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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의 화려한 부활②] 석유화학 르네상스는 언제까지?

경기 회복‧공급 과잉 해소에 ‘질주’…2분기도 장밋빛 전망
中 가동률 확대 등 하반기 불확실성이 변수

 
  
서울 LG 본사 [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던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올해 1분기 화려하게 부활했다. 코로나19로 무너진 글로벌 경기가 회복 국면에 진입한 데다, 석유화학 제품의 공급 과잉 현상도 일부 완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화학·금호석유화학·롯데케미칼, 분기 최대 영업이익 ‘기염’

 
석유화학업계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9조6500억원, 영업이익 1조4081억원을 달성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의 경영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43%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84% 급증했다. 이 회사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371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363억원)보다 무려 3672% 수직 상승했다.  
 
LG화학의 1분기 실적은 석유화학 부문이 견인했다. 석유화학 부문의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보다 19% 증가한 4조4352억원 수준이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배 이상 급증한 9838억원을 달성했다. 1분기 전체 영업이익에서 석유화학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지난해 1분기 6%에 불과하던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률은 올해 1분기 22%로 증가했다.  
 
금호석유화학도 올해 1분기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8545억원, 6125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의 경우 무려 360% 증가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7422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80% 이상을 1분기에 달성한 셈이다.  
 
롯데케미칼 역시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4조1683억원, 영업이익 6238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지난 2018년 2분기(7013억원) 이후 10분기 만에 6000억원 이상의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이다.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보다 2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18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무려 518% 급증한 5379억원을 기록했다.  
석유화학업계의 1분기 호황은 수요 증가, 공급 과잉 완화 등으로 요약된다. LG화학·금호석유화학은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실적 상승 이유로 “일회용품뿐만 아니라 가전 등 전방산업의 수요 회복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수요 회복에 더해 지난해 3월 폭발사고로 가동이 중단됐던 대산공장의 정상 가동이 1분기 실적에 긍정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의 일부 석유화학공장의 증설이 연기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올해 초 기록적인 한파로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석유화학공장들이 3주 이상 가동을 중단한 것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석유화학 제품 수요는 늘었는데, 미국과 중국의 주요 석유화학공장들의 가동률은 줄면서 제품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석유화학업계에선 올해 2분기 신(新)증설 물량 유입은 예상되지만, 1분기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석유화학 부활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문제는 하반기다. 중국 석유화학공장 증설과 미국의 석유화학공장 정상 가동 등 하반기부터 공급 과잉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코로나19 이전에 글로벌 공급 과잉,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등의 불확실성에 시달려왔는데 현 시점에 이들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평가하긴 어렵다”며 “코로나19 이후 수요 회복, 석유화학공장 증설 연기 등의 요인으로 일시적으로 시황이 개선됐지만, 이 같은 개선이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 요구도 변수다. 대표적인 고(高)탄소 업종인 석유화학 업종에서 벗어나 친환경 사업을 대폭 늘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친환경 사업 계획을 강조한 이유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양극재, 탄소나노튜브(CNT) 등 전지 소재 사업을 확실한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재활용·바이오 소재 등 미래 유망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및 외부와의 협업을 통한 성장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주력 사업 부문의 수익성을 기반으로 향후 점진적인 체질 개선 노력을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에 전기자동차 배터리용 CNT 소재 개발·상업화에 성공한 것을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CNT는 구리·다이아몬드와 전기·열 전도율이 동일하면서도 철강의 100배 수준의 강도를 갖춘 신소재로 배터리, 반도체, 자동차 부품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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