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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T맵’ 띄우기 전략] 새 비즈니스 플랫폼 위해 떼고 붙이고

[SK텔레콤의 ‘T맵’ 띄우기 전략] 새 비즈니스 플랫폼 위해 떼고 붙이고

중심 콘텐트 사업 확대, 분사 계획도… 통신·온라인서비스 양축으로 조직개편
지난 5월 8일 최종현학술원과 중앙일보가 공동으로 주최한 ‘코로나19 위기와 대응, 그리고 미래’ 콘퍼런스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SK텔레콤이 T맵의 스핀오프(분사)를 추진한다. T맵은 SK텔레콤이 제공하는 지도·내비게이션 서비스로 모빌리티사업의 중심축이다. SK텔레콤은 T맵을 독립시켜 모빌리티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인공지능(AI)·쇼핑 등 전체 소프트웨어사업의 종합 축으로 삼을 계획이다.

SK텔레콤은 T맵을 포함한 모빌리티사업부 일부를 서울 을지로에서 종각으로 5월 18일 이전했다. T맵 분사를 염두에 둔 조치로, 통신·AI 등 SK텔레콤의 타 사업과 이해상충을 미연에 방지하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T맵을 통해 온라인기반오프라인서비스(O2O)를 비롯한 기업-개인간(B2C) 시장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T맵을 활용해 음원재생서비스 ‘플로(FLO)’,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웨이브(Wavve)’, e커머스 ‘11번가’ 등 자사 서비스 사용자층을 늘려가겠다는 것이다. 또 주차장, 택시 호출, 자동차 판매 및 대여, 주유, 보험영업 등 모빌리티 영역의 모바일 플랫폼으로도 활용한다. 맛집 검색, 관광지 안내 등 사물인터넷(IoT) 분야로도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실제 T맵은 자동차 주행 중 ‘스타벅스를 외쳐봐’ 같은 AI 음성안내를 통해 운전자에게 쿠폰을 뿌리고, 인근 스타벅스 매장을 안내하는 등 마케팅 창구로서도 역할을 하고 있다. T맵의 월간사용자수(MAU)는 1270만명으로 SK텔레콤 서비스 중 가장 많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부문의 시장점유율이 70%에 달해 SK텔레콤 앱 중 유일하게 압도적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다.
 月사용자 1270만명, AI 통해 편리성·확장성 확보
T맵은 처음엔 SK텔레콤 가입자만을 위한 서비스였으나, 2016년 7월 KT·LG유플러스 등 경쟁 통신사 사용자에게도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내비게이션은 데이터 소모량이 많아 SK텔레콤은 T맵 데이터 요금제 등을 통해 수익사업으로도 활용했지만, 결과적으로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비스를 무료로 풀며 월간 사용자수가 급증했다. 사용자는 크게 늘었으나, 주로 운전할 때만 작동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는 태생적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AI 스피커 ‘누구’를 적용해 서비스의 편의성과 확장성을 눈에 띄게 개선했다. 음성을 이용해 검색·길찾기 등을 할 수 있게 돼 손이 자유로워졌다. 이 때문에 T맵 서비스의 주도권을 두고 내부적으로 모빌리티 사업부와 기술·인프라 영역의 AI 사업부 간에 갈등도 첨예한 것으로 전해진다.

T맵에 데이터가 더욱 축적되고, 방송·음악 등 서비스를 강화할 경우 중장기적으론 카포테인먼트(자동차·인포메이션·엔터테인먼트의 융합)의 종합 축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T맵을 거점으로 한 수익사업 발굴이 한창”이라고 설명했다.

T맵은 2002년 SK텔레콤의 엔트랙이란 서비스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방대한 데이터 소모량과 위성항법장치(GPS) 등의 장비, 별도의 표시장치를 설치해야 해 별다른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이에 SK텔레콤은 T맵을 자회사 SK플래닛에 넘긴 바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부터 모바일 지도·내비게이션이 주목받기 시작하자 핵심 사업이라고 판단한 SK텔레콤이 2016년 되가져왔다. 이때부터 다른 통신사 가입자에게도 T맵을 무료로 풀기 시작했다. 카카오내비·구글 안드로이드오토 등 서비스가 T맵을 위협하자 서비스를 공개한 측면도 있다.
 1위 음원·중고차 팔고선… 재도전 성격 짙어
T맵의 육성과 분사 계획은 SK텔레콤 혁신의 일환이기도 하다. SK텔레콤은 연내 사명을 ‘SK하이퍼커넥터’로 변경을 검토 중이며, 통신과 온라인 서비스를 양대 축으로 하는 정보통신기술(ICT) 복합기업으로 재출범한다는 계획이다.

T맵·플로·웨이브 등 자사 서비스를 비롯해 11번가·ADT캡스·SK브로드밴드 등 자회사 서비스를 키워 현재 60%에 달하는 통신 매출과 비슷하게 성장시킨다는 것이다. AI·광고·데이터 등도 신규 사업 분야다. SK텔레콤의 콘텐트 사업과 자회사 SK플래닛과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이동통신과 신사업 부문을 나누는 ‘듀얼 OS’라는 조직 체제를 가동 중이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올 초 ‘2020년 SK ICT 패밀리 신년회’에서 “이동통신과 신사업을 양대 성장 엔진으로 삼아 명실상부한 ICT 복합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SK텔레콤의 변신은 재도전 성격이 짙다.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지난 3~4년간 매각·분리한 콘텐트 사업을 다시 복원하겠다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1위 사업자 멜론을 매각해 놓고 2년 뒤 플로를 만들었다. 당시 멜론 매각은 박정호 대표가 주도했다.

이번에 신규 진출을 발표한 광고 부문 역시 2017년 SM C&C에 매각하기 전까지 SK플래닛이 진행하던 사업이었다. SK텔레콤은 최근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는데, SK그룹은 중고차 거래 1위 업체 SK엔카를 갖고 있다가 2017년 매각했다.

OK캐시백의 경우 회원 수 3000만명에 달해 국내 최대 페이 서비스가 될 수 있었지만, 금융감독당국의 눈을 피해 육성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OK캐시백은 여러 소비자 분쟁과 계열사 밀어주기 등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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