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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DOWN 김정수 삼양식품 총괄사장] 싱거워진 ‘불닭 신화’

횡령혐의로 유죄 받고 7개월 만에 복귀… 2달 전 사내이사 올라
1분기 매출·영업익 반토막에 주가도 뚝… 도마 위 오른 경영능력

김정수 삼양식품 총괄사장. [사진 삼양식품]
 
김정수 삼양식품 총괄 사장이 사내이사에 오른 지 두 달 만에 또 구설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불닭볶음면’ 매출 특수를 누리면서 유죄 판결을 받고도 복귀에 성공했지만 올 1분기엔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덩달아 김 사장의 경영능력도 도마에 올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2% 감소했다. 국내 매출은 606억원으로 23.3% 줄었고 전체 매출은 10.5% 감소한 4611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132억원을 기록, 전년에 비해 41% 줄어들었다.  
 
 
주가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실적 발표 이후 삼양식품 주가는 급락세를 이어가며 지난 18일 대비 6.39%(20일 기준) 빠졌다. 업계에선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비상식량으로 비축해 둔 라면 수요가 지난해 보다 감소, 역기저로 돌아왔다고 분석한다. 라면뿐 아니라 가정간편식(HMR)·밀키트·배달음식 등 먹거리 증가도 매출 감소세에 한 몫한다.
 
문제는 앞으로의 상황도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것. 우선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이 계속 하락 중이다. 불닭볶음면이 중국에서 흥행하면서 제 2의 전성기를 누리는 듯 보였지만 1분기 성적이 꺾였고, 2분기 전망 역시 좋지 않다. 환율 하락폭이 확대되고 해상 운임비도 높아지면서 수출 관련 상황도 좋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삼양식품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며 일제히 목표 주가 하향 조정에 나섰다. 
 
불똥은 김 사장에게 튀는 모양새다. 김 사장 부부는 지난 2019년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남편인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은 징역 3년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김 사장은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취업이 제한됐으나 법무부에 “경영 성과가 있다”며 취업 승인을 요청했고, 사임 7개월 만에 복귀에 성공했다.  
 
김 사장은 내부적으로 삼양식품의 매출 증가를 이끈 불닭볶음면 기획‧수출 등에 공헌한 인물로 평가받았지만, 이번에 실적이 꺾이면서 이마저도 빛이 바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불닭볶음면을 이을 히트 상품이 없는 데다, 경쟁업체 대비 인기 제품이 한정된 것도 아킬레스건이다. 
 
당면한 과제도 있다. 두 달 전 그가 사내이사로 복귀하며 맡은 임무는 다름 아닌 ESG위원장 자리. ESG위원장은 단순히 돈만 잘 버는게 아니라 환경적·사회적·윤리적 가치를 지키는 지에 대한 평가지표를 논하는 최고 자리다. 
 
횡령 전과가 있는 그가 과연 해당 역할을 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자격 논란이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주가까지 요동치면서 일부 주주들 사이에선 오너일가를 두고 ‘주가하락의 주범’이라거나 삼양식품이 아닌 ‘사망식품’이라는 등 원색적 비난이 쏟아내고 있다.  
 
여러모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삼양식품. 그 선봉에 선 김 사장이 각종 법적리스크를 회피하면서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삼양식품을 되살릴 수 있을까.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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