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미니스톱의 잠시멈춤(Mini Stop)!] 편의점 닮은 ‘소형’ 패스트푸드점 골목상권 노린다

[미니스톱의 잠시멈춤(Mini Stop)!] 편의점 닮은 ‘소형’ 패스트푸드점 골목상권 노린다

한국미니스톱, 서울 신촌에 24평 규모의 소형 패스트푸드점 ‘수퍼 바이츠 1호점’ 오픈
수퍼 바이츠에서 판매하는 ‘치킨 버거’와 ‘소프트 아이스크림’. / 사진:한국미니스톱
편의점 미니스톱이 ‘잠시 멈추라(mini stop)’는 이름의 의미처럼 편의점 확장 사업을 멈췄다. 한국미니스톱은 12월 편의점이 아닌 햄버거를 판매하는 패스트푸드점 ‘수퍼바이츠’를 선보였다. 한국미니스톱이 편의점이 아닌 다른 업종의 점포를 낸 것은 처음이다.

슈퍼바이츠 1호점은 약 24평 규모로 신촌에 문을 열고 햄버거, 치킨, 커피, 소프트 아이스크림 등을 판매한다. 간판이나 메뉴판 등에 ‘미니스톱’이 운영하는 가게라는 설명은 없지만, 매장은 기존 미니스톱 로고에서 볼 수 있었던 남색과 노란색으로 꾸며졌다.

한국미니스톱이 패스트푸드 사업으로 진출한 이유가 뭘까? 쪼그라들고 있는 편의점 사업에 대한 새로운 출구 전략이다. CU, GS25, 세븐일레븐 등 경쟁사의 확장세가 거세지면서 미니스톱은 상대적으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CU는 전체 매장 수는 1만3877개, GS25는 1만3918개, 세븐일레븐은 1만16개인데 비해 2603개에 그쳤다. 매출액도 줄어들었다. 한국미니스톱의 2018년 매출액은 1조1636억원에서 2019년엔 1조1271억원으로 줄었고, 영업이익은 46억4635만원에서 27억470만원으로 반토막 났다. 이로 인해 한국미니스톱은 2019년 당기순이익 마이너스를 나타내며 적자를 기록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부터 일본 상품 불매 캠페인 ‘노 재팬(No Japan)’이 불면서 미니스톱은 더욱 뒷걸음질 쳤다. 당시 전범 기업으로 알려진 미쓰비시가 한국미니스톱의 지분 3.9%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미니스톱 불매 운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지난 6월 일본미니스톱이 미쓰비시가 보유하던 한국미니스톱의 지분을 모두 매입하면서 한국미니스톱은 전범 기업과의 관계를 정리했다. 타격을 받은 미니스톱은 2018년 전국에 직영점 62개를 운영하던 것을 2019년에는 22개로 확 줄였다.
 매콤넓적다리 등 미니스톱 인기 메뉴 적용
지난 12월 15일, 한국미니스톱이 선보인 패스트푸드점 수퍼 바이츠 신촌 1호점 모습. / 사진:라예진 기자
한국미니스톱은 편의점 대신 새로운 출구 전략이 필요했다. 이에 기존 편의점 미니스톱의 강점인 즉석조리식품 카테고리를 신사업에 접목한 수퍼바이츠를 기획했다. 미니스톱은 1990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편의점 내에 별도의 주방을 설치하고 조각치킨 등을 조리하며 인기를 끈 바 있다. 일명 ‘치킨 튀기는 편의점’이었다.

수퍼바이츠는 미니스톱의 인기 메뉴인 매콤넓적다리, 바이츠닭다리 등을 사이드 메뉴로 판매하고, 수퍼바이츠 치킨버거, 케이준 치킨버거, 치즈 치킨버거 등 다양한 치킨버거를 시그니처 메뉴로 내놓았다.

한국미니스톱 관계자는 “수퍼바이츠는 급작스럽게 오픈된 것은 아니다. 미니스톱의 중장기 비전 수립과정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많은 신사업 아이디어를 모았다. 그 가운데 미니스톱이 가장 잘하고 소비자가 지지하는 패스트푸드 메뉴를 활용한 패스트푸드 사업이 가장 효율적이고 수익성이 높을 것이라 판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수퍼바이츠에서는 원유 30% 이상을 함유한 소프트아이스크림도 판매한다. 이 아이스크림 메뉴는 일본미니스톱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미니스톱은 소프트아이스크림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매장 ‘미니소프’를 론칭해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니스톱이 선보인 수퍼바이츠에 대해 “늦게 시작한 만큼 더 승산이 있다”고 말한다. 김영갑 한양사이버대 외식프랜차이저 MBA 교수는 “패스트푸드점이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현재는 햄버거 단품 하나당 3000원대의 가성비 패스트푸드점부터 햄버거 단품 하나당 7000원대의 프리미엄 패스트푸드점까지 각양각색”이라며 “수퍼바이츠는 다른 패스트푸드점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그만큼 많은 패스트푸드점의 단점을 철저히 보완하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수퍼바이츠가 프리미엄 패스트푸드점보다는 저렴하지만, 가성비 패스트푸드점보다는 양질의 제품을 내놓는다면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도심 상권 노리는 빅3와 달라
또 전문가들은 여기에 수퍼바이츠의 ‘소형 규모’에 주목한다. 기존에 빅3 패스트푸드점을 비롯해 후발 주자인 노브랜드 버거마저도 모두 대형 규모로, 시장 규모가 큰 도심에만 있다. 그나마 가맹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는 맘스터치가 골목 상권을 타깃으로 하지만, 모두 매장에서 식사할 수 있는 대규모 매장을 개점하고 있다. 이에 반해 수퍼바이츠는 배달과 픽업, 테이크아웃에 특화한 소형 패스트푸드점을 표방한다. 수퍼 바이츠는 맥도날드, 버거킹, 롯데리아 등 빅3 브랜드와의 다툼이 아닌, 아직 아무도 차지하지 않은 골목 상권을 선점하고자 한다. 마치 ‘편의점’이 작은 골목마다 있듯이, 수퍼바이츠도 편의점처럼 골목 곳곳에 작은 규모로 들어서는 것이다.

김 교수는 “편의점 시장은 포화상태라고 말할 수 있지만 패스트푸드점의 골목 상권은 아직 남아있는 시장이다. 맥도날드, 버거킹, 롯데리아가 ‘도심 상권’을 겨냥했다면, 수퍼바이츠는 이와 달리 ‘골목 상권’을 공략하면 된다”며 “수퍼바이츠는 매장 규모를 줄임으로써 골목 작은 공간에도 어디든 입점할 수 있고, 동시에 매장 운영으로 인해 나가는 고정 비용도 최소화 할 수 있다. 기존 대형 패스트푸드와 다른 전략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또 편의점을 운영하던 한국 미니스톱이 전개하는 브랜드인 만큼 기존 미니스톱 운영에 사용한 노하우를 소형 패스트푸드 운영에도 적용하면 더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편의점형 패스트푸드점’이 등장한 것이다. 한국미니스톱 관계자는 “오랫동안 미니스톱 편의점 체인을 운영해온 경험에 따른 점포 개발 능력과 기존 미니스톱 물류센터를 이용한 시너지 효과, 원재료 구매시의 바잉 파워 등 미니스톱을 운영하며 얻은 강점을 최대한 수퍼바이츠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미니스톱의 수퍼바이츠는 미니스톱처럼 가맹사업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미니스톱 관계자는 “아직 2호점 오픈 위치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대략 내년 1월 중에 패스트푸드 수요가 많은 주택가와 학원가 중심으로 추가 출점할 계획이다. ”이라고 설명했다.

-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 日기시다 "북일 간 성과를 내는 관계 실현은 쌍방 이익에 합치"

2삼성 반도체 매출 세계 1→3위로 추락…인텔·엔비디아 선두로

3“먹는거 아닙니다, 귀에 양보하세요”…품절대란 ‘초코송이’ 이어폰 뭐길래

4마침내 ‘8만전자’ 회복…코스피, 2800선 돌파 기대감 ‘솔솔’

5최태원 SK 회장 둘째딸 최민정, 美서 헬스케어 스타트업 차렸다

6 이재명 인천 유세현장서 흉기 2개 품고 있던 20대 검거

7영천 최무선과학관, 새단장하고 오는 30일부터 운영 재개

8조각 투자 플랫폼 피스, ‘소비자 추천 글로벌 지속가능 브랜드 50′ 선정

9어서와 울진의 봄! "산과 바다 온천을 한번에 즐긴다"

실시간 뉴스

1 日기시다 "북일 간 성과를 내는 관계 실현은 쌍방 이익에 합치"

2삼성 반도체 매출 세계 1→3위로 추락…인텔·엔비디아 선두로

3“먹는거 아닙니다, 귀에 양보하세요”…품절대란 ‘초코송이’ 이어폰 뭐길래

4마침내 ‘8만전자’ 회복…코스피, 2800선 돌파 기대감 ‘솔솔’

5최태원 SK 회장 둘째딸 최민정, 美서 헬스케어 스타트업 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