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목적지가 공항이라고?
여행 목적지가 공항이라고?
공항 구경 위해 떠나도 좋을 만큼 아름답고 특이한 9곳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여행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공항은 여행할 때 필수적으로 거쳐 가는 관문일 뿐 즐거움이나 경이로움과는 거리가 먼 장소로 여겨진다. 하지만 국립공원 안이나 카리브해 한가운데 혹은 해빙 위에 떠 있는 공항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루한 중간 기착 시간을 실내 열대우림이나 나비 정원에서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공항이라면 말이다. 이런 특이하고 아름다운 공항은 그 자체가 여행의 목적지가 될 수도 있다. 항공편이 연기돼 그곳에 더 오래 머무를 수 있기를 바라게 될지도 모른다. 우수 공항으로 상을 받은 이곳은 수족관과 미니 캐나다 열대우림으로 중간 기착 승객에게 즐거움을 준다. 11만ℓ 용량의 수족관엔 해양 동·식물 2만 종이 산다. 잭슨 홀 공항은 미국에서 유일하게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상업 공항으로 티튼 산기슭에 자리 잡았다. 비행기 좌석을 창가로 예약하면 이·착륙시 아름다운 산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공항 입구에서 들소나 엘크와 마주치는 일도 흔하다. 이 공항은 활주로의 길이가 400m에 불과해 세계에서 가장 짧은 상업 활주로다. 이곳에 착륙하면 카리브해와 험준한 절벽으로 둘러싸인 항공모함 위에 내린 듯한 기분이 든다. 스페인과 국경을 마주한 영국령 지브롤터에 있는 이 작은 공항은 작업 도로가 활주로 위에 있다.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는 작업 도로를 폐쇄한다. 하지만 이 때문에 항공편이 지연되진 않는다. 지금은 박물관이 된 사라예보 전쟁 터널(일명 ‘희망의 터널’)은 1993년 보스니아 전쟁 당시 사라예보가 1425일 동안 포위됐을 때 식량과 인도주의 지원품을 도시 안으로 실어나르기 위해 건설됐다. 사라예보 국제공항 이용객은 공항으로 들어가기 전 이 터널을 관람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공항’으로 유명한 텐징-힐러리 공항은 해발 2850m 지점에 있다. 이 공항은 주로 에베레스트 등반을 위해 카트만두로 향하는 승객이 이용한다. 짧은 활주로를 지나면 600m의 낭떠러지가 나타나는 데다 산의 날씨도 변덕스러워 극적인 요소를 더한다. 창이 공항은 실내 열대우림 안 40m 높이에 있는 유리와 금속으로 된 돔에서 쏟아져 내리는 폭포로 유명하다. 그 밖에도 옥상 수영장과 24시간 문을 여는 극장, 나비 정원, 실내 생울타리 미로 등의 즐길 거리로 ‘2019 최고의 공항’ 리스트 여러 부문에서 최고 순위를 획득했다. 이 공항은 도시 과밀화 해소를 위해 바다를 개간해 만든 거대한 인공 섬 위에 건설됐다. 하지만 한때 공학기술의 경이로 칭송받던 이 인공 섬은 현재 놀라운 속도로 가라앉는다. 남극 여행객 대다수가 선박을 이용하지만 해빙 위에 있는 이 활주로는 미국 남극 프로그램의 주요 항공로다. 하지만 이 활주로는 해빙이 부서지기 시작하는 12월 초 이전의 일정 기간만 사용된다.
- 캐슬린 렐리한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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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밴쿠버 국제공항(Vancouver International Airport) | 캐나다 리치몬드
02. 잭슨 홀 공항(Jackson Hole Airport) | 미국 와이오밍주 티튼 카운티
03. 후안초 E. 이라우스킨 공항(Juancho E. Yrausquin Airport) | 네덜란드령 카리브 사바 섬
04. 지브롤터 국제공항 (Gibraltar International Airport) | 영국령 지브롤터
05. 사라예보 국제공항(Sarajevo International Airport) |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부트미르
06. 텐징-힐러리 공항(Tenzing-Hillary Airport) | 네팔 루클라
07. 창이 공항(Changi Airport) | 싱가포르
08. 간사이 국제공항(Kansai International Airport) | 일본 오사카 베이
09. 아이스 런웨이(Ice Runway) | 남극 맥머도 사운드
- 캐슬린 렐리한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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