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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란 코인도란] 해외는 호재 만발, 국내는 규제 만발

정치권, '코린이 환심' 사기 바빠
기재부 등 당국은 코인 투자 과세 방침
테이퍼링 걱정 덜고 코인 저변 확대 움직임
페이팔, 스퀘어 실적 발표에도 관심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적격 투자 대상 자산에 비트코인이 들어가는 시대입니다. 그런데도 코인 관련한 투자 정보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500만 ‘코인러’를 위한 핵심 투자 정보를 정리해 드립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편집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왼쪽)와 대니얼 슐만 페이팔 CEO.[연합뉴스]
 
코인 뉴스가 경제면을 장악했다. 이제는 정치면까지 넘본다. 2030의 표심을 잡기에 애가 닳은 정치권은 코린이들의 환심을 사는 말을 쏟아낸다.(그러다 가끔은 헛발질도 한다) 하지만 당국은 요지부동이다. 국내에서 ‘아직도’ 내재가치를 두고 논쟁하는 사이, 해외에선 코인 관련 금융상품이 쏟아진다.
 

국내에선 어떤 일이?=주린이는 해냈다, 코린이는?

 
동학농민운동은 패배의 역사다. 반면, 동학개미는 지난해 승리의 기록을 써내려 갔다. 2023년부터 신설되는 금융투자소득 비과세 한도를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늘렸다. 3억원으로 낮아져야 하는 주식 양도차익 과세 대상 대주주 요건을 10억원으로 사수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진작부터 하고 있는 공매도는 1년이 훨씬 지난 5월 3일에서야, 그것도 대형주에 한해 재개된다.
 
지난해가 주린이(주식+어린이)의 해였다면, 올해는 코린이(코인+어린이)의 해다. 1분기 새롭게 코인 투자를 시작한 이들이 250만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2030의 비중이 60%를 웃돈다. 정치권의 타깃 유권자층과 코인 투자자가 정확히 일치한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이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라면 간이라도 내 줄 기세다. 
 
그래서 들고 나온 게 과세 유예다. 내년 1월 1일 이후 코인 매매로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는 20% 세금을 내야 한다. 코인 투자자들도 돈을 벌었으면 세금을 내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찬성한다. 방법론이 문제다. 아직 과세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변변한 투자자 보호 장치도 없다. 그런데도 세금부터 걷겠다고 정부가 나서니 반발하는 거다. 은성수 위원장에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에는 15만명이 동의했다. 정부 당국의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결연하다. 홍남기 부총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과세는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강조한다. 다만, 대선이 내년 3월 9일이다.
 

해외에선 어떤 일이?=테슬라의 배교, JP모건의 개종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시장의 근심을 덜어줬다. “아직 테이퍼링(tapering, 자산 매입 축소)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당분간 시장에 돈줄이 마를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코인에는 호재다. 양호한 실적으로 코인 시장을 견인할 걸로 믿었던 테슬라는 배신했다. 사상 최대 분기 순이익을 달성했는데, 그 중 25%(1억100만달러)가 비트코인을 팔아 마련한 돈이다. 
 
테슬라 매수 발표 이후에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다. 새로 비트코인을 매수한 이들 중에는 테슬라를 따라, 혹은 테슬라를 믿고 투자한 이들도 상당수 있을 게다. 이들에게는 테슬라의 행태가 “부르투스, 너마저”를 연상시킬 정도겠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나는 비트코인을 팔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여전히 테슬라는 3조원에 가까운 비트코인을 들고 있다. 그럼에도 3000억원어치 비트코인을, 1개 분기도 안 돼 팔아치운 것에 대해선 부정적 시선이 우세하다.
 
반면, 코인투자자들이 두 팔 벌려 환영한 소식도 있다. 이른바, JP모건의 ‘비트교 개종’ 뉴스다. JP모건이 올 여름에 비트코인 펀드를 출시한다고 한다. 4년 전 ‘월가의 제왕’이라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비트코인은 사기”라고 일갈했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직원이 있다면 해고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JP모건이 달라졌다. 이 정도면 개종에 비유할 만하다.
 
JP모건 호재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주 주춤했다. 페이스북이 비트코인에 투자했다는 건 루머로 판명났고, 결과가 나올 줄 알았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여부는 6월로 또 미뤄졌다. 국내에서는 한 자산운용사의 디지털 자산 테마 펀드 출시가 금융당국의 우려를 고려해 보류됐다. 하지만, 독일 하원은 기관이 암호화폐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코인베이스는 미국 사용자를 대상으로 페이팔을 통한 암호화폐 구매를 지원하기로 했다. 생각보다 코인의 저변이 빨리 확대될 수 있다.
 

위클리 코인=또, 이더리움

 
이더리움이 또 사상 최고가(ATH)를 경신했다. 4월 29일 바이낸스에서 2800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비트코인은 떨어지는데 이더리움만 오르고 있다. 시가총액 2위 코인의 약진에 비트코인 시가총액 점유율(도미넌스)은 50% 아래로 떨어졌다. 2018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이더리움은 백금보다 시가총액이 큰 자산이 됐다.
 
가격이 올라서 그런 건지 이더리움에 우호적인 보고서가 부쩍 눈에 띈다. JP모건은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보다 낫다는 이유를 3가지로 나눠 설명한다. ▲뛰어난 유동성 복원력 ▲리스크를 전이하는 파생상품시장에 대한 낮은 의존도 ▲비트코인보다 빠른 블록 처리 속도 등이다. JP모건은 “이더리움은 가상경제의 중추로, 교환수단으로서 더 많은 기능을 한다”며 “이더리움의 잠재적 활동성에 투자하는 게 더 가치 있는 일이라면, 이론적으로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보다 오랜 기간 아웃퍼폼(주식 상승률이 시장 평균보다 큰 것)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비트코인이 과다한 전기 소모에 따른 환경적 영향과 실제 화폐로 사용되는 사례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더 잘 설계된’ 다른 암호화폐에 자리를 내어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서 ‘더 잘 설계된’ 암호화폐는 최근 채굴방식을 전기 소모가 많은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전환을 시도하는 이더리움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하반기 비트코인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는 전통 월가 금융회사의 보고서가 쏟아졌다. 그와 동시에 비트코인 가격도 상승했다. 이더리움도 비트코인과 비슷한 길을 갈 수 있을지 투자자들은 기대한다.
 

이번주는 뭘 봐야 할까?=도지아빠, 8일 SNL 진행

도지코인 트위터에 올라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합성 사진.[사진 도지코인 트위터]
 
5월 3일부터 공매도가 재개된다. 전문가들은 괜찮다고 하지만 동학개미들은 불안하다. 만약, 공매도 재개와 함께 증시가 하락한다면, 주식에 실망한 자금이 코인으로 넘어올 수도 있다. 코인 시장에는 새로운 유동성이 공급되는 셈이니 분류하자면 호재다.
 
머스크는 5월 8일 미국 NBC 방송의 인기 코미디쇼 ‘새터데이나잇 라이브(SNL)’에 출연한다. 출연에 앞서 자신의 트위터에 “도지파더(Dodgefather) SNL 5월 8일”이라는 트윗을 올린 뒤 도지코인 가격이 20% 넘게 급등했다. 당일 방송에서 도지코인이나 비트코인 관련 언급이 나오면 해당 코인 가격이 또 한번 요동칠 수 있다.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페이팔과 스퀘어의 실적 발표가 각각 5일과 6일이다. 이들 기업의 암호화폐 관련 매출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통해 미국 개인들의 코인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암호화폐 부문의 매출이 급증했다면, 역시 코인에는 호재다.
 
※필자는 알고란(알기 쉬운 경제뉴스 고란tv)의 대표이자, 유일한 기자이자 노동자다.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경제 뉴스를 해석하는 능력(어려운 말로 ‘미디어 리터러시’)을 키워주는 유튜브 채널 ‘알고란’을 운영하고 있다. 코인·주식·부동산 등 가릴 것 없이 모든 투자 자산에 관심이 많다. 현재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투자하고 있다. 구독·좋아요·알림설정은 사랑이다. algorantv36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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