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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제약 3세 30대 경영인, 해외투자‧IPO로 경영능력 보여주나

[제약‧바이오 2‧3세 경영자] ④보령홀딩스
2019년 12월 오너 3세 김정균, 지주사 대표에 선임
스타트업과 오픈이노베이션에 적극 투자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이사 [사진 보령홀딩스]
제약·바이오 업계 오너가 2~3세가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7개 대표 기업의 2~3세 경영인이 갖춘 경영능력과 리더십,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는 노력 등을 살펴보았다. 네 번째 기업은 보령제약그룹이다. [편집자] 
 
보령제약그룹의 '오너 3세' 김정균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섰다. 김 대표는 1985년생으로, 제약업계 2·3세 중에서 유독 젊다. 보령제약그룹 역사상 최연소 수장인 김 대표는 젊은 피답게 디지털헬스케어 등 신사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019년 12월 지주회사인 보령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안재현 보령제약 대표는 겸직하던 보령홀딩스 대표이사를 사임했다.
 
보령홀딩스는 오너 3세 경영인이, 보령제약은 전문경영인이 맡는 역할 분담이 이뤄졌다. 그룹 내 신사업 투자는 보령홀딩스가, 주력인 의약품 사업은 보령제약이 이끌어가는 구조다. 현재 보령제약은 안재현, 이삼수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의 외아들 경영 전면에 나서   

 

김 대표는 창업주인 김승호 그룹 회장의 외손자이자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의 외아들이다. 김승호 그룹 회장은 네 딸을 두고 있고, 장녀인 김은선 회장에게는 보령제약을, 막내인 김은정 부회장에게 메디앙스를 물려줬다. 김은선 회장은 지난 2018년 말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오너 3세로 경영승계가 이뤄졌다. 김 회장은 보령제약 회장직에서도 물러났다
 
김 대표의 원래 이름은 유정균이었다. 김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받자 지난 2010년 성을 김씨로 바꿨다. 김 대표는 미국 미시간대 산업공학 학사를 졸업,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 석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2011년 삼정KPMG에서 근무하다 2013년 11월 보령제약 전략기획실에 이사대우로 입사했다. 전략기획팀, 생산관리팀, 인사팀장을 거쳐 지난 2017년 1월부터 보령제약 등의 지주회사로 설립된 보령홀딩스의 사내이사 겸 경영총괄 임원으로 재직했다. 
 
보령홀딩스는 보령제약그룹 지주사로 그룹 내 계열회사를 직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보령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44.93%를 보유하고 있는 김 회장이다. 이어 보령홀딩스 지분 22.60%를 보유한 김 대표가 2대주주다.
 
2019년 10월 보령제약은 계열사인 보령메디앙스 분리에 돌입했고, 그때부터 3세 경영 승계가 가시화됐다. 당시 보령제약 계열사인 유아용품 전문기업 보령메디앙스는 사명을 '보령'을 뗀 메디앙스로 변경했다. 메디앙스 계열 분리는 김은선 회장의 3세 경영체제 구축을 위한 지배구조 정리라는 분석이 높다.
 
김 대표가 대표이사로 선임 된 지 한 달 후, 2020년 1월 보령홀딩스는 메디앙스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4월 16일 기준 보령홀딩스가 보령제약의 지분 39.13%를 보유해 최대주주이고, 이어 김은선 회장이 보령제약 지분 11.42%를 보유하고 있다.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가 보령제약 지분 1.31%를 보유하고 있고, 메디앙스도 4.86%의 보령제약 지분을 가지고 있다.  
 
보령제약은 최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최대주주 보령홀딩스가 보령제약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절반 미만인 46%로 참여하면서, 보령홀딩스의 보령제약 지분율은 유증 후 36.8%로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대 주주 김 회장의 유증 참여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보령제약은 유상증자 후 1주당 0.2주(총 1102만주)를 추가로 무상증자할 계획이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5월 보령홀딩스를 상대로 4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 바 있다.
 

'하얀헬스네트웍스'통해 해외 바이오 기업에 투자   

보령홀딩스
 
3세 경영인 김정균 대표는 보령제약 재직시 수익성 강화에 집중했다. '내부 경영체계 개선',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신규사업 진출', '투명하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 장착'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7년부터 보령홀딩스 경영총괄 임원으로서 사업회사별로 ‘이사회 중심 체제’로 전환, 보다 신속하고 투명한 의사결정체계를 정착시켰다.
 
김 대표는 바이오벤처 투자 확대 등으로 새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김 대표는 보령홀딩스 대표이사 선임 당시 “한국은 세계시장의 부분이기에 우리 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겠다. IT기술과 헬스케어가 융합되는 미래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에서도 기회를 찾아 투자를 진행해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초 해외 투자사업을 전담하는 미국 현지법인 ‘하얀헬스네트웍스’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섰다. 지난해 7월 하얀헬스네트웍스를 보령제약의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그러면서 하얀헬스네트웍스가 설립·운영하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펀드인 ‘하얀1 엘피(Hayan I, L.P.)’에 총 2000만 달러(24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에는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10억원 규모의 펀드 ‘보령 디헬스커버리(Digital Healthcare Discovery)’를 출범했다. 액셀러레이터 더인벤션랩이 펀드 운용을 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하얀1을 통해 3T 바이오사이언스와 케모맙, 블랙스톤라이프사이언스, 루브릭테라퓨틱스 등 해외 바이오기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케모맙은 지난달 앙키아노테라퓨틱스와 합병을 완료하고 나스닥 거래를 시작했다. 보령제약은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05% 성장한 171억원을 기록했다. 케모맙이 나스닥에 상장되면서 지분법상 이익이 발생한 것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보령제약그룹은 현재 관계사 2곳의 기업공개(IPO)를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지분투자한 바이젠셀은 올해 3분기 코스닥 상장을 예고했고, 백신 전문 계열사 보령바이오파마는 주관사 선정에 나섰다. 보령바이오파마의 최대주주는 보령파트너스로 회사 지분 78.6%를 보유 중이다. 보령파트너스는 김 대표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 대표는 개인적으로도 지분 3.2%를 보유 중이다.
 
보령제약그룹은 핵심 관계사 2곳이 상장속도를 내면서 연구개발(R&D)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분가치 상승에 다른 수익 창출 효과도 예상된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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