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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서 더는 못 살아… 미국으로 가겠다”

“홍콩서 더는 못 살아… 미국으로 가겠다”

장기적인 시위와 폭력 사태, 중국 국수주의 고조로 기술·금융 전문가들 해외로 눈 돌려
지난 10월 27일 홍콩에서 일부 시위대가 화염병을 던지며 경찰의 강경 진압에 맞섰다. / 사진:EPA/YONHAP
흔히 사업하기 좋은 곳은 평화와 안정, 자유시장 경제라는 세 가지 특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홍콩의 경우 1997년 주권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되면서부터 이 세 가지 특성이 전부 퇴색했다. 급기야 지난 몇 달 동안 반중국 시위로 폭력 사태까지 빚어지면서 홍콩의 기술·금융 전문 인력은 미국을 비롯한 해외로 눈을 돌린다.

그들은 현지의 사업처를 처분하고 특히 미국으로 옮겨가고 싶어 하는 마음이 굴뚝같은 실정이다. 민주화 시위와 공산당 통치 아래 대중화권(홍콩·대만·마카오 포함)으로 통일하려는 중국의 열망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미국 투자이민(EB-5)의 최소 투자금이 현재 50만 달러에서 11월 21일부터 90만 달러로 80% 오른다.

미국의 이런 투자금 인상은 돈세탁을 막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현재 기준으로는 미국 대도시가 아닌 농촌 등 고실업 지구에 50만 달러를 투자하면 2년 조건부 영주권이 나온다. 존 후 이민 컨설팅사의 존 후는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신문에 “홍콩의 끊임없는 시위가 주민들 사이에서 미국 이민 붐의 기폭제가 됐다”고 말했다. “미국 EB-5 비자는 특히 선호도가 아주 높아 많은 사람이 몰려든다.” 또 그는 미중 무역전쟁도 그런 추세를 가속한다며 홍콩 주민으로부터 매달 수천 건의 문의를 받는다고 말했다. 그들에게 인기 있는 이민 목적지는 미국·캐나다·호주다.

다른 컨설팅 업체 드라콘 어소시에이츠의 후 왓킨도 같은 신문에서 비슷한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홍콩의 약화하는 경제와 친중국 인사들의 인종차별 언급도 이민을 부채질한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친중파 의원 주니우스 호는 야당 의원 클로디아 모를 두고 그녀의 남편이 영국인이라는 사실을 가리키며 “외국 소시지를 먹는다”고 비난했다. 왓킨은 “소득이 수년 동안 오르지 않은 데다 물가는 아주 높고, 업계 지도자들과 친중국 의원들의 인종차별적 언급은 홍콩이 더는 외국인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준다. 또 중국이 더욱 국수주의적이 되면서 홍콩 등지의 사람들이 해외로 떠나려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이 홍콩의 헌법인 ‘기본법’을 존중하지 않을 가능성도 상당한 우려로 떠올랐다. 홍콩의 기본법은 일국양제를 골자로 한다. 1997년 홍콩 주권 반환 후 50년간(2047년까지) 중국이 외교와 국방에 대한 주권을 갖되 홍콩은 고도의 자치권을 누린다는 내용이다. 왓킨은 “세계주의 항구 도시로 모든 나라가 교류하는 중계지가 홍콩의 본분”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홍콩의 기본법을 존중해야 한다. 홍콩은 아주 독특한 상황에 있다. 솔직히 말해 앞으로 홍콩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

- 제임스 패터슨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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