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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끓이는 스타벅스 실험실

혁신을 끓이는 스타벅스 실험실

케빈 존슨 CEO, 트라이어 센터에서 아이디어를 100일 만에 실용화하도록 독려해
케빈 존슨 스타벅스 CEO(왼쪽)가 트라이어 센터에서 우유 분배 시스템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사진:STARBUCKS
스타벅스가 직면하는 혁신 압력은 엄청나다. 맞다, 스타벅스 고객은 매년 펌프킨 스파이스 라테나 스모어 프라푸치노 같은 계절적 인기품목의 복귀를 고대한다. 하지만 그들이 흥미를 끄는 신제품을 내놓지 못하면 지출을 줄이거나 나아가 발길을 끊는 고객이 생길 수도 있다.

스타벅스 CEO 케빈 존슨가 혁신에 관한 한 혹독하게 몰아붙이는 까닭이다. 그는 아이디어를 100일 만에 실용화해야 한다고 믿는다. 트라이어 센터의 직원들에게 큰 기회와 동시에 상당한 압박감을 주는 수준의 절박함이다. 트라이어 센터는 한 블로그 포스트에 따르면 ‘온갖 취향의 혁신을 위한 스타벅스의 비밀 모래상자’(제약 없이 맘껏 아이디어를 시험하는 장소)다.

지난해 11월 조용히 문을 연 트라이어 센터에선 130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진행돼 그중 수십 건이 결실을 보아 스타벅스 매장으로 넘어갔다. 새 음료 레시피 개발을 위한 테스트 주방을 뛰어넘어 “실험실·디자인회사 그리고 닷컴 스타트업의 혼합”이다. 회사가 제품부터 절차, 매장 디자인까지 모든 요소를 체계적으로 혁신할 수 있도록 조직됐다.

존슨 CEO는 직원(그리고 심지어 최고 경영진)들이 트라이어 센터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기 원하지만 기발함이나 변화 자체가 목적이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스타벅스 매장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아이디어를 원한다. 그는 한 블로그 포스트에서 ‘우리는 새 아이디어를 포용하며 우리 고객과 직결되고 파트너들에게 영감을 주고 우리 사업에 의미 있는 방식으로 혁신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센터의 실제 구조는 상당히 많은 혁신적 사고를 포함한다. “이동 가능한 골판지 벽과 바퀴 달린 실물 매장 구성요소”로 이뤄져 신속히 재배열할 수 있다. 실물과 같은 드라이브스루(차를 탄 채로 이용하는) 창구도 있다. 존슨 CEO는 “나는 트라이어 센터를 스타벅스에서 새로운 작업방식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본다”고 말했다. “규모와 복잡성은 스피드의 적이 될 수 있다. 우리는 2년 전 작업방식을 바꿔야 더 민첩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제품개발이 센터의 중요한 목표지만 개발팀들은 과정에도 초점을 맞춘다. 고객의 주문에 더 빨리 더 정확하게 대응하는 방안을 새로운 음료 제조법과 함께 시험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중역으로 15년간 근무한 존슨 CEO는 “사람들은 ‘IT 전문가가 어떻게 커피 회사를 운영하게 됐냐’고 묻는다”며 “그러나 IT 업계에선 혁신 또는 쇄신하지 않으면 뒤떨어진다”고 말했다.

트라이어 센터는 의도적으로 아이디어가 회사의 나머지 조직과 독립적으로 개발되는 폐쇄형 공간 형태를 피했다. 직원은 회사 전체에서 선발되며 여기 속한 바리스타들은 시간을 쪼개 이 혁신 허브와 매장 카운터 양쪽에서 일한다. 이런 접근법에서 고객에게 친숙한 몇 가지 아이디어가 나왔다. 예컨대 트라이어 센터에서 파견된 매장 직원들은 모든 매장에 설치할 수 있는 더 소형의 니트로 콜드 브루 시스템의 개발을 도왔다. 바리스타들도 크게 히트한 음료 클라우드 마키아토 개발을 도왔다. 그리고 디지털 구성요소 덕분에 세계 각지의 직원들도 기여할 수 있다. 기존 프로젝트에 투표하고 제안하고 새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테스트 주방은 새롭지 않지만 스타벅스는 그 개념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인기 많은 아이디어를 널리 모방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 시장에서 항상 한발 앞서가려면 중단 없이 다음의 성공적인 아이디어를 모색하는 방법뿐이다. 따라서 존슨 CEO 같은 IT 업계 베테랑의 첫인상은 커피 회사 경영자로 최적임자는 아닌 듯해 보일지 몰라도 그의 접근법은 고객이 주문한 그대로인 듯하다.

- 대니얼 클라인 모틀리 풀 기자



※ [이 기사는 금융정보 사이트 모틀리풀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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