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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vs 카카오, 새로운 먹거리 디지털 헬스케어 승자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아산병원·현대중공업지주·연세의료원 등과 JV 설립
네이버, '라인' 통해 일본에서 의료 서비스 시장 진출
의료 관련 법·제도 개선 시 사업 물꼬 틀 것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2018년 8월 현대중공업지주,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 앞줄 왼쪽부터) 김종재 아산생명과학연구원장, 김성준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 부문장, 박지환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 (사진 뒷줄 왼쪽부터) 권기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이사, 김영학 서울아산병원 헬스이노베이션 빅데이터센터 소장, 이상도 서울아산병원장,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김종철 현대중공업지주 상무 [사진 서울아산병원]
 
국내 IT 공룡 네이버와 카카오 중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분야에서 미래 먹거리 확보에 성공하는 기업이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구글, 아마존,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은 이미 디지털헬스케어에 뛰어들었다. 국내 기업들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의 기술을 보건·의료 분야와 융합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빅테크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이 궤도에 오른 상황은 아니다. 다만 향후 사업이 구체화 되고 어떻게 커질지가 주목받고 있다. 양사는 헬스케어 관련 벤처 발굴, 대학병원 및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협업, 그리고 자회사를 통한 투자 등 관련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카카오, 조인트벤처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진출   

우선 카카오는 자회사를 통한 자금 투자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의 초석을 다지는 모습이다. 카카오의 CVC(대기업이 출자한 벤처캐피털)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8년 8월 서울아산병원, 현대중공업지주와 함께 조인트벤처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를 설립했다. 현대중공업지주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합작사 설립에 각각 50억원을 출자했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2019년 12월엔 연세의료원과 조인트 벤처 ‘파이디지털헬스케어’을 설립했다. 당시 연세의료원은 파이디지털헬스케어에 650만 환자의 의료 데이터 사용권과 의료 정보 시스템의 관리 노하우를 제공하기로 했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의료 빅데이터 분석 및 플랫폼 제작 등의 기술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박지환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당시 “카카오의 ICT 기술과 연세의료원의 양질의 의료 데이터를 결합해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고 국내 헬스케어 산업 생태계를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 데이터의 전문성을 살리고 의료 빅데이터 솔루션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향후 두 법인의 합병 가능성도 나왔다.
 
카카오의 디지털 헬스케어 투자움직임은 또 있다. 카카오의 초기 스타트업 투자사 카카오벤처스는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전문가인 김치원 서울와이즈재활요양병원장을 전담 파트너로 영입했다. 김치원 파트너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의료계 전체에 큰 혜택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디지털 헬스케어를 보고 있다”며 “비즈니스와 의료를 넘나드는 경력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이 헬스케어 시스템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구현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돕고자 한다”고 전했다.  
 

네이버, 국내 제한 원격의료 서비스 해외서 시도  

네이버의 CVC 'D2SF'(D2 Startup Factory)는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이모코그'에 신규 투자를 단행했다. 올 1월에는 IT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4곳에 투자했으며, 지난해 투자한 8개의 스타트업 중 헬스케어 관련 회사가 5개에 달한다.
 
네이버도 이미 2017년부터 대형병원, 제약사, 바이오기업 등과의 협력을 통해 헬스케어 합작법인을 세우는 등 헬스케어 분야 기반을 닦아왔다. 지난 2018년 말 대웅제약과 조인트벤처 ‘다나아데이터’를 설립한 바 있다. 2019년 2월에는 분당서울대병원, 대웅제약과 의료·보건 빅데이터 활용 연구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다나아데이터는 의료·보건 분야 빅데이터의 수집과 분석, 처리 등을 하는 스타트업이다.  
도쿄 일부 의료기관에서 제공을 시작한 '라인닥터' 서비스 이미지 [사진 라인 블로그]
2019년 초 일본의 라인을 통해 소니 자회사와 조인트벤처 ‘라인 헬스케어’도 설립했다. 라인 헬스케어는 2019년 2월부터 라인으로 직접 의사와 상담할 수 있는 ‘건강 상담 서비스’를 선보였다. 많은 사용자가 병원 방문 전 느끼는 불안 해소나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셀프케어 등을 목적으로 활용하면서 상담 요청 수가 누계 30만 건 (2020년 8월 기준)을 돌파했다.
 
또 라인은 ‘라인 닥터’라는 영상통화를 이용해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신규 온라인 진료 서비스도 선보였다. 별도의 앱 설치 없이 병원 검색 및 예약부터 진료와 결제까지 모두 라인 앱으로 마칠 수 있게 했다. 일본은  2015년부터 원격의료를 전면 도입했기 때문에 이런 서비스가 가능했다. 일본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온라인 초진까지 허용하면서 원격 의료 관련 서비스 이용량이 2~3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법규 개선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숨통 트일까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빅테크 기업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는 데 걸림돌은 규제였다. 코로나19는 이런 분위기를 바꿨다.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미국 등에서 원격의료 서비스 이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국내에서도 한시적이나마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규제를 풀면서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 예를 들면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전화나 화상 등 비대면 진료가 이뤄지고 처방전을 발급하면 환자가 직접 약을 수령하는 서비스 등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누적 원격진료 건수는 200만 건에 달했다. 최근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가 규제 샌드박스 임시 허가를 받으면서 정치권과 관련 업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가 좀 더 나아갈 수 있는 법과 제도를 개선하자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초 ‘데이터 3법(개인정보 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 보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개정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규제에 막혀 사용에 제한이 있었던 빅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을 통해 비대면 활성화가 추세가 됐다”며 “개인정보가 어차피 활용될 수밖에 없으니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의료분야라든지 다른 쪽에서 반대하는 것을 국가가 잘 합의점을 찾아 조율하고 사업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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