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게임 스트리밍 전쟁의 승자 누가 될까

게임 스트리밍 전쟁의 승자 누가 될까

선발주자인 아마존의 트위치에 도전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믹서가 게임 전문 동영상 방송 플랫폼 시장에 지각변동 일으킬지 주목
수년간 1400만 명의 팔로워를 끌어모은 스타 타일러 ‘닌자’ 블레빈스 (사진 맨 앞)가 최근 트위치에서 믹서라는 플랫폼으로 갈아탔다. / 사진:ROBERT REINERS- AFP/YONHAP
아마존 산하의 게임 스트리밍 방송 플랫폼 트위치가 8월 초 한 방 먹었다. 그들의 최대 스타 중 하나가 마이크로소프트(MS) 소유의 지명도 낮은 플랫폼으로 이적하기로 한 뒤였다. IT 라이벌 기업들이 패권 다툼을 벌이면서 업계의 미래에 관한 논쟁이 촉발됐다.

수년간 1400만 명의 팔로워를 끌어모은 스타 타일러 ‘닌자’ 블레빈스(28)가 지난 8월 1일 발표된 금액 미상의 계약에 따라 믹서라는 라이벌 플랫폼으로 갈아탔다. 그리고 그 스타가 떠나고 남은 계정에서 실수로 포르노가 추천 영상으로 노출됐다는 뉴스가 알려진 뒤 8월 중순 소셜미디어 전반에 걸쳐 반 트위치 캠페인이 전개됐다.

트위치는 수년간 구글·페이스북·MS가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걱정할 필요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블레빈스의 이탈로 토론의 수문이 활짝 열렸다. 지금은 사람들에게 의리가 있는 건지, 그 압도적인 플랫폼이 과연 약점을 드러낼지 의문을 나타내는 사람이 많다.

뉴스·분석 웹사인트 InfluencerUpdate.biz의 다니엘 파티스 편집자는 “트위치는 선발주자로서 확실한 우위를 차지했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지금껏 8년 넘게 게임 스트리밍의 간판격 서비스였으며 아마존의 후원을 받는다는 것은 사실상 범접할 수 없는 존재라는 의미다. 그러나 믹서는 각양각색의 스트리머(자신의 게임 영상을 생중계하는 게이머)들이 성공할 수 있는 자생력 있는 대안으로 드러나고 있다. 닌자를 후원함에 따라 더 많은 시청자와 크리에이터(인터넷 방송 제작자)가 넘어올 것이다.”

냉철하고 명백한 통계에 근거할 때 2015년 아마존이 9억7000만 달러에 트위치를 인수한 뒤로 게이밍 업계에 큰 그림자를 드리운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당시에도 전체 라이브 스트리밍의 40%를 차지했다. 믹서는 2016년 빔(Beam)이라는 이름으로 MS에 인수된 뒤 2017년 이름을 바꿨다.

트위치는 매일 1500만 명의 시청자를 불러모으며 한 달에 300만 명의 스트리머가 생방송을 하고 지난해 이용자가 관람한 콘텐트는 모두 5050억분 분량이었다. 업계 전반적으로 지난해 4분기 유튜브 게이밍의 스트리머는 대략 75만5000명, 페이스북의 서비스 스트리밍은 얼추 8만7000명이었다고 분석업체 스트림랩스는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믹서는 올해 2분기 게임 전문 스트리밍 플랫폼들의 전체 시청 시간에서 믹서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3%였지만 닌자의 이동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기가 급등했다. 믹서 iOS 앱의 순위가 24시간 만에 747위에서 13위로 뛰어올랐다고 WSJ은 보도했다.

블레빈스와 어떤 파트너십을 체결했는지 세부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믹서의 실적이 향상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방문자들이 계속 머물지는 두고 봐야 한다. 구글이 독자 스트리밍 생태계에 투자하게 되면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 구글의 새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스태디아가 11월 출시되면 그 생태계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온라인 콘텐트 제작자들을 관리하는 단체인 ‘온라인 퍼포머스 그룹’의 오미드 다리아니 CEO는 닌자의 트위치 이탈에 따른 영향은 실질적이라기보다 심리적인 측면이 더 크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트위치가 재무실적 면에서 큰 차이를 느꼈을지 의심스럽다.”

다리아니 CEO는 계속해 시청자의 미묘한 차이를 설명했다. “경쟁적 게임의 시청자는 특정 방송 진행자보다 게임에 더 큰 애착을 보이는 편이다. 따라서 닌자의 이동에 따라 많은 시청자가 믹서로 이동하기보다 다른 포트나이트(3인칭 슈팅게임) 스트리머의 방송을 대신 시청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그것은 생방송 콘텐트를 중계할 만한 기술·자원·수단을 가진 플랫폼이 트위치만은 아니라는 신호를 보냈다. 트위치의 정책과 비즈니스 관행에 대해 공정하든 불공정하든 비판이 쏟아지는 시점에서 대안 플랫폼이 있음을 입증했다. 일부에게는 플랫폼을 갈아타기에 충분했을지 모른다.”

스트리머들은 통상적으로 시청자들의 구독(subscriptions)과 기부를 통해 소득을 올린다. 그리고 트위치와 믹서 홈페이지의 외양이 비슷하긴 해도 시청자는 아마존 서비스(트위치) 쪽으로 확연히 치우쳤다. 기사 작성 시점에 트위치에선 인기 절정 게임 포트나이트 항목의 라이브 시청자가 9만 명을 웃돌았다. 믹서에서 같은 항목의 시청자는 6500명이었다.

게이밍 웹사이트 코타쿠의 설명에 따르면 트위치와 믹서 모두 비슷한 스트리밍 기능을 제공한다. 그러나 믹서는 이용자가 시청할 때 스파크스(Sparks)라는 체험 포인트를 제공함으로써 서비스의 게임화를 시도했다. 이용자는 그 포인트를 이용해 이모트(emotes, 플랫폼에서 사용하는 이모티콘)에 접근하고 신기능의 잠금을 해제한다.
트위치는 매일 1500만 명의 시청자를 불러모으며 한 달에 300만 명의 스트리머가 생방송을 한다. / 사진:MIKE BLAKE-REUTERS/YONHAP
공개되지 않은 기간 동안 트위치를 떠나기로 한 블레빈스의 결정에 화제가 집중된 가운데 스트리밍 커뮤니티 전반적으로는 그런 움직임이 업계에 전환점을 의미하는지 논쟁이 벌어진다. 필립 드프랭코와 가이 ‘닥터디스리스펙트’ 모두 대화에 참여했다. 디프랭코는 ‘트위치 커뮤니티 중 일부가 현재 느끼는 불만을 감안할 때 믹서를 향한 이동의 시작 또는 적어도 맛보기일 수 있다. 현명한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게임쇼 E3 중 화장실 안에서 동영상을 촬영해 최근 활동이 중단된 빔은 블레빈스가 먼저 갈아탄 것은 현명하다면서도 효과가 오래 갈지에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블레빈스는 며칠 사이 믹서에 100만 명의 시청자를 끌어들였지만 팬들에게 한 달간 무료 구독을 제공하는 혜택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컸다. 빔은 “(믹서가) 정말로 시청자 수와 홍보 효과를 높이려면 트위치의 톱10 중 적어도 5명 이상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유명 스타를 몇 명 더 끌어들이지 않는 한 닌자의 시청자 수가 줄어들리라는 느낌이 든다. 그와는 아무 관계 없이 현재 소속된 플랫폼에서의 노출과 관계가 있다고 본다.”

다리아니 CEO는 믹서의 수익구조가 약하고 트위치의 시청자 기반이 탄탄해 방송진행자가 오로지 감정에 따라 이동하는 건 실수라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믹서는 수년 전부터 방송진행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는데 그들은 ‘지켜보자’는 대단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 닌자의 이동은 믹서에 대해 더 전반적인 관심을 유발했지만 그것이 그 플랫폼에 대한 신뢰로 발전할지를 말하기는 시기상조다. 상당히 오랜만에 업계 최대의 움직임이다. 닌자 계약에 큰돈을 들인 뒤 믹서에 예산이 남아 있다는 가정 아래 다른 거물 포트나이트 스트리머도 눈독을 들일 듯하다.”

일류 게이머들의 인기를 추적해온 파티스 편집자는 그 막후 거래의 타당성이 입증될 경우 다른 게이머들도 그 MS의 서비스로 갈아탈 수 있지만 선두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스트리머들이 이미 닌자가 떠난 공백을 채우고 있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닌자를 영입한 만큼 후한 계약조건을 믹서가 제시할 수 있다면 그 플랫폼이 자신에게 유리하다면 다른 스트리머들까지 이동한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다.”

파티스 편집자는 “닌자의 이탈은 트위치에는 커다란 손실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닌자가 팬 측면에선 최대의 스트리머였지만 한동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했다. 쉬라우드·애스몽골드·티퓨 같은 스트리머가 모두 그 플랫폼의 왕좌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지금은 확실한 선두주자가 없다.”

- 제이슨 머독 뉴스위크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 미국 1분기 GDP 경제성장률 1.6%…예상치 하회

2연세대·고려대 의대 교수들, 5월 말까지 주 1회 휴진한다

3경찰, ‘이선균 수사정보 유출’ 관련 인천지검 압수수색

4독일 Z세대 3명 중 1명 “유대인에 역사적 책임 동의 못한다”

5미국, 마이크론에 반도체 보조금 8.4조원…삼성전자와 규모 비슷

6이재명, 조국에 “정국상황 교감할 게 있어” 러브콜…오늘 비공개 만찬

7크라우드웍스, AI 언어 모델 사업 ‘본격화’…웍스원 개발

8국내 이주노동자, 일하고도 600만원 넘게 떼였다

9LG디스플레이 또 적자…그래도 1Q 손실 폭 줄였다

실시간 뉴스

1 미국 1분기 GDP 경제성장률 1.6%…예상치 하회

2연세대·고려대 의대 교수들, 5월 말까지 주 1회 휴진한다

3경찰, ‘이선균 수사정보 유출’ 관련 인천지검 압수수색

4독일 Z세대 3명 중 1명 “유대인에 역사적 책임 동의 못한다”

5미국, 마이크론에 반도체 보조금 8.4조원…삼성전자와 규모 비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