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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의 중국 인민해방군 커넥션?

화웨이의 중국 인민해방군 커넥션?

“직원 이력서에서 밀착 관계” 확인한 연구 결과 나와… 화웨이 측은 근거 없는 추측이라고 반박
지난 6월 말 열린 이동통신박람회 ‘MWC 상하이 2019’의 화웨이관.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장비에 ‘백도어’를 설치해 정보를 훔쳤다고 주장했다. / 사진:AP/YONHAP
미국이 보안 문제에 우려를 표명하며 중국의 5G 네트워크 장비 업체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사실은 잘 알려졌다. 이제 새 연구에서 화웨이 직원들이 중국의 군·정보기관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라는 주장이 나왔다.

베트남 풀브라이트대학의 크리스토퍼 볼딩 교수가 영국 싱크탱크인 헨리 잭슨 소사이어티와 함께 실시한 이 연구는 화웨이 직원이 중국의 군과 정보기관에서 일한다는 최소한 3가지 확실한 사례를 추적했다. 연구팀은 화웨이 직원 2만5000명 이상의 이력서를 검토한 결과 “기술직 다수가 첩보 수집이나 군사 활동과 밀접하게 관련된 일을 한 경력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이동통신 네트워크 장비에 ‘백도어’를 설치해 정보를 훔쳐 중국 정부에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백도어’는 정상적인 보안 통제와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컴퓨터와 암호 시스템 등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불법 장치를 가리킨다. 또 화웨이는 스마트폰 제조사로서도 잘 알려졌다(화웨이 P20 스마트폰으로 상당한 시점 점유율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인터넷에 유출된 채용 전문 업체들의 데이터에서 이력서를 확보해 분석한 다음 화웨이와 중국 군·정보기관의 커넥션 의혹이 강한 한 가지 특정 사례를 제시했다. 그 이력서는 해당 인물이 화웨이 직원인 동시에 중국 인민해방군이 운영하는 군사대학에서 교수와 연구원을 겸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볼딩 교수는 이 직원이 인민해방군에서 우주전, 사이버전, 전자전을 담당하는 핵심 집단 소속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이력서는 해당 화웨이 직원이 첩보와 방첩 활동을 담당하는 정부 기관에서 파견된 인원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볼딩 교수는 연구팀이 검토한 이력서에서 ‘백도어’라는 단어는 찾을 수 없었지만 “그런 일반적인 행동을 시사하는 기술 용어가 많았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대변인을 통해 그런 주장을 단호히 부인하며 “볼딩 교수가 말하는 소위 ‘화웨이 직원 이력서’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 발행된 모든 정보의 진실성도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디지털 세계에서 사이버 보안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화웨이의 투명성에 관해 전문적이고 사실에 근거한 보도를 환영한다. 앞으로 모든 연구 보고서는 결론을 도출할 때 근거 없는 추측을 배제하기 바란다. 또 볼딩 교수가 사용한 ‘믿는다’ ‘추론한다’ ‘배제할 수 없다’ 같은 추측성 진술도 삼가기 바란다.”

볼딩 교수는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화웨이 직원이 중국의 첩보 수집과 전자전 관련 기관에서도 일한다면 중국 정부의 지시를 받거나 정부에 협력할 것”이라며 “그 점이 크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 회장도 군 이력이 있다. 그가 인민해방군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다는 사실이 화웨이와 중국 정부의 커넥션 의혹을 샀다.

한편 영국 통신사 보다폰은 이탈리아 사업을 위해 화웨이에서 납품받은 장비에서 ‘백도어’를 발견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보다폰의 2009~2012년 보안 보고서를 인용하며 화웨이 장비의 소프트웨어에서 이탈리아의 수백만 가구와 기업체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선 네트워크에 무단으로 접속할 수 있는 숨겨진 ‘백도어’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는 그런 장치가 들어 있는 화웨이 장비를 사용한다면 중국 정부의 자유로운 스파이 행위를 허용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 칼리안 쿠마르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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