서비스를 탑재하면서 사용료를 더 받는 형태다.



최준철:

추정되는 잠재 고객은 여전히 많은데 인하우스뱅크 고객 증가율은 다소 정체됐다. 더 이상 침투가 어려운 건가.




윤완수: 인하우스뱅크 잠재 수요를 3000개 정도로 본다. 지금 우리가 400개 정도 들어가 있다. 남은 수요의 핵심은 규모가 큰 기업들이다. 그런데 이들 중 많은 수가 중견기업에게 적합한 브랜치를 사용하고 있다. 대형 세단을 타야 할 곳이 중형차를 타고 있는 셈이다. 지금 이들을 인하우스뱅크로 전환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준철:

그 영업은 어떤 방식으로 하는가.




윤완수: 기존 고객을 관리하고 신규 고객 대상으로 안내를 하는 컨설턴트가 70명 정도 있다. 적극적으로 영업을 뛴다기보다는 기존 고객사들의 케이스를 정리해서 관련 부서에 전달해놓으면 필요가 있는 업체에서 연락이 오는 편이다.



최준철:

브랜치는 은행에서 기업 측에 설치를 권하기도 한다고 했는데. 비중이 얼마나 되나.




윤완수: 90% 정도는 은행에서 팔아준다. 10%는 ERP 업체를 통한 판매다. 사실상 이들이 영업을 해주는 셈이다.
 B2B 핀테크 사업만 남기고 계열 분리


최준철:

그럴 경우 수익 배분은 어떻게 하나.


수익을 나누진 않는다. 은행이나 ERP 업체가 우리 상품을 권하는 것은 더 편리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자사에 묶어 두는 효과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세탁기’라는 제품을 판매하고, 우리는 별도로 세탁기에 연결된 ‘수도 사용료’로 수익을 낸다고 보면 된다. 단, 경리나라는 은행이 판매하면 15% 정도의 수수료를 제공한다.



최준철:

최근 경리나라가 시장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제품의 경쟁 상대는.




윤완수: 제품 성격이나 대상을 봤을 때 기존 제품과 시장이 다르다. 경리나라 대상 고객이 30인 이하 사업자다. 더존의 ‘위하고’ 같은 솔루션이 있지만, 종합적인 경영관리 포털의 성격이 짙다. 경리나라는 딱 중소기업의 경리가 영수증 주고받고. 기록하고. 장부 만들고. 돈 주고받는 업무를 처리하는 기능만 간결하게 넣었다. 온라인금융에 연결된다는 점에서 ‘얼마예요’ ‘이카운트’ 같은 경리 소프트웨어와도 결이 약간 다르다.



최준철:

최근 몇년 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정체된 모습인데.




윤완수: 사업 구조조정을 했다. 핵심이 되는 B2B 핀테크 사업만 남기고 다른 사업은 철수하거나 스핀아웃 했다. 각자 성격이 맞는 계열사로 인력과 사업을 재배치했다.



최준철:

비즈플레이가 웹케시 계열사다. 영수증 처리 서비스는 웹케시의 다른 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보이는데 굳이 별도 법인화한 이유는.




윤완수: 우리는 영역이 다르다고 봤다. 비즈플레이는 실제 돈이 오가는 ‘금융’보다는 ‘경영관리 툴’에 가깝다.



최준철:

공모자금으로 일본·베트남에 진출한다고 했다. 선언적인 표현인가.




윤완수: 실제로 하고 있다. 올 7월부터 베트남에 브랜치 상품이 보급된다. 글로벌용 경리나라도 개발 중이다. 빠르면 내년 초 3개 국가에 진출한다.



최준철:

앞서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은행 망에 연결된 인프라가 주요 역량이라고 했다. 그런데 해외에서는 이런 구조가 어렵지 않나.




윤완수: 현지 은행을 바로 뚫는 것이 아니라 현지에 진출한 국내 은행을 교두보로 넓혀갈 계획이다. 베트남 은행의 계좌는 스크래핑으로 조회하고 결제는 국내 은행 계좌를 통해 하는 방식이다. 또 베트남에 한국 기업이 많다. 국내에서 이미 우리 시스템을 쓰고 있는 기업들이다. 이들이 기본 수요가 된다.
 기존 제품에 무게 두고 해외 진출 노려


최준철:

제품 출시보다는 글로벌 진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나.




윤완수: 그렇다. 기존 제품을 잘 팔고 업그레이드를 통해 품질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직원들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내고 있고 웹케시의 기술과 금융 배경지식이면 금방 새로운 사업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당장은 기존 제품에 충실할 계획이다.
 [박스기사] 최준철 대표가 본 웹케시 투자 포인트 - 성장동력 충분하지만 주가에 반영
창업 멤버인 대표이사가 직접 제품과 역사를 설명해줘서 이해에 큰 도움이 됐다.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자부심과 성장에 대한 확신이 느껴진다. 금융서비스의 특성상 진입장벽이 있는 사업인 것으로 판단된다. 고객 만족도 제고를 위해 소비자의 요구를 계속 제품에 반영해서 발전시켜 나가는 점이 인상적이다. 상장 후에도 무리하지 않고 차근차근 사업 영역을 다져 나가는 점도 긍정적이다. 인하우스뱅크와 브랜치가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가운데 경리나라가 성장동력이 될 것이지만, 아쉽게도 상장 후 주가 급등으로 장밋빛 전망이 단기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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