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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온 주유소 사장님들 "알뜰주유소 불공정 특혜 중단하라"

불공정‧특혜 논란 10년째 지속
정유업계서도 “알뜰주유소 공급 부담” 목소리

유기준 한국주유소협회장(왼쪽에서 네 번째)과 주유소협회 관계자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알뜰 정책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한국주유소협회]
 
지난 2011년 말 출범한 알뜰주유소를 둘러싼 논란이 약 10년째 지속되고 있다. 국내 주유소업계 등은 지난 24일 울산 한국석유공사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연 데 이어, 28일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주유소업계 생존권 보장과 불공정한 알뜰 정책 개선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주유소협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국회에서 그 어떠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생존권 사수를 위한 단체휴업과 같은 더욱 강력한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석유공사가 정유사와 최저가 입찰을 통해 시장 가격보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휘발유‧경유 등을 알뜰주유소에 공급하고 있다는 게 주유소협회 측의 주장이다.  
 
주유소협회 측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알뜰주유소와 일반 주유소 간 석유 제품 공급 가격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코로나19 이후 국제유가가 급락해 정유사들이 가동률을 줄이고 주유소에 대한 공급 가격을 높인 반면, 석유공사는 정유사로부터 하락한 국제유가 기준으로 휘발유 등을 받아 일반 주유소보다 ℓ당 100원 이상 낮은 가격의 석유 제품을 알뜰주유소에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유소업계는 “일부에선 알뜰주유소가 소비자에 판매하는 석유 제품 소매가격이 정유사가 일반 주유소에 공급하는 도매가격보다 더 저렴한 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고 호소한다. 일각에선 “정유사들이 알뜰주유소에 저렴한 가격으로 석유 제품을 공급해 발생한 비용 부담을 일반 주유소에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유기준 주유소협회장은 “국민 혈세로 일부 알뜰주유소들만 특혜를 주는 석유공사의 불공정한 시장 개입과 차별 정책을 중단해 달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로선 당장 주유소 단체휴업 등 극단적인 투쟁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조만간 석유공사 측과 면담을 갖고 알뜰주유소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유사‧주유소는 왜 알뜰주유소에 등 돌렸나

 
석유공사 측은 알뜰주유소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알뜰주유소는 유통 시장 경쟁 촉진 및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자 도입한 공익사업”이라는 입장이다. 석유공사나 개별 사업자의 편익을 위해 시행되고 있는 사업이 아니라, 국민 전반의 경제 편익 제고에 기여하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실제 석유공사의 입장대로 알뜰주유소가 출범한 2011년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고(高)유가 시절이었다. 치솟는 국제유가에 소비자 부담이 커지면서 일반 주유소보다 저렴한 알뜰주유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이유다.  
 
문제는 국제유가가 2014년 폭락한 이후 배럴당 60~70달러 수준에 머무르면서 기존 주유소와 정유사들의 수익이 악화돼왔다는 점이다. 여기에 지난해엔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수준으로 급락하는 악재마저 겹쳤다. 현재 국제유가가 60달러 중후반 정도로 회복되긴 했지만, 그간 누적돼온 수익 악화가 더 심각할 것이란 분석이다.  
 
정유업계에서도 알뜰주유소 사업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기류가 감지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 입장에선 알뜰주유소 공급 가격이 굉장히 낮은 가격으로 설계돼 있어 부담이 많다”며 “통상 정유사들이 알뜰주유소에 공급하는 물량이 실제 알뜰주유소 판매량의 절반 정도로 책정돼 있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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