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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경험이 내 안의 창업욕구 깨웠다

왕따 경험이 내 안의 창업욕구 깨웠다

과거에 나를 무시하거나 의심했던 모든 사람에게 나 자신을 증명하려는 욕구 불러일으켜
세계의 가장 위대한 기업가들을 경쟁자들과 차별화하고 그들이 성공을 향해 노력하게 만드는 습관·경험 그리고 동기부여 요인은 무엇인가? / 사진:RANDY GINSBURG
나는 왕따를 당했다. 기사나 책에 그에 관해 쓰기는커녕 인정할 수 있게 되기까지 여러 해가 걸렸다. 내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시절 중 하나였지만 또한 나의 성장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촉매제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런 촉매제가 없었다면 나 자신을 표현하지도 또는 창업활동에 대한 내 적성을 발견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창업능력이 후천적 학습이냐 아니면 타고난 특성이냐를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나는 두 가지가 합쳐진 것이라고 본다. 나는 항상 빈손으로 돈 되는 기회를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레몬 음료 가판대, 남의 집 마당 눈 치우기 알바, 할인 아이폰 코드 되팔기 등등. 고등학생 땐 고급 수집품 운동화 매매·교환을 3년 만에 수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성공적인 사업으로 키웠다.

뉴욕의 패션공과대학에서 패션 벤처창업과 머천다이징 강좌를 수강한 뒤 직접 의류를 개발해 친구와 가족들에게 특별 사이즈 제품을 판매했다. 이처럼 뭔가를 배워 사업을 차리려는 욕구는 타고난 듯하다. 그러나 그것은 창업 방정식의 한 측면일 뿐이다.

둘째는 지도자로서 기업가의 형성이다. 초기 자본조달 설명회에선 투자자들이 아이디어보다 창업자들을 더 믿는다는 말을 흔히 듣는다. 회사를 창업할 때 브랜드·제품·사람에 배어 있는 가치와 윤리의 집합에 따라 작동하는 문화도 같이 만들어진다. 이 같은 문화는 기업가 자신의 여정에서 맞닥뜨리는 온갖 상황(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에서 파생된다. 이 부분은 후천적이다.

지난 수년간 이런 방정식의 두 번째 부분에 큰 흥미를 갖게 됐다. 세계의 가장 위대한 기업가들을 경쟁자들과 차별화하고 그들이 계속 성공을 향해 분투하고 노력하게 만드는 습관·경험 그리고 동기부여 요인은 무엇인가?

지난 6월 나는 다양한 직업과 지위를 가진 신흥 기업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주말 동안 인맥형성·학습·협력을 하도록 설계된 권위 있는 행사인 ‘넥스트 젠 서밋’에 참석했다. 경이로운 인물들을 아주 많이 만났더니 영감이 샘솟았다. 내가 만난 사람마다 제각기 자신의 노력 저변의 남다른 스토리와 원동력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창업활동에 대한 내 열정의 바탕을 이루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나는 한동안 이 문제를 곰곰이 생각한 뒤 충격적인 결론에 도달했다. 내가 기억하는 한 내게는 언제나 창조하려는 욕구가 있었지만 또한 과거에 나를 무시하거나 의심했던 모든 사람에게 나 자신을 증명하고자 하는 욕구도 있었다. 이런 감정은 내 청소년기 왕따의 산물이었다. 이런 사건들이 내가 창업활동에 열정을 갖도록 도왔을 뿐 아니라 내게 도전정신을 불러일으켜 무리 중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되고 내 인생을 통제하고자 하는 투지를 불태우게 했다.

이 같은 현실 인식에 도달한 뒤 나는 자문하기 시작했다. ‘나만 그런 건가?’ 집단 왕따와 창업정신 간의 연관성에 관한 자료를 찾았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역시 비슷한 상황을 겪은 특정 기업가와 유명인에 관한 개별적인 기사는 있었지만 둘이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를 다룬 책은 없었다. 더욱이 이런 남다른 경험을 어떻게 유익하게 활용해 성장해 나갈지에 관한 내용은 전혀 없었다. 나는 정말로 이런 책을 읽고 싶었으며 어렸을 때 봤다면 큰 도움이 됐겠지만 눈에 띄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직접 쓰기로 했다.

나는 시라큐스대학 졸업반에 오르던 지난해 8월 그 작업에 착수했다. 나는 최근 이 대학의 마틴 J. 휘트먼 경영대학원에서 창업활동과 마케팅 학위를 취득했다. 이 과정의 초반에 시라큐스대학 포크칼리지 사회사업대학원의 엘런 드라라 명예 부교수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는 교수 신분 외에도 자신의 독립적인 클리닉을 통해 고객을 상대하며 2종의 책을 펴낸 저자이기도 하다. ‘왕따의 흉터(Bullying Scars: The Impact on Adult Life and Relationships)’와 ‘말이 영원한 고통을 줄 수 있다(Words Can Hurt Forever: How to Protect Adolescents from Bullying, Harassment and Emotional Violence)’ 등이다. 왕따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추는 대다수 과학자와 달리 그녀는 독특한 방식으로 조사에 접근했다.

그녀는 연구를 통해 일반 통념과 달리 왕따의 경험이 모두 부정적이지는 않다는 것을 알았다. 몇몇 경우 아동기의 왕따 경험이 오히려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가치를 심어줄 수 있다. 청소년기에 왕따를 당했던 18~65세 성인 약 900명의 독립적인 표본을 조사했더니 성인으로서 자신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는 답변이 대략 47%에 달했다.

이들 47%의 응답자는 자신들에게 생긴 긍정적인 영향을 다음과 같이 세분화했다.



· 회복탄력성·독립성
· 공감능력
· 도덕적 발전
· 목표 달성


이 통계를 접한 뒤 눈이 번쩍 뜨이면서 이 문제를 더 깊이 파고들고자 하는 의욕이 샘솟았다. 알고 보니 내가 느꼈던 감정이 그렇게 비정상적인 건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 뒤 10개월 동안 내 출판사 ‘뉴 디그리 프레스’ 그리고 시라큐스대학 창업지원 프로그램 ‘블랙스톤 런치패드’의 흔들림 없는 지원 아래 다양한 산업 전반에 걸쳐 고위급 기업인들과 수많은 인터뷰를 했다. 그들은 성장기에 왕따를 당했다. 아동과 성인 모두에 대한 왕따의 심리적 영향과 현상의 조사에도 수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조사 결과는 드라라 교수의 연구와 일치했다. 내가 조사한 기업인 각자가 당시 겪은 트라우마의 영향으로 드라라 교수의 연구에 열거된 효과뿐 아니라 그 이상의 다양한 방식으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나는 저서 ‘왕따를 극복하고 창업 성공에 이르는 법(Adversity to Advantage: How to Overcome Bullying & Find Entrepreneurial Success)’을 통해 크게 성공한 여러 기업가 집단의 명언과 기본 심리학을 결합해 왕따당한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으려 애썼다. 과거의 가해자들을 극복하고 자신의 부정적인 경험을 개인적·기업가적 성장의 디딤돌로 삼은 이들 개개인의 이야기와 함께 나 자신의 스토리를 공유한다. 나의 ‘발명’ 프레임워크를 이용해 집단 괴롭힘의 생생한 고통 또는 심리적으로 타격을 주는 사건을 지렛대 삼아 기업가 마인드 개발법을 탐구해 사람들이 지도자로 성공하고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게 한다.

현실적으로 누구나 극복해야 할 대상이 있다. 우리 모두 일종의 역경과 마주쳤으며 자기 안에서 계속 투쟁을 벌인다. 나는 이 책이 사람들이 창업의 길을 떠날 때 동기를 부여하고 인도하는 치유 자원으로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때 의지가 돼 세상에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 마음을 단련해 아무리 큰 장애물이라도 극복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찾고 자신의 스토리를 공유하고 어떤 걸림돌에 맞닥뜨리든 특별한 뭔가로 바꿔놓는 법을 알려줄 것이다.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기대된다.

- 랜디 긴즈버그



※ [필자는 최근 시라큐스대학 마틴 J. 휘트먼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아마존에서 판매 중인 ‘왕따를 극복하고 창업 성공에 이르는 법’의 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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