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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의 반격…구본성 부회장, ‘아워홈’서 쫓겨날까

실적악화·보복운전…경영능력 물음표
아워홈 주총서 대표 해임, 방어 할까

'보복운전 혐의'를 받는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의 공든 탑이 한 순간에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가뜩이나 실적을 두고 경영능력을 의심받는 상황에서 보복운전을 한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기 때문. 경영권을 노리는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이사는 구미현·명진 자매와 손잡고 ‘문제아’ 오빠를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

아워홈은 4일 오전 주주총회에 이어 이사회를 열고, 구 전 대표 측이 상정한 대표이사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구 전 대표는 아워홈이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구 부회장이 본인 포함 이사 보수 한도를 늘렸다는 점, 또 최근 보복 운전 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 등을 놓고 해임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예상대로 구 부회장과 구 전 대표의 ‘남매대첩’이 재점화 된 셈. 구 부회장은 5년 전 이 싸움에서 승자한 인물이다. 당시 LG가의 장자승계 원칙이 적용됐다는 분석이 컸다. 구 부회장이 오기 전까지 아워홈의 차기 후계자는 4남매 중 유일한 경영 참여자인 구 전 대표. 
 
그는 지난 2004년 아워홈 입사 후 구매식재사업본부장, 부사장 등을 거치며 회사를 빠르게 성장시켰다. 구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자리에서 밀려난 뒤 사보텐·타코벨 등을 운영하는 외식기업 캘리스코를 이끌었다. 오빠인 구 부회장과는 계속해서 갈등을 빚어왔다.
 
당시 구 부회장은 경영 경력이 전무했던 상황. 삼성경제연구소 임원 등 외부 경력이 전부였다. 아니나 다를까. 구 부회장이 경영권을 잡은 이후 아워홈의 실적 부침은 계속됐다. 지난해 실적은 아직 공시되지 않았지만 상반기 기준 매출액은 80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5% 줄었고, 영업적자는 11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반면 배당은 크게 늘었다. 아워홈의 1주당 배당금은 구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한 2016년 300원, 2017년 325원, 2018년 750원 등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구 부회장의 보복운전은 ‘남매대첩’ 반전의 계기가 된 모양새다. 아워홈의 최대 주주는 구본성 부회장으로 지분 38.6%를 갖고 있다. 그러나 구미현(19.3%)·명진(19.6%)·지은(20.7%) 세 자매의 지분을 합치면 59.6%에 달한다. 캐스팅보트를 쥔 건 장녀 구미현씨다. 미현씨는 2017년 아워홈 경영권 분쟁 당시 구 부회장 편에 섰지만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구 전 대표 손을 들어줬다.
 
구 부회장은 사내이사 자리는 유지하면서 경영권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3분의 2 이상의 지분이 동의해야 사내이사직도 박탈할 수 있어서다. 그가 ‘장자의 힘’으로 얻어낸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까. 2000년 창사 이후 첫 기업이미지(CI) 변경을 검토하면서 ‘변화’에 힘을 주고 있는 아워홈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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