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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운동 성공 이후… 삼성전자 주가 주무르는 외인

외인 매매 동향과 일치하는 삼전 주가 흐름, 개미와 불일치
팔면 오르고 사면 내린다… 여전히 서글픈 ‘개미의 법칙’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동향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가 움직이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5월 중반 ‘7만전자’로 추락했던 삼성전자의 주가가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28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8만2000원대를 회복했다. 6월 7일엔 8만1900원에 장을 마치며 소폭 하락했지만, ‘8만전자’는 지켜냈다.
 
이 회사 주가를 끌어올린 건 외국인이다. 5거래일 연속 상승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7934억원이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는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단 점(1조1491억원 순매도)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를 7만전자의 수렁에서 건져낸 건 외국인인 셈이다.
 
최근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가를 좌지우지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한 달간(5월 4일~6월 4일) 삼성전자 주가 등락률과 외국인·개인 거래실적의 상관관계를 따져봤다.
 
그 결과, 삼성전자 주가와 외국인 거래 실적은 ‘정(+)의 관계’를 보였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사들이면, 삼성전자 주가도 올랐다는 얘기다. 반대로 외국인이 팔면 삼성전자 주가는 내려앉았다. 이런 관계를 유지한 게 최근 22거래일 중 18거래일이나 된다.
 
삼성전자 주가와 외국인 수급이 반대의 흐름을 보였던 건 5월 14일(주가 2.04% 상승, 외국인 217억원 순매도), 5월 25일(주가 0.25% 상승, 외국인 738억원 순매도), 5월 28일(주가 0.63% 상승, 외국인 246억원 순매도), 6월 4일(주가 0.72% 하락, 외국인 756억원 순매수)뿐이었다.
 
그 외엔 모두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동향에 따라 주가가 움직였다. 가령 삼성전자 주가가 약세를 보일 때의 상황을 보자. 삼성전자 주가가 5월 12일 8만원에서 13일 7만8500원으로 -1.88% 하락했을 때, 외국인은 이 회사 주식을 769억원 순매도했다. 이튿날 8만100원으로 회복하고, 17일 다시 7만전자로 내려앉았을 때도 외국인은 ‘팔자(298억원 순매도)’를 외쳤다. 반대로 주가가 전일 대비 1.59% 오르면서 최근 한 달간 종가 기준 최고가를 기록했던 5월 10일(8만3200원)엔 786억원을 순매수했다.
 
주요 거래 주체가 사고팔았으니 주가도 그에 맞춰 움직이는 게 뭐가 이상하냔 반문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의 매매동향은 달랐다. 개미가 팔 땐 주가가 올랐고, 살 땐 주가가 내려앉았다. 흥미롭게도 이런 역(-)의 관계를 보인 건 22거래일 중 21거래일이나 됐다.
 
삼성전자 주가가 전일 대비 2.04% 오르고 개인이 287억원 순매수했던 5월 14일을 빼곤 모두 정반대의 주가 흐름을 보였다. 개인투자자가 외국인이 팔아치운 주식 물량을 받아내며 삼성전자 주가의 높낮이를 결정하던 지난해와는 딴판이다.
 
최근 국내 증시의 수급 주체가 개인투자자였다는 점을 떠올리면 다소 의아한 일이다. 동학개미운동 이후에도 대장주 주가를 주무르는 외국인의 영향력은 뚜렷하다. 개미에게 주식투자가 어려운 건 그래서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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