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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홍콩 사태 수수방관해선 안 된다”

“미국은 홍콩 사태 수수방관해선 안 된다”

민주주의 공격하면 반드시 대가 치러야 한다고 경고하고 주민의 자유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 취해야
지난 8월 18일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 세워진 ‘민주여신상’ 부근으로 시위대가 집결했다. 이 여신상은 노란 헬멧과 방독면을 쓰고, 손목에는 수갑을 찼다. 같은 날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 앞 라파이예트 광장에도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였다(오른쪽 사진). / 사진:AP/YONHAP
지난 두어 달 동안 우리는 홍콩 주민이 갈수록 커지는 전체주의 위협에 맞서 분연히 일어서는 모습을 지켜봤다. 처음엔 홍콩에서 범죄인을 중국 본토로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법(일명 ‘송환법’) 제정에 반대하는 시위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홍콩 주민의 자유와 자치권 보장을 요구하는 거대한 운동으로 진화했다.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이 1997년 중국에 반환될 때 주민에게 자유와 자치권을 보장하기로 한 약속을 홍콩 정부(현재는 대부분 중국 공산당이 지배한다)가 지킬 것을 요구하는 운동이다.

지난 6월 이래 주말마다 홍콩의 시위자들은 거리를 가득 메웠다. 체포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 숨쉬기조차 어렵게 하는 최루가스, 고무탄에 맞는 고통, 마스크를 쓰고 곤봉을 든 괴한들의 ‘백색 테러’에도 그들은 굴하지 않고 꿋꿋이 맞섰다. 중국군 탱크가 홍콩과 중국 본토의 경계선에 줄지어 서 있는 동안에도 시위자들은 미국 국기를 흔들며 미국 국가를 불렀다. 그들은 중국 당국의 강경 진압 위협에도 여전히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이 홍콩 시위가 어떻게 결말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미국과 자유 세계가 홍콩을 예의주시한다는 사실이다. 만약 홍콩 주민에게 약속된 자유와 권리를 전체주의 독재 정권이 말살한다면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그에 따르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홍콩 시위는 송환법 반대만이 아니라 홍콩 주민을 압제와 폭정으로부터 보호하고, 점점 커지는 전체주의 영향력을 저지하기 위한 필사적인 몸부림이다.

중국 공산당이 홍콩 문제에 간섭하려는 것은 전체주의 정권이 권력을 확대하려는 계획의 일부다. 내가 곧 발간될 저서 ‘트럼프 대 중국: 미국의 최대 도전(Trump Versus China: America’s Greatest Challenge)’에서 논하듯이 중국 공산당은 세계 곳곳에서 미국의 이익과 안보, 가치를 위협하는 행동을 취하고 있다. 이 위협을 잘 막아내기 위해선 미국인의 단합된 대응이 필수적이다.

다행히 미국의 현 지도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홍콩 시위의 폭력적인 진압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도 “미국은 자유를 굳건히 지지한다. 미국은 홍콩 시위대에 찬성한다”고 동의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 의회는 희망 있고 자유롭고 민주적인 미래를 누릴 권리를 요구하는 홍콩 주민들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미국은 중국 정부의 공권력 남용에 반대하는 홍콩 주민의 뜻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미국 국민도 공산당이 지배하고 전체주의를 지향하는 중국 정부가 미국에 도전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퓨 리서치 센터의 최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은 중국 공산당의 행동을 갈수록 회의적으로 바라본다. 이번 조사 응답자의 60%가 중국을 호의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설문이 제시된 지난 14년 동안의 조사 중에서 비호의적인 답변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중국 공산당의 전술에 대한 미국인의 반대가 커지면서 이제 미국 정부와 업계 지도자는 다음과 같은 불편한 질문을 하고 그에 답해야 할 때가 됐다.

* 중국이 주도하는 해킹으로 연간 약 3600억 달러의 지적 재산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데도 미국 업계는 주가 하락의 우려 때문에 중국의 그런 행동을 앞으로도 계속 못 본 체할 것인가?

* 미국 대학은 재정 지원이 끊어질까 두려워 미국 캠퍼스에서 공자학원을 통해 중국 공산당의 선전이 전파되는 것을 계속 무시할 수 있을까?

* 미국의 국방 관리들은 더욱 효율적인 전략과 전술을 위해 기존의 기술과 무기를 과감하게 퇴역시킬 수 있을까?

* 미국 정부와 민간 부문 지도자들은 중국이 제기하는 이런 위협에 맞서기 위해 근시안적인 파당 정치와 개인적 이익을 포기할 수 있을까?

트럼프 정부는 지금까지 중국 공산당의 공격적인 전술에 맞서 강경한 자세를 견지했다. 하지만 이 도전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 사실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그렇다고 홍콩을 둘러싼 문제에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물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그 외에도 중국 지도부가 자신의 나쁜 행동을 후회하도록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많을 수 있다.

이제 미국은 중국 정부에 확실한 메시지를 전하고 홍콩 주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존할 기회를 가졌다. 먼저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의 미국 의회 통과가 그 첫걸음이 될 수 있다. 크리스토퍼 스미스 하원의원과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도입한 이 법안은 홍콩 주민의 자유·인권 억압에 대한 책임을 홍콩과 중국의 관리들이 져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은 홍콩 주민과 그들이 지키려는 자유의 유산을 반드시 지지해야 한다. 홍콩 주민의 자유를 박탈하려는 중국 공산당의 시도에 맞서 미국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도 중국의 공격을 막아내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 뉴트 깅리치



※ [필자는 1995~99년 미국 하원의장을 지냈다. 현재 팟캐스트 ‘뉴트의 세계(Newt’s World)’를 진행하며, ‘트럼프 이해하기(Understanding Trump)’와 ‘트럼프의 미국: 우리 나라의 위대한 재기에 관한 진실(Trump’s America: The Truth About Our Nation’s Great Comeback)’ 등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의 저자다. 이 글의 내용은 필자의 개인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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