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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크 응급처치 이젠 알약으로

쇼크 응급처치 이젠 알약으로

음식 알레르기 과민 반응 치료하는 에피네프린을 주사 대신 입안에서 신속히 녹아 흡수되는 정제 개발
라와스-칼라지 박사는 응급처치용 에피네프린을 주사기 없이 투여할 수 있도록 정제 형태의 플랫폼을 개발했다. / 사진:CNW GROUP/KING PHARMACEUTICALS CANADA
무타셈 라와스-칼라지 박사는 의학연구자이자 발명가다. 그는 음식 알레르기의 과민성 쇼크가 발생하는 응급 상황에서 에피펜(에피네프린 자가주사기)과 바늘을 사용하지 않고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획기적인 약물 전달 방식을 개발했다. 그가 발명한 에피네프린 정제는 음식 알레르기가 있는 전 세계 약 2억4000만 명에게 큰 위안을 줄 수 있다. 음식 알레르기에서 오는 아나필락시스(심한 쇼크 증상처럼 과민하게 나타나는 항원 항체 반응)의 유일한 특효 치료제가 에피네프린이다. 쇼크가 오면 에피네프린을 신속하게 주사해야 효과가 있다. 그래서 어린이나 바늘 공포증이 있는 성인에게 큰 장애다. 라와스-칼라지 박사는 혀 밑에서 신속히 체내에 흡수될 뿐 아니라 기존의 자가주사기보다 더 오래 상온에서 보존할 수 있는 에피네프린을 개발했다. 이 정제는 신속한 치료의 장벽을 크게 낮춰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뉴스위크가 라와스-칼라지 박사를 인터뷰했다.



에피네프린 정제가 게임 체인저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렇다. 음식 알레르기의 과민성 쇼크인 아나필락시스 증상 치료에서 새로운 장을 열 것이다.

사진 : COURTESY OF MUTASEM RAWAS-QALAJI


어떤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나?


에피네프린 주사에는 두려움이 따른다. 특히 한 번으로 충분하지 않고 얼마 후 또 주사해야 할 때는 두려움이 증폭된다. 일부 환자는 그 주사기를 항상 지니고 다녀야 한다. 크기가 상당히 부담스럽다. 또 열기에 민감해 상온에서 오래 보관할 수 없다. 에피네프린 자가주사기에는 그처럼 많은 문제가 따른다.



에피네프린 주사가 필요한 환자는 대부분 어린이인가?


환자의 연령대는 다양하다. 하지만 어린이의 경우 주사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 아무튼 주사를 맞는 것은 상당히 두려운 경험이다. 알레르기 반응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더욱 그렇다.



에피네프린 정제가 어떻게 사용되기를 바라나?


환자가 우리 정제를 부담 없이 지니고 다닐 수 있기를 바란다. 에피네프린 자가주사기는 유효 기간이 지나지 않았는지, 너무 오래 상온에서 보관하지 않았는지 걱정해야 한다. 우리가 개발한 에피네프린 정제는 아나 필락시스를 치료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환자와 가족의 스트레스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음식 알레르기가 있는 자녀의 부모는 많은 스트레스와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그들은 매일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괜찮을까? 캠프나 친구 집의 밤샘 파티에서 별 탈 없이 지내고 있을까?’라고 걱정한다. 일부 어린이는 모든 먹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그들은 어떤 면에선 정상적인 아이처럼 행동할 수 없다. 제공되는 과자나 간식을 그냥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환자가 늘 주사기에서 혹시 무엇이 잘못되지 않았는지 걱정하지 않고 좀 더 정상적인 삶을 살도록 돕고 싶다.



아나필락시스로 사망에 이르기도 하는가?


심한 경우 사망할 수 있다. 특히 조치하지 않는다든가 조치가 상당히 늦어질 때가 위험하다. 그래서 환자와 가족의 두려움이 더 크다.



아나필락시스는 어떤 증상을 보이는가? 에피네프린이 어떻게 그 증상을 가라앉힐 수 있나?


환자가 알레르기 유발 항원에 노출되면 체내에서 잇따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기도 협착으로 숨을 쉴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목이 붓고, 호흡하거나 말하거나 삼키기가 어려우며, 혈압이 떨어지는 등의 증상을 포함한다. 에피네프린은 혈압을 정상으로 올려 혈액 순환을 회복시키고, 폐의 경직된 근육을 완화함으로써 환자가 자유롭게 호흡할 수 있게 해준다. 아나필락시스가 오면 에피네프린을 즉시 투여해야 한다. 따라서 환자가 투여를 주저하면 상황이 크게 악화할 수 있다.



그래서 정제가 효과적이라는 뜻인가? 주사기를 더듬거릴 필요가 없어서?


정제는 주사기와 똑같은 약물을 전달한다. 따라서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따르는 주사기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항상 휴대하기에도 정제가 주사기보다 훨씬 쉽고 편하다.



에피네프린 정제의 가격이 주사기보다 저렴한가?


가격은 우리 정제를 생산하는 회사가 결정할 문제다. 그러나 주사기의 경우 물리적으로 작동하는 기기를 만드는 비용이 더해진다. 따라서 우리 정제가 주사기만큼 비싸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에피네프린 정제의 생산과 시판 일정은?


연구의 임상 전 부분은 완료했다. 이제 임상시험으로 옮겨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래야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신청할 수 있다. 시판되려면 앞으로 5~6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듯하다.



이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려던 다른 프로젝트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에피네프린 자체를 다루기가 몹시 어렵다. 우리는 에피네프린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혀 밑에서 30초 이내에 녹도록 해주며, 충분한 분량을 담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었다. 그 플랫폼도 아주 빨리 체내에 흡수된다. 정제의 약물이 주사와 똑같은 농도에 이르려면 혀 밑에서 녹이는 약물 분량이 많아야 한다. 하지만 나는 이 약물의 미세 결정을 합성함으로써 정제에 들어가는 약물의 양을 줄일 수 있었다.



정제 플랫폼을 다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는가?


예를 들어 화학무기 공격으로 사린 가스에 노출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다른 약을 투여할 때도 이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다. 사린 가스 해독제는 아트로핀이다. 에피네프린처럼 아트로핀도 현재는 주사기만으로 투여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주사하는 것과 똑같은 아트로핀 분자를 좀 더 유용하게, 덜 침습적인 정제 플랫폼으로 제공할 수 있다. 우리는 혀 밑에서 녹이는 정제 형태로 아트로핀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그것으로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농약에 노출된 농민 환자에게도 같은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계획대로 된다면 앞으로 20년 후에는 어떤 상황이 올까?


우리가 개발한 방법이 수많은 다른 약물의 분자에도 적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특히 이 방법으로 응급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특히 치료와 관련된 비용 면에서 큰 변화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노아 밀러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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