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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의 혁명 이끄는 인공지능

신약개발의 혁명 이끄는 인공지능

유전체 데이터 분석 통해 신약개발하면 약효 높이고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어현재 IT 분야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두 가지 용어는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이다. 인간이 데이터를 정리하고 이해하는 방법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으며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소셜 플랫폼뿐 아니라 전기차 테슬라나 음성 비서 알렉사 같은 제품에도 그 가능성은 무한한 듯하다. 그러나 예측기술이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길은 그뿐이 아니다. 바이오테크와 생명과학 같은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이 실제로 생명을 ‘구하는’ 데 이용돼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환자의 치료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

인공지능·유전체학· 신약개발이 융합할 때 환자· 의사·보호자·투자 에게 그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제약업계는 오래전부터 일부 말기환자를 포함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신약후보의 임상시험을 해 왔다. 이들은 용감하게 약효를 평가하는 선구적인 환자 역할을 맡았다. 이들 중에는 상당히 기본적으로 짜인 시험이 많다. 전립선암 치료제를 개발할 경우 약 100명의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할 가능성이 크다. 그 작업은 길고 지루하며 정확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어떤 환자는 남들보다 치료제에 더 잘 반응할 수 있어 정확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환자 후보 그룹을 미리 선정해 암 치료제의 향상된 결과를 누가 경험해야 할지 더 잘 시험할 수 있다면 어떨까?

과거와 현재 진행 중인 암 임상시험의 유전체·약효 데이터 분석은 바이오테크·제약 업체들이 인공지능의 힘을 활용해 진정으로 표적 암치료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한 가지 접근법이다.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의 최근 발전으로 전통적인 통계적 도구로 분석하기에 너무 커 과거에는 해독할 수 없던 유전체 데이터 집합들을 임상시험실에서 공공 데이터베이스로 보내 데이터 과학자들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데이터 분석가들은 이전 임상시험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환자군을 하위 그룹으로 계층화해 어떤 그룹이 다른 그룹보다 암치료에 더 잘 반응하는지 식별하고 약효와 관련된 유전자 특성을 더 깊이 파악하는 능력을 갖췄다.약제검사에서 환자 유전체 특성의 중요성을 더 깊이 이해하는 것은 고도의 기술적·과학적 데이터의 가치를 훨씬 뛰어넘는다. 유전자 특성의 파악은 암치료제의 효과 예측 능력(그리고 막대한 잠재력)을 분명히 입증했으며 궁극적으로 고질적이거나 희귀한 암을 약으로 치료하는 데 성공할 가능성을 높여준다. 많은 종류의 암이 복잡하고 각 종류의 암 내에 공통된 유전적 이상이 존재해 암 치료제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유전자 특성의 파악은 암치료제의 효과 예측 능력을 입증했다. / 사진:GETTY IMAGES BANK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4500종 이상의 질병에 대한 유전적 바탕이 알려졌으며 그중 이런 유전체 정보를 이용하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있는 건 250종에 불과하다. 인공지능 같은 복잡한 컴퓨팅 기법과 유전체에 관한 지식이 그렇게 많았던 적은 지금껏 없었다. 인공지능은 수백만 건의 데이터를 분석해 몇 분 이내에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바이오테크 기업들은 앞서 포기한 또는 보류했던 신약으로 개발 후기에 돌입하고 새로운 임상 전 연구를 설계해 계층화된 그룹을 새로운 표적으로 삼아 실행할 수 있다. 이는 임상시험이 적절한 약으로 적절한 환자를 표적으로 삼는 데 성공할 가능성을 높여준다.

이것이 왜 그렇게 중요할까? 제약업계에는 도움이 필요하다. 신약개발에는 돈과 시간이 많이 들고 위험이 따른다는 점은 널리 알려졌다. 암치료제 한 종을 개발하는 데 평균 6억4800만 달러의 비용이 들며 그 과정에 종종 7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

이런 비용은 곧바로 환자와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이런 약 중 하나로 암 환자 한 명을 1년간 치료하는 비용은 평균적으로 10만~20만 달러 선이다. 암치료의 천차만별인 유효율(efficacy rates), 높은 약값, 오랜 개발기간, 그리고 표적 치료법의 부재 등 환자와 보호자들은 암치료제 개발의 구시대적 접근법으로 고통받는다. 약효와 효율의 이 같은 갭은 인공지능 기반 접근법에 완벽한 문제 분야다. 바이오테크에서 이런 현대적 인공지능 접근법을 적용해 혜택을 볼 만한 환자그룹을 찾아내고 약품개발 과정의 비용 곡선을 개선할 수 있는 버려지고 실패한 신약이 수천 가지 존재한다.

하지만 정작 암치료제를 발견하고 개발하는 업계는 최근까지 다른 시장들이 그랬듯이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발전의 혜택을 보지 못했다. 인공지능을 도입해 신약개발 업계에 변화를 주면 환자에게 유익할 뿐 아니라 신약개발의 첨단 혁신을 더욱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비용 곡선을 전환할 수 있다.

기술발전과 삶의 질이 만나 기업들에 발전의 여지가 큰 기회를 조성하며 그 최전선에 신약개발이 있다. 오늘날 데이터 처리 역량은 역사상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인공지능·유전체학·신약개발이 융합할 때 환자·의사·보호자·투자자에게 그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그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 신약개발 효능·비용·시간에 필수적인 표준에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킬 때다.

- 패나 샤마



※ [필자는 암치료제 개발에 인공지능과 유전체학을 활용하는 임상단계 암 바이오테크 업체 랜턴 파마의 최고경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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