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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청약 흥행 SD바이오센서 vs 씨젠, 진단키트 대장주는 누가될까?

공모주 청약 평균 경쟁률 274.02대 1, 청약 증거금은 31조9120억원에 달해
현장분자진단기기 설비 및 형광면역진단기기 설치에 투자 계획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확산하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엿새 연속 1000명을 넘어 네 자릿수를 기록한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SD바이오센서가 ‘코로나19 진단키트 대장주’ 씨젠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실시한 공모주 청약에서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다. SD바이오센서는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공모주 청약을 실시했다. 평균 경쟁률은 274.02대 1로 청약 증거금은 31조9120억원이 들어왔다. 역대 IPO 기업 일반 공모 청약 증거금 규모 5위다. 지난해 7월 SK바이오팜이 세운 30조9865억원도 넘어섰다.
 
SD바이오센서의 IPO 일정이 순탄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늘어나면서 ‘몸값 고평가 논란’이 제기됐다. 지난 6월 29일엔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아들여 공모가를 기존 대비 최대 39%나 낮춘 바 있다. 이로 인해 상장 일정이 연기됐는데, 오히려 호재가 됐다. 한층 낮아진 공모가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기관 투자가 사이에서 SD바이오센서 재평가 바람이 불면서다.
 
몸값 탄력을 받은 SD바이오센서는 진단키트 대장주인 씨젠을 곧장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SD바이오센서의 최종 공모 주식 수는 1493만 400주로 총 공모금액은 7764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확정공모가(5만2000원) 기준 5조3701억원이다.
 
씨젠의 시총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현재 진단키트 대장주인 씨젠의 시가총액은 12일 기준 4조5959억원으로 코스닥 6위를 기록 중이다. 씨젠은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동안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1252억원, 영업이익 676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22.7%, 2915.6% 증가했다. 주가 또한 가파르게 상승해 지난해 8월 10일 16만1926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백신 기대감에 주가가 하락했지만 최근 변이 바이러스 이슈로 주가 상승세가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단순히 투자자의 장밋빛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보기도 어렵다. 올해 1분기 실적만 보더라도 SD바이오센서가 씨젠을 앞서고 있다. SD바이오센서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1791억원, 영업이익 576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총매출·영업이익의 70%를 3개월 만에 달성하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반해 씨젠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3517억원, 영업이익은 1939억원이다. 씨젠 역시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330%, 388%의 폭발적인 실적상승을 보였지만, SD바이오센서를 넘진 못했다.
 
물론 양사의 시총 순위 경쟁은 향후 실적 개선 여부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똑같이 진단키트를 제조하고 있지만, 두 회사의 미래 전략은 미묘하게 달라서다. 
 
SD바이오센서는 IPO를 통해 마련한 실탄으로 현장분자진단기기(M10) 자동화 생산 설비와 형광면역진단기기(STANDARD F) 설치에 투자할 계획이다. 회사는 올해 두 제품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매출이 더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주력 판매한 유럽과 인도 시장 외에 올해는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도 추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상장 후에는 해외 유통사 및 진단플랫폼 신기술 보유 기업 등 M&A에도 나설 계획이다.
 
씨젠도 하반기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신사업이나 M&A 등에 관한 일부 결과가 하반기 구체화 될 것이란 분석이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자세도 눈여겨볼 만 하다. 씨젠은 지난 6월 30일 델타, 델타 플러스 등 6개 주요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코로나19 진단시약 ‘Allplex™ SARS-CoV-2 Variants Ⅱ Assay’에 대해 유럽 체외진단시약 인증(CE-IVD)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수출 허가를 획득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백신은 중증 예방 효능(93%)은 있으나, 변이 예방 효능(64%)은 낮아 백신 접종자 또한 진단키트를 사용해야 한다”면서 “진단 관련 검체 수송 업체도 호실적이 지속할 전망”이라고 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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