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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열 리얼 포커스] 택지지구는 자족형 도시로 진화 중

[오대열 리얼 포커스] 택지지구는 자족형 도시로 진화 중

주거·업무·상업시설 함께 들어서는 택지지구로 조성해 개발 효과 ‘일석이조’
개발이 한창이던 2019년 경기도 고양시 향동지구 전경. / 사진:고양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3기 신도시를 비롯한 대규모 신규 공공택지 지구 공급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택지지구에 대한 관심 역시 커지는 모양새다. 택지지구는 본래 주거 가능한 지역이 아니거나 낙후된 토지를 활용해 주거 생활이 가능하도록 조성함으로써 주거난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간단히 말해 산이나 논밭 등을 갈아엎거나 바다를 메워 주택을 짓는 것이다.

그래서 택지지구 개발 초기에 입주하는 경우 부족한 생활 기반시설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생활 편의시설이 마련되지 않아 아파트 인근에서 간단한 생필품을 사기 어렵거나, 업무시설과 문화시설이 없어 구도심까지 이동해야 되는 불편함이 있다.

그럼에도 택지지구 아파트의 가장 큰 강점은 주변 아파트의 가격보다 저렴하게 책정된다는 것이다. 택지지구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아진 분양가에 나오기 때문이다. 최근 공공택지에서 나온 아파트는 청약자들이 몰리면서 청약경쟁률이 많게는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보여 로또 청약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특히 택지지구 첫 분양 아파트의 경우 후속 아파트 분양단지보다 분양가가 저렴하게 책정되고 첫 분양 단지의 경우 시범단지 성격으로 분양되다 보니, 입지 여건이 우수한 경우가 많다. 다만, 앞서 언급한 대로 첫 입주인 만큼 각종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또한, 택지지구의 경우 각종 기반시설과 주거공간·상업시설·업무시설 등이 체계적으로 개발돼 도로 여건이 쾌적하게 조성된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구도심의 경우 생활 편의시설은 갖춰졌지만, 주택과 상하수도 등의 기반시설들이 노후화됐고, 불규칙한 도로 사정과 체계적이지 못한 구조 때문에 도시가 깔끔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반면, 택지지구는 도로와 업무시설·주거시설·문화시설 등이 균형적으로 잡혀져 쾌적한 생활환경을 누릴 수 있어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분양가 대비 시세 껑충 ‘로또 청약의 대명사’
학교와 교통, 주거기반시설이 완성된 택지지구의 경우 아파트 가격이 상당히 올라가는 경우가 많아 택지지구 개발이 진행 중인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조용히, 꾸준히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

이 같은 사례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택지지구가 부천 옥길지구와 고양 향동지구다. 상대적으로 수도권 택지지구 중 인지도가 낮은 두 지구의 최근 움직임이 눈길을 끈다.

부천 옥길지구의 경우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범박동·옥길동·계수동 일대의 약 132만m² 규모로 조성된 미니 신도시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을 살펴보면, 부천시 옥길지구의 ‘부천옥길자이’의 전용면적 90.56㎡ 경우 2015년 6월 분양가가 3억600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1월에는 8억5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지면서 분양가 대비 123.6% 상승했다. 6년간 4억4500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고양 향동지구는 면적 117만8000㎡, 약 9000가구 규모로 서울 은평구 수색동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다. 부천 옥길지구와 마찬가지로 고양시 향동지구 내 ‘DMC리슈빌더포레스트’ 전용면적 84.98㎡도 2016년 6월 당시 분양금액이 4억4000만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1월에는 10억5000만원에 거래돼 5년간 6억1000만원 올랐고, 138.6%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렇게 택지지구는 지구 계획 단계부터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만큼, 단지 상품성이나 생활인프라조성에 대한 불안감도 적고, 또 성장성도 안정적이기 때문에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도 만족하는 성과를 얻어내기도 한다.
 지식산업센터 만들어 고용 창출 슬럼화 예방
부천 옥길지구와 고양 향동지구가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는 자족형 택지지구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택지지구는 베드타운으로 조성되는 경우도 많다. 직장이 서울에 집중돼 있다 보니, 낮에는 택지지구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서울로 빠져나가 낮에는 슬럼화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자족형 택지지구는 주거지 중심의 일반 택지지구에 비해 상업지구와 벤처단지의 고용능력을 갖춰 낮에도 사람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없어 거주지이자 투자 대상으로도 매력적이다.

이 때문에 자족형 택지지구에서 분양되는 오피스·상업시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인기가 많다. 부천 옥길지구에서 최근 3년 내 분양된 지식산업센터 골든IT타워와 우성테크노파크 등은 분양을 시작하자마자 단기간에 완판됐다. 같은 지구에서 디벨로퍼 알래스카플러스가 분양 예정인 지식산업센터 더플랫폼R의 경우에도 분양 전인데도 입소문을 타고 문의가 이어지고 있을 정도다.

한편 자족형 택지지구라고 모두 다 주거·투자 가치가 높다고 볼 수만은 없기 때문에 주의도 필요하다. 주변에 기반시설 조성이 언제쯤 완성되고 사업이 순탄하게 추진되고 있는지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는 입지여건에 따라 향후 격차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교통 여건 등 접근성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 필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종 부동산 통계를 분석, 제공하는 큐레이션 서비스 ‘경제만랩’의 리서치 팀장이다.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후, 언론사에서 취재기자로 활동하다가 경제만랩 리서치팀에 합류해 부동산시장의 변화를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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