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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K8 하이브리드, ‘탄소 배출 비상’ 기아 절박함 엿보여

준대형에 투입된 1.6ℓ 엔진… 성능은 높이고 가격은 낮춰

 
 
K8 하이브리드 주행 모습 [사진 기아]
지난달 출시돼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기아 K8이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추가했다. K8 하이브리드에 가장 주목할 점은 준대형 세단에 1.6ℓ 터보 엔진 기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달렸다는 점이다. 연비를 위한 선택인데, 이는 소비자에게 효용성을 높인 것은 물론 기아의 평균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있어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미디어 대상 시승행사에 참여해 K8하이브리에 탑재된 1.6ℓ 터보 기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 집중해 시승했다.
K8 하이브리드 주행모습 [사진 기아]
 

2.4 대비 부족함 없는 1.6 터보 하이브리드

 
K8 하이브리드의 디자인은 가솔린, LPG(액화석유가스) 모델과 크게 차이나진 않는다. 약 한 달 앞서 출시된 가솔린, LPG 모델은 디자인 측면에서 호평받으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K8 하이브리드에는 기존 K8 모델에 후면부 하이브리드 엠블럼이 더해지고 실내에는 하이브리드에 특화된 클러스터 그래픽이 적용됐다. 17인치 휠의 경우 하이브리드 전용 휠이 있지만 시승 모델에는 18인치 휠이 장착됐다.
 
K8 하이브리드에 적용된 하이브리드 엠블럼 [사진 기아]
집중할 건 파워트레인이다. ‘신의 한수’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라이벌 모델인 그랜저 하이브리드에 당분간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요소다. 기존 현대차‧기아의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와 K7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2.4ℓ 엔진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장착됐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에 먼저 적용된 이 파워트레인은 차량 무게가 더 가벼운 K8에서 더 진가를 발휘한다. 시승 구간은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경기 가평군의 쁘라제르 카페를 왕복하는 약 110㎞ 코스로 도심과 일반국도, 고속도로가 섞였다.
 
K8 하이브리드에 장착된 1.6ℓ 가솔린 터보 엔진 [사진 기아]
하이브리드차의 최대 장점은 저속 구간에서 전기만을 사용해 주행할 경우 엔진소음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핵심고객의 특성을 고려하면 준대형 세단에 적합한 장점이다. 초반 가속이 빠른 전기모터의 특성은 경쾌한 주행감을 준다.
 
고속구간에 진입해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동력전달의 무게추가 점차 엔진으로 기울며 빠르게 속도를 높인다. 에코모드에선 3.5ℓ 가솔린 모델에 비해 가속이 다소 답답하게 느껴진다. 2.4ℓ 기반의 그랜저 하이브리드나 K7 하이브리드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치고나가는 힘이 확연히 강해진다. 이는 수치상으로도 나타난다.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최고출력 159마력에 최대토크 21㎏‧m인 반면 K8은 180마력에 27㎏‧m이다. 출력이 13%, 토크는 29% 향상됐다.
 
하이브리드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연비다. 17인치 휠 장착 기준 공인연비는 ℓ당 18㎞다. 그랜저 하이브리드(16.2㎞/ℓ)는 물론 하이브리드 세단 강자인 렉서스 ES300h(17.2㎞/ℓ)도 뛰어넘었다. 실제 운행 연비는 이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반환점까지 52.6㎞를 에코모드로 주행했을 때 트립컴퓨터에 표시된 연비는 21.7㎞/ℓ였다.
 
결론적으로 기존 2.4ℓ 엔진 기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비교해 1.6터보 엔진 기반 파워트레인은 단점을 찾을 수 없다.
 
에코모드로 주행한 결과 21.7km/ℓ의 높은 연비가 나왔다. [최윤신 기자]

공격적 가격 이유는 가솔린 대비 절반 수준의 CO2 배출

 
가격 역시 메리트다. 가격 대비 상품성을 고려하면 K8 판매의 상당부분이 하이브리드로 몰릴 것이란 확신이 든다. 기아는 K8 하이브리드에 공격적인 가격책정을 했다. 단순 비교가 어렵긴 하지만 하이브리드 세제 혜택 후 기준으로 그랜저 하이브리드 가격이 3679만~4489만원인데, K8은 3698만~4287만원이다. 최고 트림을 기준으로 K8 하이브리드가 200만원가량 저렴하다.
 
이런 가격이 책정된 데에는 K8 하이브리드를 많이 판매해야 하는 기아의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환경부가 지난 2월 발표한 국내 자동차 제작사별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보면 기아는 2019년 승용차 부문에서 국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규제가 더 강화되는 상황이라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게 급선무다. 이산화탄소(CO2) 배출이 낮은 차를 밑지고라도 팔아야 하는 상황이란 게 자동차 업계의 분석이다.
 
K8 하이브리드는 17인치 타이어 장착 모델 기준(빌트인캠 미장착) 온실가스 배출량이 88g/㎞다. 같은 기준의 2.5 가솔린 모델이 140g/㎞, 3.5 가솔린 모델이 160g/㎞임을 고려하면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를 적극 늘려야 한다.
 
기존에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50g/㎞인 차에만 슈퍼크레딧(하이브리드차 판매 1대를 2대로 인정하는 것)이 적용됐지만 올해부턴 모든 하이브리드차에 슈퍼크레딧이 적용돼 K8 하이브리드 판매에 따른 평균 CO2 배출량 저감 효과는 클 것으로 보인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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