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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침실’에서 하룻밤을

‘왕의 침실’에서 하룻밤을

인도 자이푸르의 시티 팰리스 내 구들리야 스위트, 1박 8000달러의 에어비앤비 숙소로 등록돼
시티 팰리스는 자이푸르 왕가의 궁전으로 역사가 17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 사진:AIRBNB.COM
이제 에어비앤비 고객은 인도 자이푸르의 시티 팰리스(City Palace)를 숙소로 예약할 수 있게 됐다. 시티 팰리스는 라자스탄주에 있는 자이푸르 왕가의 궁전으로 역사가 17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전 왕세자빈, 미국의 재키 케네디 전 퍼스트레이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같은 저명인사가 이곳에 초대받아 묵었었다.

마하라자 사와이 파드마나브 싱(21) 왕(인도에서는 왕실호칭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비공식적인 칭호다)의 거처인 구들리야 스위트를 내년 1월부터 에어비앤비에서 1박에 8000달러로 예약할 수 있다. 이 침실 1개짜리 2인용 호화 스위트에는 전용 출입구와 거실, 실내 수영장이 갖춰졌다.
시티 팰리스 내부. 숙박객은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궁전 내의 아름다운 건축물을 감상할 수 있다. / 사진:AIRBNB.COM
구들리야 스위트의 투숙객에겐 기사 딸린 자동차 서비스가 제공되고 개인 집사가 투어와 레스토랑 예약 같은 투숙 기간에 필요한 자질구레한 일을 모두 처리해준다. 이 스위트에 숙박하면 시티 팰리스 궁전 안에 있는 레스토랑 바라다리(Baradari)에서 랄마스(매운 양고기 커리) 같은 라자스탄 지방의 별미를 최고급 와인이나 샴페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식사 2회가 제공된다. 또 왕가의 일원인 직원의 안내로 자이푸르의 최고급 상점들을 돌며 쇼핑할 수 있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시티 팰리스 내부의 아름다운 건물들을 감상하고 주변 박물관을 돌아보는 투어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시티 팰리스는 자이푸르의 다른 관광명소와도 가깝다. 핑크색 사암으로 된 하와마할 궁전은 걸어서 6분, 유명한 재래시장 조하리 바자르는 13분 거리에 있다.

구들리야 스위트의 에어비앤비 예약으로 얻는 수익은 모두 ‘디야 쿠마리 재단’에 기부된다. 인도 의회 의원이기도 한 파드마나브 싱 왕의 어머니 이름을 딴 이 재단은 라자스탄의 농촌 여성과 장인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다. 파드마나브 싱 왕은 성명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와 우리 가족이 에어비앤비와 제휴해 전 세계 여행객에게 라자스탄의 웅장한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게 돼 기쁘다. 나 자신도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여행하면서 낯선 도시와 문화에서 따뜻한 환대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 인도식 환대의 정수를 세계인과 공유할 수 있게 돼 행복하다.”

시티 팰리스는 자이푸르 시가 건설되던 1727년 지어졌다. 자이푸르에 ‘핑크 시티’라는 별명을 안겨준 이 도시의 수많은 핑크색 건축물 중 하나다. 올해 초 자이푸르는 그 역사적 의미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구들리야 스위트는 2인용 침실과 거실, 실내 수영장으로 구성된 호화 객실이다. / 사진:AIRBNB.COM
유네스코의 관련 자료에서는 자이푸르를 이렇게 설명한다. “언덕이 많은 이 지역의 다른 도시들과 달리 자이푸르는 평지에 베다 건축양식과 격자형 도시 설계를 바탕으로 건설됐다. 건물이 열주식(기둥이 줄지어 늘어선 것과 같은 방식)으로 들어선 거리들이 중앙에서 만나 큰 광장을 이룬다. 대로에 있는 시장과 상점, 주택, 사원들은 정면이 통일된 양식으로 꾸며졌다. 자이푸르의 도시계획은 고대 힌두와 현대 무굴, 그리고 서양 문화가 일맥상통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격자형 도시 설계는 서양에서 흔히 보는 양식이지만 여러 지역을 하나의 큰 체계로 조직하는 방식은 전통 힌두 문화의 소산이다. 상업 수도로 설계된 자이푸르는 이 지역의 상업과 공예, 협동의 전통을 오늘날까지 유지해 왔다.”

시티 팰리스는 11월 초 문을 연 영국 서포크 지방의 ‘해리 포터의 집’과 10월 말 특별 이벤트로 숙박 예약을 받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말리부의 ‘바비 하우스’에 이어 세 번째로 에어비앤비 숙소로 등록된 유명 건축물 시리즈에 합류하게 됐다.

- 수 킴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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