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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도 짐 싼다…'금융 디지털화' 노리는 시중은행 인력 줄이기 확산

퇴직규모 늘고 퇴직연령은 줄어…“회사 방침과 ‘인생 2막’ 기회 맞물려”

 
 
 
5대 시중은행 내 희망퇴직 바람이 불고 있다.[연합뉴스]
디지털 전환 흐름에 따라 점포 수가 빠르게 감소하면서 은행권 내에선 ‘희망퇴직’ 바람이 불고 있다.  
 
통상 임금피크제를 앞둔 50대를 대상으로 진행되던 것과 달리 이번엔 40대로까지 신청 대상 연령층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례적으로 한 해에 두 번씩 희망퇴직을 받는 은행도 나오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5대 시중은행에서 희망퇴직으로 은행을 떠난 직원은 약 2500명이다. 지난해 말에 ▲하나은행 510명 ▲NH농협은행 490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고, 올해 초엔 ▲KB국민은행 800명 ▲신한은행 220명 ▲우리은행 460명이 희망퇴직 신청을 냈다.  
 
신한은행은 지난 14일까지 ‘연차와 직급에 따라 최대 36개월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2차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신한은행이 한 해 동안 두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희망퇴직 대상 연령도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신한은행은 이번 2차 희망퇴직 당시 49세 이상을 대상으로 신청 받았고, 앞서 국민은행도 만 48~49세 이상 신청 가능토록 조정했다. 농협은행은 최근 3년간 만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하나은행은 만 40세 이상 ‘준정년 특별퇴직’을 연간 2회 정례적으로 별도 진행해오고 있다.
 

점포 줄고 비대면 서비스 활발…‘좋은 조건일 때 떠나자’  

 
시중은행들이 최대 3년치 임금과 자녀학자금 등 후한 조건을 제시하고 대상 연령을 넓히는 방법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주요 배경으로는 금융의 ‘디지털화’가 지목된다. 은행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인력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대면 서비스가 줄어들고 점포도 감소하는 추세여서 고연령 직원 수를 줄이고 IT 전문가 영입에 집중하는 인사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러한 회사의 사정과 직원의 요구가 맞아 떨어지면서 희망퇴직은 활발해졌다. 4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 직원들의 경우 승진이 쉽지 않아, 차라리 좋은 조건일 때 은행을 떠나 인생 2막을 준비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는 직원들이 늘었다.
 
또 지방 점포 발령이 잦은 은행업무의 특성상 개인 사정으로 퇴사를 결심하는 40대 초반 직원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특히 젊은 직원들은 빅테크 기업으로의 이직을 위한 준비단계로 희망퇴직을 이용하고, 50대 이상 직원들은 제2금융권이나 중소기업 회계부서 등으로 이직을 하는 경우도 많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편 업계 내에서는 추가 희망퇴직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소매금융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한국씨티은행에서 희망퇴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인수에 관심을 보인 몇몇 금융사에서 전체 직원 고용 승계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씨티은행이 희망퇴직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지난 10일 CEO메시지를 통해 “매각에 따른 전적·자발적 희망퇴직, 행내 재배치를 통해 직원들을 놓치지 않게 최대한 노력하겠으며 매각에 있어 고용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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