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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열돔’까지 겹친다…이번 주 8년 만에 비상단계 가능성

장마 끝나고 북태평양 고기압 확장에 열돔까지…22일 서울 36도 예상
예비율 10%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블랙아웃 피하고자 순환정전?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 16일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선별진료소에서 양산을 쓰고 검사를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 옆으로 살수차가 물을 뿌리며 지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기상청이 이번 주 폭염을 예고하면서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폭염에 냉방기기 사용이 늘어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전력예비율이 한 자릿수 대까지 떨어질 수 있어서다. 이에 2013년 이후 8년 만에 전력수급 비상단계 시행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어제로 장마 끝… 역대 세 번째로 짧아 

19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최대전력을 8만9400㎿로, 최대 전력 공급 예비력(공급능력 용량과 수요 차이)은 오후 4∼5시 기준 8933㎿, 이때 예비율(예비력 대비 수요)은 10.0%로 예상했다. 예비력이 5500㎿ 아래로 떨어질 경우 에어컨 가동 자제 등의 조치가 취해지는 비상단계가 발동된다. 일단 이날 수급은 ‘정상’일 것이라 내다봤다.
 
다행히 수도권 기준으로 19일 오후 비가 내리면서 19일 오후 5시 기준 공급 예비력은 1만4838㎿를 기록했다. 공급 예비율은 17.58%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주중이다. 19일 밤을 기점으로 장마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장마는 평년보다 늦은 7월 3일에 시작했다. 예보대로 19일에 종료된다면 역대 세 번째로 짧은 장마(17일)로 기록될 전망이다. 올해보다 짧은 장마는 1973년(6일)과 2018년(16일), 두 번에 불과했다.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력을 크게 확장하면서 고온다습한 남동풍이 한반도에 유입되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이번 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21일엔 북서쪽에 있는 티베트 고기압이 대기 상층부에 겹쳐질 예정이다. 뜨거운 두 고기압이 함께 영향을 미치는 ‘열돔 현상’이 한반도에 나타나는 것이다. 기상청이 22일(목)~23일(금)에는 내륙을 중심으로 35도 이상 오르는 곳이 많을 것으로 전망하는 근거다. 기상청은 21일과 22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을 36도로 예보한 가운데 습도도 높아 체감온도는 더욱 높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더위를 식혀줄 태풍도 당분간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작다. 기상청이 19일 발표한 제6호 태풍 인파는 현재 일본 오키나와 부근을 지나고 있다. 오는 22일에는 대만 부근으로 갈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이다. 19일 새벽 발달한 제7호 태풍 츰파카의 경로는 중국 내륙이다. 적어도 이달 말까지는 한반도 부근으로 올 것으로 예상하는 태풍은 없는 상태다.  
 

전력 사용 급증세…10년 만의 순환 정전 시행? 

이런 가운데 이번 주 8년 만의 비상단계 발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력 사용 급증세가 예년보다 한 달 이상 빠르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2∼16일) 전력공급 예비력은 통상적인 안정 수준인 1만㎿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8월 25일에서야 예비력이 1만㎿ 밑으로 내려갔었다. 올해는 이른 무더위로 냉방기기 가동을 늘고 공장 가동률 상승으로 산업용 전력 사용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5일 최대전력수요는 8만8600㎿까지 치솟아 올여름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고, 지난주 전력 예비율은 10.1∼11.8%에 머물렀다.  
산업부는 장마가 끝나고 열돔 현상이 찾아오는 이번 주 전력 예비력을 4000~7900㎿, 예비율은 4.2~8.8%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비력이 5500㎿ 이하로 떨어지는 전력수급 비상단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비상단계 발령은 2013년 8월 이후 없었다. 비상단계는 예비력에 따라 1단계 준비(5500㎿ 미만), 2단계 관심(4500㎿ 미만), 3단계 주의(3500㎿ 미만), 4단계 경계(2500㎿ 미만), 5단계 심각(1500㎿ 미만) 순으로 구분되며 단계별 비상 대책이 시행된다.
 
이에 따라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순환 정전 시행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011년 8월 하순 전력예비율은 7%대로 하락했다가 9월 중순 늦더위가 닥치자 전력예비율이 5%대로 급락했다. 이에 정부는 전국에서 일시에 전기가 끊기는 대정전(블랙아웃) 사태를 막기 위해 일부 지역에서 전기 공급을 순차적으로 중단하며 전력 부하를 조절하는 순환 정전을 시행했다.  
 
정부는 전력수급 관리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산업부는 전력하락에 대비해 8776㎿의 추가 예비자원을 확보한 상태다. 지난 16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재가동을 허용한 신월성 1호기도 주중 재가동할 방침이다. 여기에 예방정비 중인 발전기(부산복합 4호기, 고성 하이 2호기)의 시운전 일정을 전력 피크 기간으로 조정할 예정이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오는 20일 전력 피크 집중관리 기간(7월 4주~8월 3주)을 맞아 중부발전 서울본부가 있는 당인리발전소에 방문해 발전소 현장 전력수급 관리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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