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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 딜던 Deal Done-금융위기 앞에 선 뱅커] 예측 불가능 이기고 금융의 승리 만드는 키워드 ‘경험’

[신간 | 딜던 Deal Done-금융위기 앞에 선 뱅커] 예측 불가능 이기고 금융의 승리 만드는 키워드 ‘경험’

“금융인이 자기 기준으로 움직이려면 여러 번 성공·실패 겪어야”
금융시장이 가장 좋아하는 말은 ‘안정’이고, 두려워하는 말은 ‘변동’이다. 시장이 안정되면 약속된 금리를 오롯이 수익으로 확정할 수 있지만, 변동성과 리스크가 커지면 기대 수익이 현격히 떨어져서다.

기업·가계 등을 상대로 한 대출자산 금리는 정해져 있다. 그러나 정치·외교·경제 등 사회 전반의 이슈가 금융 시장에 반영되면 변동이 시작되고 예측가능성이 떨어진다. 예측가능성 저하는 곧 채권 등 자산가격의 변화로 이어진다.

국가·금융회사 같은 핵심 주체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등 이슈는 두려움을 넘어 공포다. 하방으로 변동성이 커지고 여기저기서 디폴트가 터진다. 시스템리스크로 확산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위기를 더욱 키운다.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혼란이 금융 시장의 패닉셀로 이어진다. 예금주들이 은행에 맡긴 돈이 날아갈까 뱅크런을 벌이듯.

1997년 발생한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대표적이다. 당시 금융회사들은 부실화를 우려해 채권을 헐값에 내놓았고, 자금에 숨통을 틔우지 못한 금융회사들은 몰락하고 말았다. 인간이 신이 아닌 이상 미래를 완벽히 내다볼 수 없으며, 금융은 이런 리스크를 안을 수밖에 없다.

한국 금융의 격동기는 1990~2000년대다. 약 10년의 시차를 두고 1997년 발생한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다. 당시 금융 시장의 최전방에서 급박한 상황을 겪은 전직 금융 딜러의 생생한 증언을 담은 자전적 에세이가 출간됐다. [딜던 Deal Done-금융위기 앞에 선 뱅커]가 그 주인공이다.

저자 강창훈은 외환은행에 1987년 입사해 32년간 금융업 딜러로 종사하며, 위기의 순간을 모두 경험했다. 저자는 1997년 외환금융위기 당시 해외채권 매각으로 큰 손실이 발생한 일, 말레이시아 부실채권 투자금 회수, 암스테르담 은행과의 금리스와프 거래 등 자신의 경험을 풀어낸다.
 “큰 중압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숙명”
이를 통해 얻은 값진 결론을 소개한다. 저자는 “난국에도 흔들리지 않고 금융인이 자신만의 기준으로 움직이기 위해선 여러 번의 성공과 실패를 겪어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또 여러 사회 변수들은 통제가 불가능하고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금융의 성공 방식과 정답은 알기 힘들다고도 설명한다. 숙련된 금융인이라도 하루 새 바뀌는 경기 흐름을 직접 거래해보지 않는 한 확실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은 채권왕 빌 그로스도 피해갈 수 없었다고 지적한다. 그로스는 2018년 금리상승을 예측하며 채권 가격이 떨어질 때 수익이 나는 구조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채권보유를 줄였다. 금리 상승이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로스가 운영하는 야누스 펀드는 같은 해 5월 독일 정부채 가격 예측에 실패하며 큰 손실을 봤다. 그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2019년 2월 금융시장에서의 은퇴를 선언했다. 저자는 “금융인의 삶은 다변적이며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 상황을 살피고 끊임없이 대책을 강구한다”며 “실패하면 책임을 감수해야 하고, 큰 중압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숙명”이라고 했다.

-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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