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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노멀’도 아닌 ‘네버 노멀’의 시대

기술 컨퍼런스 ‘AWS 서밋 온라인 코리아 2021’
코로나 시대, 기술로 위기 극복하는 혜안 담겨
100여 개 세션 열려…1만5000명 이상 고객 참여

 
 
AWS 서밋 온라인 코리아는 국내 최대 클라우드 기술 콘퍼런스다.[사진 AWS코리아]
“최근 1시간 동안 생성되는 데이터의 양이 20년 전, 연간 생성된 데이터양보다 많다. 기업들이 향후 3년간 쏟아낼 데이터는 지난 30년간 생산된 데이터의 총합보다 더 많을 것이다.(도로시 리 AWS 부사장)”
 
데이터가 산업의 쌀로 통하는 시대,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행보는 기업들의 최대 관심거리다. 
 
첨단 IT 기업뿐만 아니라 전통 제조업 기업도 데이터 기반의 비즈니스를 펼쳐야 한다. AWS는 “쏟아지는 무수한 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란 요즘 시대의 난관을 해결했다.  
 
과거엔 기업이 자체적으로 구축한 서버룸이나 데이터센터에서 자료를 관리했는데 이는 한계가 뚜렷했다. 데이터 규모가 늘어날 때마다 일일이 서버와 인프라를 사는 것도 부담이었고 막상 사놓고 데이터가 줄어들면 새로 산 장비는 ‘처치 곤란’이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많은 기업이 AWS를 통한 클라우드 전환을 꾀하고 있다. 더 필요하면 더 쓰고, 덜 필요하면 덜 쓰면 되는 구조다. 상황에 따라 서버를 늘렸다가 줄일 수 있으니, 설비 구축 부담이 없다. 요샌 클라우드 인프라뿐만 아니라 서비스와 앱까지 패키지로 받는다. AWS의 경우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머신러닝,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 서비스까지 섭렵했다.  
 
AWS 지난 5월 11일과 12일 국내 최대 규모의 클라우드 기술 콘퍼런스인 ‘AWS 서밋 온라인 코리아 2021’을 열었다. 올해로 7년째인 이 행사엔 1만5000명 이상의 고객이 모였다. 클라우드 컴퓨팅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의 최신 동향과 비전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AWS는 이번 행사에서 100여 개의 다양한 세션을 준비했다. 기업 임원을 타깃으로 하는 ‘이그제큐티브 포럼(Executive Forum)’ 클라우드 기초를 파악할 수 있는 ‘어썸데이 온라인(AWSome Day Online)’, AWS 최신 기술 데모를 경험할 수 있는 ‘데모 파헤치기’ 등이 대표적이다. AWS를 도입해서 성과를 낸 기업의 우수 활용 사례도 함께 공유했다.  
 
콘퍼런스가 아니더라도 사실 AWS의 위력은 수많은 기업이 체감 중이다. 이 서비스가 수년간 클라우드 인프라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AWS는 국내에만 1000개가 넘는 협력사를 두고 있다. 삼성, LG, 롯데 같은 대기업뿐만이 아니다. 보안에 민감해 외부에 데이터를 맡기기 꺼릴 것 같은 금융회사도 AWS의 파트너다. 인프라 비용이 부담스러운 스타트업 역시 AWS를 즐겨 찾는다. 우아한형제들, 마켓컬리, 당근마켓 등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가 앞당긴 디지털 전환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클라우드 도입 속도는 더 가팔라졌다. 팬데믹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기업 사무실을 걸어 잠갔음에도 경영을 계속할 수 있던 비결이 바로 클라우드다. 클라우드는 재택근무뿐만 아니라 원격교육, 배달음식, 이커머스 등 모든 것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시대로 만들었다.  
 
문제는 코로나19의 짙은 그림자가 아직 걷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모든 기업이 길어진 팬데믹 시대의 생존법을 모색하는 건 아니다. 코로나19가 사라지더라도, 세상은 코로나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많다.  
 
이런 점에서 AWS 서밋의 특별 강연자로 모습을 드러낸 미래학자 피터 힌센이 지금의 시대를 ‘네버 노멀(Never Normal)’로 규정한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전과 같은 평범한 일상이 다시 오지 않을 수 있다는 무서운 경고다. 그러면서도 피터 힌센은 ‘기회’를 언급했다. “팬데믹을 지나는 지금은 최고의 시기이자 최악의 시기다. 변화의 시기를 잘 이해하고 적응하는 기업에 이 시기는 르네상스처럼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흥미롭게도 ‘AWS 서밋 온라인 코리아 2021’ 기조연설의 행간엔 이처럼 위기를 기회로 돌파할 만한 혜안이 담겨있었다. 키노트의 첫 번째 주자로 나선 피터 데산티스의 말부터 들어보자. 그는 AWS에서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및 고객지원 부문 부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피터 데산티스 AWS 부사장이 기조연설의 첫 번째 주자로 나섰다.[사진 AWS코리아]
 
피터 데산티스 부사장은 먼저 AWS의 핵심 서비스 중 하나인 ‘아마존 EC2’의 6가지 개발 원칙을 소개했다. 차례로 나열하면 ‘보안(Secure)’, ‘가용성(Reliable)’, ‘탄력성(Elastic)’, ‘유연성(Flexible)’, ‘비용 효율성(Cost effective)’, ‘사용 편의성(Easy to use)’ 등인데, 이 중에서도 보안과 가용성을 최우선 순위에 뒀다. 특히 보안은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는 AWS 입장에선 첫손에 꼽히는 게 당연한 중요한 원칙이었다.  
 
그런데 데산티스 부사장은 이날 다른 원칙을 강조했다. 바로 유연성이었다. 시장이 빠르게 변한다면 기업 체질도 변화에 발맞출 수 있을 만큼 유연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피터 데산티스 부사장은 하드웨어와 거리가 먼 AWS가 자체 네트워킹 칩을 개발해 서비스 성능을 끌어올린 걸 사례로 제시했다. AWS가 그만큼 체질 전환이 빠르다는 설명이다.  
 
기조연설의 두 번째 스피커로 나선 이는 도로시 리 AWS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및 애널리틱스 부문 부사장이었다. 그는 ‘데이터 민주화’를 강조했다. 한마디로 데이터는 누구나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  
 
리 부사장은 데이터 민주화의 중요성을 체감한 경험을 공유했다. “전자책 리더기 킨들을 개발할 때의 일이었다. 고객에 몇 권의 무료 전자책을 제공하자는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킨들의 주요 수익구조가 전자책 판매라는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당시 아마존 킨들 개발팀은 전자책의 무료 제공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벌였다. 무료책을 제공하는 그룹과, 책이 아닌 샘플만 제공한 그룹을 나누고 누가 더 킨들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지를 따져보는 실험이었다.  
 
“결과는 무료 책을 제공받은 그룹의 승리였다. 이들이 나중에 책을 돈 내고 살 때도 더 적극적이었다. 우리는 이 경험을 다른 팀에도 공유했다. 현재 아마존 프라임이 몇몇 콘텐트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것도 역시 이런 데이터 경험을 함께 공유했기 때문이다.” 데이터 접근 권한을 일부의 특권으로 남겨둔 경영진이 꼭 새겨들어야 할 조언이다.  
 

미래학자의 ‘네버 노멀’ 경고

 
기조연설의 세 번째 스피커로 나선 이는 제임스 고슬링 AWS 특별엔지니어였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프로그래밍 언어 자바(Java)의 창시자다. 그가 1세대에 속하는 개발자임에도 은퇴를 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한 대목은 흥미롭다. “개발 측면에서 다양한 툴이 나오기 때문에 자극을 받는다. 아주 다양한 상황에서 툴이 사용되는데,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한 분야에서 지겨워질 때쯤이면, 항상 다른 툴이 나왔다. 지겨워질 틈이 없다.” 현재 AWS는 각기 다른 기능의 200여 개의 서비스와 도구를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지금도 맹위를 떨치는 코로나19 팬데믹을 보고 있으면 미래학자 피터 힌센이 주장한 ‘네버 노멀’은 괜한 엄살이 아니다. 다만 시대에 맞춰 클라우드 서비스의 기능이 더 고도화하고 있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 마지막 키노트 스피커인 올리비에르 클라인 AWS 아시아퍼시픽 기술 총괄 리드는 다음과 같이 자신했다.  
 
“어렵고 복잡한 업무들은 AWS에 맡기고, 여러분은 비즈니스의 핵심 업무에만 집중하길 바랍니다.” 
 
기업의 본질에만 집중하다 보면 침체를 기회로 바꾸는 실마리를 찾을지도 모른다. AWS 같은 다재다능한 클라우드의 힘을 빌린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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