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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제약·바이오 업계에 가져온 풍경… 고용 양극화 심화

코로나19 불구 씨젠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용 대폭 늘려
다국적 제약사 ERP 진행…코로나19 장기화로 영업환경 위축된 탓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1일 오후 인천 송도에 소재한 삼성바이오로직스 mRNA 백신 생산라인 구축 현장을 방문해 윤광훈 부사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제약·바이오 업계의 고용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지속하는 가운데, 바이오산업은 유망 분야로 떠오르며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오히려 사업의 기회를 늘려줘 고용증가를 가져온 곳도 생겨나고 있다.
 
반대로 변화된 환경 속에 실적 저하 등으로 인해 대대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선 곳도 적지 않다. 업계의 고용 분위기가 양분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씨젠 지난해 전체 인력 대비 93% 인력 신규 채용   

지난해 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한 제약·바이오 기업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씨젠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전년 대비 직원 수를 가장 많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씨젠은 지난해 전체 인력 대비 약 93%의 인력을 신규 채용해 일자리 창출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19년 314명에 불과했던 직원이 지난해 616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생명공학 전문 인력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SW), 기계공학, 수학, 산업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인력을 채용해 내부 경쟁력 강화와 함께 청년 고용 창출에도 기여했다. 씨젠은 일자리 창출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도 대한민국 일자리 유공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씨젠은 지난해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로 단숨에 몸집이 불어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1조125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822.7% 증가했다. 순이익 역시 5031억원으로 1783.8% 상승했다.  
 
지난해 창사 9년 만에 1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두 번째로 임직원 수 증가율이 높았다. 이 회사의 직원 수는 지난 2019년 2587명에서 지난해 2886명으로 299명 증가했다. 그 중 공정직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전체 증가 인원 299명 중 243명이 공정직이었다.
 
이는 지난해 수주와 공장가동률 증가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은 1조1648억원, 영업이익은 292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2·3 전체 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라 전년 대비 4632억원 증가(66%)했고, 영업이익은 2011억원 증가(219.3%)했다. 수주액은 2019년 매출의 약 2.5배 수준인 17억800만달러(약 1조8900억원)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번 매출 증가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비대면 실시간 가상 투어를 통해 글로벌 규제 기관의 실사 및 검사를 지원하는 등 신속한 대응을 통해 전사적 수주역량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모더나와 mRNA 백신 완제의약품(DP)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mRNA 백신 원료의약품(DS) 생산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다. 수주 증가에 따른 또 다른 고용창출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제약·바이오업계 중에서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진단키트 수출, 글로벌 백신 위탁 생산 등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며 적극적인 고용에 나선 곳이 생겨났다. 
 
하지만 같은 업계 안에서도 지속되고 있는 팬데믹 여파 등으로 인해 고용 칼바람은 불고 있다.
 
다국적 제약업계에서는 희망퇴직프로그램(ERP)이 진행되며 업계 분위기가 심상찮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사노피, 릴리 등이 ERP를 실시한 데 이어 비아트리스, 아스텔라스, GSK, 로슈 등이 올해 상반기 ERP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시 배경은 조직 개편이나 사업부 매각 등이다.  
 
최근 한국로슈는 조직 개편의 일환으로 ERP를 진행 중이다. 인력 감축은 영업부가 우선 대상으로 60~70명 중 약 20%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국로슈는 지난해 말에도 영업부 일부 매니저급 직원을 대상으로 ERP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로슈 희망퇴직프로그램 진행으로 영업부 20% 감축 

화이자에서 분사해 마일란과 합병한 비아트리스는 글로벌 본사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 일환으로 ERP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수명의 매니저급이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GSK 역시 사업구조를 개편하면서 일부 영업·마케팅 임원들에게 ERP를 실시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와 비대면 마케팅이 늘어나고, 보고 체계가 달라지면서 관리 임원들이 주로 ERP 대상에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아스텔라스제약과 쥴릭파마는 경영 악화가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주요 품목들의 특허 만료에 따른 사업조직 재편성과 만성 적자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스텔라스제약은 전 직원 대상 면담을 진행하고 보직 변경 및 희망퇴직 여부를 논의했으며, 새롭게 주력할 항암 신약 담당 직원들도 보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쥴릭파마는 약국 소매사업부 폐지를 선언하면서 소속 영업 직원 100여 명 중 약 80%나 구조조정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제약사들의 수입약 대행판매(상품매출) 비중이 점차 느는 데다, 코로나19에 따른 영업위축이 현실 하면서 다국적사들이 급격한 인력 조정에 나서는 상황"이라며 "온라인 심포지엄 등으로 영업환경 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국내 제약사들이 양질의 온라인 디테일을 제공하면서 다국적사들의 자체 영업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국적사 노조들도 강경한 태도로 회사를 압박하면서, 신규 고용창출이나 인력 유지보다는 인력 감축을 통한 조직 슬림화를 우선 검토하고 있다"며 "다국적사 영업사원으로 입사한 직원들은 한순간에 조기퇴직 대상이 되거나, 기업분할로 하루아침에 실직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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