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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철의 탐방 노트(2) 나스미디어] 미디어렙 부동의 1위, 글로벌 플랫폼 사업 집중

[최준철의 탐방 노트(2) 나스미디어] 미디어렙 부동의 1위, 글로벌 플랫폼 사업 집중

기술·다각화 등에서 경쟁사와 격차… 지난해 실적 주춤해 밸류에이션 합리적 수준
정기호 나스미디어 대표이사. / 사진 : 나스미디어
디지털 광고시장이 전통매체 광고시장을 대체하며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수혜주로 포털 등 디지털미디어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이미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돼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사업 부문을 보유하고 있어 판단이 쉽지 않다.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는 두 번째 탐방 대상 기업을 미디어대행사 나스미디어로 선정했다. 나스미디어는 디지털 광고에 특화된 미디어대행사(미디어렙)로 디지털 광고시장의 성장과 궤를 같이할 수 있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미디어렙은 광고주가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데 최적의 미디어와 광고상품을 큐레이션하고 광고 집행을 최적화하는 일을 맡는다. 인터넷 광고기술의 발전으로 데이터를 이용한 다양한 타깃팅 방법이 가능해지며 미디어렙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나스미디어는 2000년에 설립돼 현재 취급고 5000억원을 넘어선 업계 최대 회사다. 2008년 KT가 인수했고, 2013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다만 광고대행사와 매체를 연결하는 독특한 위치 때문에 사업모델이 생소하다는 한계가 있다. 기업탐방을 통해 사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도모함과 동시에 전망을 가늠해보고자 했다.



최준철 대표(이하 최준철):
나스미디어라는 기업이 생소할 수 있겠다.



정기호 대표(이하 정기호):
나스미디어는 2000년 미국의 글로벌 미디어렙 더블클릭과 조인트벤처를 하면서 더블클릭미디어코리아로 설립됐다. 더블클릭 컨트리 매니저로 근무하다가 한국지사를 인수해 2002년 나스미디어로 사명을 바꿨다. 인터넷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였지만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더블클릭도 미디어 비즈니스를 계속 유지하기 어려워 전 세계 비즈니스를 로컬회사에 매각한 시기였다. 나스미디어는 출범 후 초기 더블클릭 솔루션을 일정 기간 사용했지만 2~3년의 개발 과정을 거쳐 대체 기술을 개발해 라이선스 피(fee)를 없앴다. ‘춘추전국시대’ 포털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많이 하며 성장했다. 2000년에 출입고가 30억원 정도였는데, 올해 5000억원 정도 된다. 이후 2008년엔 KT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KT 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현재 사업다각화에 힘쓰고 있으며 태국과 일본 등지에서 글로벌 사업도 추진 중이다.



최준철:
디지털 광고 산업이 성장하는 가운데 시장 환경은 급격히 변해왔다. 어떻게 의사결정을 해왔나.



정기호:
변화의 한가운데 서있는 게 우리 업종이다. 2000년대 초반에는 PC인터넷이 대부분이었다. 당시에는 DA(디스플레이 광고)만 했었다. 다만 DA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항상 느끼고 있었다.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투자를 유치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KT의 투자 유치를 발판으로 2013년 모바일플랫폼 사업을 시작했고 2016년에는 플레이디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확장을 위해 태국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왔다.
 KT와 KT 계열사의 다양한 고객 데이터 활용


최준철:
나스미디어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정기호:
DA시장에선 나스미디어가 넘버원이고, SA에선 플레이디가 넘버원이다. 두 회사를 합치면 올해 출입고가 1조원 정도 된다. 전체 광고시장이 10~11조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고 보긴 어렵다. 독립대행사로서 디지털만으로 1조원에 가까운 출입고를 가지고 데이터를 축적시키고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가진 최대 장점이다.



최준철:
KT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계열 편입된 이유는 무엇인가. 대주주 지위를 포기하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정기호:
이 회사가 지속 성장하려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하고 그러려면 외부 자본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여겼다. 당시 IPTV가 막 태동하는 시기였기 때문에 사업 확대의 기회도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온라인뿐 아니라 IPTV, 디지털OOH광고까지 사업을 확대할 수 있게 돼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최준철:
KT에 인수된 후 아직 특별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정기호:
KT의 계열사로서 IPTV, 디지털 OOH광고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 KT와 KT 계열사가 보유한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모바일 광고와 연계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해나갈 방침이다. 또 증강현실(AR)·가상현실(VR)·5G·홀로그램 등 미래형 광고를 개척하는 것에서도 앞서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4차 산업혁명에 더 근접할 수 있는 광고 형태는 KT와 함께 계속 개발하고 있다.



최준철:
지난해 DA부문에서 매출이 줄어든 이유는 무엇인가.



정기호:
온라인 DA 부문은 PC와 모바일을 합쳐서 보고 있다. 모바일이 성장하기 때문에 유지 이상은 하고 있다. 올해도 성장을 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약간의 매출 감소가 있었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으로 광고주들의 광고 여력이 줄어든 영향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DA 부문은 시장환경 변화에 따라 어려움은 있겠지만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본다.



최준철:
DA 생태계는 바뀌지 않을까.



정기호:
그럴 가능성은 항상 있다. 많은 매체가 결국 리얼타임 비딩으로 갈 것이다. 궁극적으로 광고주와 자신들만 살아남는 생태계를 만들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고주 아이템만 있으면 시안도 자동화하고 캠페인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소수의 매체가 글로벌 시장을 독점해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로컬 업체들이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행스럽다.



최준철:
최근 유튜브가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현재 포지션은 만족스러운가.



정기호:
우리나라에서 유튜브를 통한 광고집행을 가장 많이 중개하는 것이 나스미디어다. 광고주의 입장에서 비용 효율 등을 고려하면 경험이 많은 미디어렙을 통한 집행이 훨씬 나을 것이다. 유튜브가 대형화되는 현재 상황은 리스크이자 기회다. 유튜브만 커지는 것보다는 다양한 플랫폼이 공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매체의 영향력은 언제고 변해갈 것이다. 미디어 변화, 환경 변화를 잘 타고 넘어가는 것이 우리의 업이기 때문에 항상 미디어 트렌드에 집중하고 있다.



최준철:
사람이 많이 필요한 비즈니스를 하기 때문에 매출이 늘면 비용도 늘어난다. 어떻게 보면 남들이 하기 싫은 것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정기호:
그래서 자동화에 더 관심이 많다. 플랫폼을 만든다고 하면 네이버·카카오·구글·페이스북을 각각 자동화하는 게 아니라 통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방식이 있을 것이다. 현재 기획하는 단계에 있다. 우리도 차세대 플랫폼은 자동화 시스템을 탑재해 광고 캠페인 자체를 사람 손이 좀 덜 가도록 하는 방법을 찾겠다. 그런 것을 찾는 노력은 태국법인에서도 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과 플랫폼을 모두 연동시키며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최준철:
앞으로의 성장 전략을 말해달라.



정기호:
플랫폼 글로벌화에 핵심을 맞추고 있다. 우리 회사의 플랫폼인 애드믹서와 엔스위치는 태국·일본 등에도 판매한다. 특히 태국에서는 로컬 플레이어들과 접점을 가져가며 투자나 확장 가능성 등을 보고 있다. 태국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로 확장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우리 기술력이 일본에 뒤지지 않는다. 일본 시장을 공부하면서 우리 플랫폼으로 승산이 있을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글로벌 진출을 하며 우리 플랫폼 수준이 상당히 올라와 있다고 느꼈다. 외국에서 경쟁력을 인정 받고 수상도 했다. 결국 꾸준한 고도화가 중요하다. 인수합병도 항상 열려있다. 여러 방면으로 검토도 하고 있다. 하지만 M&A는 일방적이어선 안 된다. 서로의 요구가 맞아야 한다.
 태국 거점으로 동남아시장 공략
정기호 나스미디어 대표(왼쪽)의 기업 설명을 듣고 있는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 / 사진:최윤신 기자


최준철:
가장 큰 위협 요인이나 리스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기호:
리스크는 태생적으로 항상 가지고 있다. 현재 환경적으로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일본과의 관계 악화 등으로 광고 시장이 위축되는 것이 가장 큰 리스크다. 경쟁 관계에서 오는 리스크도 있다. 수많은 회사가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20년 동안 미디어렙을 운영하며 변화에 잘 대응해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한 이해를 높여가면서 관계를 가져가면 된다고 본다. 축적된 자본, 기술, 플랫폼 어떤 면에서든 앞서 있기 때문에 자신감은 충분하다.



최준철:
자회사 플레이디 상장계획은?



정기호:
플레이디는 올해도 성장을 하고 있다. 다만 현금성 자산이 부족한 편이다. 회사가 커지려면 자금 운용이 원활해야 하는데, 자금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 또 플레이디도 글로벌 진출하려고 하는데, 이를 위해서도 자금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데 상장회사라면 신뢰도나 인지도 면에서 좋다. 상장하면 당연히 지분이 희석되는 부분이 있다. 구주매출 비중을 잘 설정하는 게 중요할 것이다. 올해 안에 상장 준비를 모두 마칠 계획이다.
 [박스기사] 최준철 대표가 본 나스미디어 투자 포인트 - 성장성 큰 산업…장기투자 가능
창업자 겸 CEO가 디지털 광고의 역사와 함께한 전문가라 업계 현황과 산업 흐름에 대한 탁월한 식견을 가지고 있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라 할 수 없지만 여러 디지털 매체에 걸쳐 범위를 다각화하면서 적극적인 기술 개발로 플랫폼을 개발 및 적용해 경쟁력 격차를 유지하는 부분에 신뢰가 간다. 2018년에 전년 대비 실적이 주춤한 결과 주가가 고점 대비 크게 하락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합리적인 수준에 있는 만큼 산업의 성장성과 업계 내 위치를 믿고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가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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