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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간편한 토스증권 MTS, 투자자 마음 뺏을 수 있을까

‘봉차트’ 없이 MTS 출시했다 투자자 요구에 추가
정보 필요한 투자자는 간편 MTS로 만족 어려워

박재민 토스증권 대표와 토스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화면 [사진=토스증권]
 
모바일 기반 증권사인 토스증권은 주린이(주식+어린이)를 겨냥한 간편한 MTS(모바일 트레이딩시스템) 서비스를 지난 3월 내놨다. 기존 MTS의 방대한 메뉴 수를 줄이고 ‘빠르고 쉬운’ 사용자 편의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토스 MTS는 주가 봉차트(주가 움직임을 막대 모양의 봉으로 만들어 놓은 주식 차트)를 빼고 호가창(주식거래를 위해 부르는 값)이 없다. 
 
기업의 투자정보로 지표였던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 순자산비율(PBR) 내용도 담기지 않았다. 대신 투자자가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이 가장 높은 주식, 1만원·5만원 이내에 살 수 있는 주식 등의 메뉴를 등장시켰다. 여기에 주식거래 현황을 구매 TOP100·관심 TOP100·수익률 TOP100 등 음원차트처럼 보기 쉽게 꾸몄다.
 
그러나 출시 3개월 만에 MTS를 재개편했다. 투자 메뉴를 줄여 편리성은 높였지만 오히려 지나치게 간편화된 메뉴와 그래프가 각종 수치를 확인할 수 없는 한계가 지적되면서다. 변양호 주식학원 대표는 “주식차트는 주식거래하는 투자자에겐 매우 중요한 지표”라며 “기업주식을 살고 팔기 전에 과거부터 현재까지 주가 움직임을 파악하는 봉차트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쉽고 간편함을 무기로 내세운 토스는 결국 봉차트와 기업의 투자지표도 추가했다. 
 
간편 MTS는 다양한 정보가 필요한 기존 투자자들에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메뉴를 줄이다보면 투자자들이 투자를 판단하는데 필요한 정보까지 줄어 제대로 된 투자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주식투자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건 편리성보다 전문성”이라고 말했다. 
 
기존 증권사들이 기존 MTS 대신 미니 MTS를 만든 것도 이런 이유다. KB증권은 지난 21일 이스트소프트 자회사인 줌 인터넷과 합작해 만든 미니 MTS인 ‘프로젝트 바닐라’를 개발했다. 삼성증권도 새로운 MTS ‘오투(오늘의투자)’를 출시했다. 기존 MTS인 ‘mPOP’ 대비 메뉴를 줄여 화면 구성을 간결하게 했다. 여기에 매수·매도와 같은 증권용어를 '바로 투자' '바로 팔기' 등 쉬운 표현으로 순화해 차별성을 뒀다. 
 
시장에서는 토스증권을 두고 키움증권의 행보와 유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키움증권은 지난 2000년 지점 없는 온라인 증권사로 출범한 첫 인터넷 증권사다. 이 회사는 당시 주식 거래매매 수수료를 업계 최저인 0.025%로 낮추고 체계적인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서비스를 바탕으로 출범 5년 만에 국내 주식거래율 1위 증권사로 성장했다. 
 
이에 토스증권도 ‘쉽고 편리한 투자’를 모토와 토스 플랫폼을 안고 모바일 증권사로 안착할 수 있을 거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증권사들은 이런 평가에 회의적이다.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단순히 고객수만으로 경쟁한다는 건 시장을 알지 못하고 하는 이야기”라고 평가절하했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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